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문학관이 이어령 추모 3주기에 맞춰 기획했던 <문학지 에디터로서의 이어령> 전시회가 4월 18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에서 열리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일요일ㆍ월요일 휴관)이다.

이어령 선생은 외길을 걷다 간 인물이 아니다. 교수, 문화부 장관 등 빛나는 수많은 이력 중에서도 13년 동안 톱 클래스 문학잡지인 《문학사상》의 에디터였다. 선생은 이런 자신의 삶의 역정을 우물파기 작업에 비유했다. 물이 나오면 다음 우물을 파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우물 파는 자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이어령 선생의 이런 다양한 경력에 사람들은 르네상스맨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했다. 르네상스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대여서 그들은 새것에 대한 만족을 모르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한 자리에 조용히 머물 수 없었으므로 이어령의 우물파기는 르네상스맨다운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영인문학관은 이어령이라는 한 문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그가 판 우물 하나하나를 깊이 탐색하여 그 수질과 수량을 점검하는 작업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 우물이 《에디터로서의 이어령》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다. 에디터를 먼저 고른 것은 자료 가 갖추어져 있었던 데 기인한다. 최근에 《문학사상》이 반세기만에 문을 닫은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어령 선생이 《문학사상》의 창간과 함께 편집 주간으로 활동했던 것은 1972년 10월 창간호부터 1985년 11월(통권157호)까지였다. 그래서 이 전시는 이어령이 편집한 부분의 《문학사상》만 대상으로 하였다. 이어령의 《문학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영인문학관 강인숙 관장의 말이다.

"이어령 추모전을 에디터에서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에 《문학사상》이 반세기만에 문을 닫았기 때문이고, 자료 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인문학관은 대학교수가 만든 사립 박물관이어서 본격적인 연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데도 이 작업에 손을 댄 것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에 힘입어서다. 시추 작업에 불과한 그런 초보적인 시도가, 작가들에 대한 심층연구의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전시된다.

  * 김화영 교수가 화선지에 쓴 이어령의 《문학사상》창간사  

  * 《문학사상》의 표지화 및 삽화

  * 잡지의 내용을 보여주는 목차와 당시의 신문광고

  * 《문학사상》에 연재했던 이병주의 <행복어사전>, 박완서 <도시의 흉년>, 

     최인호 <지구인>, 김원일 <불의 제전> 등의 육필원고 

  * 《문학사상》이 초청했던 게오르규, 린저, 이오네스코, 로브그리예 등에 관한 자료

  * 이상문학상 선정 이유서와 사진자료

  * 해외특파원을 통해 받아 온 공쿠르상과 노벨문학상 관계 인터뷰 자료 등

한편 전시회 도록집에는 《문학사상》창간호부터 103호까지 편집장 이어령이 주간했던 잡지의 총목차를 실었다.

□ 문학 강연회 일정 (토요일 오후2시) 

   ㅇ 4월 26일  7080년대 《문학사상》의 전성시대  김화영(고대 명예교수)

   ㅇ 5월 10일  문학사상과 이어령                    방민호(서울대 교수) 

   ㅇ 5월 17일  문학저널리즘-독일의 경우를 중심으로  김주연(숙대 명예교수)

   ㅇ 5월 24일  일본에서의 이어령                    성혜경(서울여대 교수)

□ 김영자의 영시 감상 (금요일 오후2시) 

   ㅇ 5월  9일 /  ㅇ 5월 16일  

□ 이어령의 서재 공개 (목요일 오후2시, 사전 예약) 

□ 예약문의 : 02-379-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