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민간인 보호시설 은폐 및 인간 방패 전술이 유엔과 주요 인권 단체 보고서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enry Jackson Society)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하마스의 전쟁 방식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의도적 침묵’을 비판하며, 이를 다룬 최초의 체계적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유엔은 가자 지구 관련 보고서를 367건 발표했지만, 하마스의 인간 방패 사용을 명확히 인정하거나 분석한 사례는 전무하다. 해당 표현은 단 4차례로 ‘이스라엘 측 주장’ ‘검증되지 않은 보도’ 등의 형태로만 간략히 언급됐다. 또 하마스의 전투 방식에 대해 단락 하나조차 할애한 보고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엔은 같은 기간 이스라엘을 겨냥한 최소 '10건' 이상의 비판적 보고서를 발표하며 “무차별 폭격”, “병원 공격”, “민간인 피해”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특히 2024년 11월 공개된 유엔 조사 보고서와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의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는 이스라엘의 행위를 ‘집단학살’로 규정했으나, 하마스의 전투 전술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하마스는 민간인을 단순한 보호 수단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대응을 유도하고 국제사회의 여론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마스의 전쟁 방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침묵은 갈등의 정확한 이해를 방해하고 오히려 민간인 희생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글=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