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5월 25일 새벽,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하와이에서 던진 한 줄의 문장이 대선을 앞둔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의 발언을 두고 3가지로 분석한다.

첫 번째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에 응할 경우 명분을 주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 특사단과 만나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그가 이준석 후보에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이인 만큼 이 후보 결단에 앞서 명분을 주기 위한 ‘문장’이란 얘기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선거를 1주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홍 시장의 ‘사표가 아닌 투자’라는 개념은 이준석 후보의 미래 가능성을 격려하는 발언과 동시에 단일화 압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는 이준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말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이 후보는 25일 ‘김문수 후보가 완주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는 사람에게 국민 상당수가 호감을 가지게 돼 있다”고 답해 불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단일화 없이 ‘필패’라는 민감한 정치 현실을 잘 아는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압력을 무작정 떨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 번째는 단일화 여부를 뛰어넘어 홍 전 시장이 한동훈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문장’을 던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현재 대선에 관심 없고 오직 미래 당권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 이 후보와 가까운 이들이 많은데 한 전 대표를 견제할 사람은 이 후보밖에 없다는 것이다.

향후 젊은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한동훈 대신 이준석을 각인시키려는 계산을 담은 것이 아니겠냐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