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기계공학부 유동주 교수 연구팀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조우석 수석 연구팀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기계적 수명 저하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가압 구동이 가능한 대면적 전고체 배터리 전극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독창성과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 『Joule』(Impact Factor 35.4, JCR 상위 1%)에 7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Alleviating Kinetical Delamination Induced by Localized Cathode Contact via Electrochemo-Mechanical Modeling in All-Solid-State Batteries”, DOI: 10.1016/j.joule.2025.102046)

 『Joule』는 에너지 분야의 최신 연구만을 엄선해 발표하는 학술지로, 신재생에너지·배터리·전력 시스템분야에서 영향력이 매우 높은 학술 플랫폼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형태의 전해질을 활용해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화재 및 열폭주 위험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높은 에너지밀도와 넓은 작동온도 범위 덕분에 전기차, ESS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그러나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과 달리 전극 내부의 미세 공간을 완전히 메우기 어려워, 양극 활물질과의 물리적 접촉 불균일성이 수명 저하를 유발해 왔다. 기존에도 이 같은 문제는 지적돼 왔지만, 성능 열화의 구체적 원인이 실험적으로 규명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전기화학-기계 연성 모델을 개발·적용해 충전 과정에서 양극 활물질의 국부적 수축이 계면의 기계적 박리를 가속화함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했다. 특히, 계면 접촉의 균일성이 전지의 장기 성능과 직결된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밝혀냈다.

 또한, 크기가 작고 균일한 소립자 고체 전해질을 도입해 계면 접촉 균일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를 기반으로 설계된 전극은 기존보다 낮은 압력으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으며, 대면적 전극 제조에 적합함을 검증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제작한 전고체 배터리는 5C(12분 완충) 전류밀도에서 95% 이상 충전이 가능했고, 500 사이클 후 초기 성능의 87.1%를 유지하는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

 유동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고체 전지의 성능을 소재와 전극, 셀 단위의 다중 스케일 기계적 거동으로 새롭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산업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며 “고에너지 밀도의 양극을 사용하는 고성능·장수명 전고체 전극 설계에 직접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