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가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대규모 장학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고려대는 개교 120주년을 기념해 ‘Korea University Leaders 120 다문화 인재 장학제도’를 신설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12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총 4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5월 23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SK미래관에서는 첫 장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증서 수여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김동원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장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직접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며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이번 장학제도는 부모 중 1인 또는 양쪽 모두가 한국에 귀화한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신입생을 우선 선발하고 필요에 따라 재학생도 포함된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학기당 최대 420만 원(월 70만 원)의 생활비가 지급된다.

김동원 총장은 축사에서 “고려대학교가 꿈꾸는 비전은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지닌 이들이 함께 모여 ‘Next Intelligence’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라며,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수혜가 아닌, 인류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리더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장학생 대표로 나선 허민욱 학생(사회학과 2019학번)은 “다문화가정에서 자라 고려대에 입학했고, 회계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해 이번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며, “부모님의 희생과 학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나 역시 이 따뜻한 온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려대는 장학제도를 통해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조화된 ‘포용 교육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국내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체계적 교육 지원은 아직 초기 단계다.

대학 관계자는 “이번 장학제도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서, 다문화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출발점”이라며 “문화적 배경이 차별이 아닌 가능성으로 전환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학이 먼저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서, 대학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고려대의 이번 장학제도는 명문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자, 고등교육기관이 인재의 배경이 아닌 가능성에 주목할 때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장학제도]

명칭: Korea University Leaders 120 다문화 인재 장학제도

기간: 2024년 ~ 2030년

지원 규모: 총 120명, 총 예산 40억 원

지원 내용: 학기당 최대 420만 원(월 70만 원 생활비)

대상: 다문화가정 출신 학부 신입생 및 일부 재학생

주관: 고려대학교 학생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