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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태균과 여론조사 '마사지'

여론조사 조작은 어떻게 총선 결과와 여야 구도를 바꿀 수 있나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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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간조선DB

최근 뉴스의 중심이 되는 인물인 명태균씨는 수 년 전부터 PK(부산경남)지역의 '여론조사 마사지 전문가'로 유명했다.  마사지란 몸을 두드리고 주물러 혈액을 순환시킨다는 뜻이다. 즉 여론조사에서 마사지는 '결과를 주물러서 원하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간조선>은 2024년 11월호에서 "명태균은 여론조사 마사지 전문가로 유명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썼다.  

[추적] 정치권 흔드는 명태균은 누구인가 : 월간조선

기자는 수 년간 해당지역에서 복수의 출마희망자들을 만났고 그 중 다수가 명씨를 만나거나 컨설팅을 받았다.  예비 후보들에게 명씨가 제시한 자신의 여론조사 비법은 크게 두 가지로 '마사지'와 '쿠킹'이다.  

첫 번째는 특정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여권 지지성향이 강한 고령층의 후보에게는 ‘60대 이상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고 하고,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 후보에게는 ‘젊은 세대에 가중치를 부여해 지지율을 높인다’는 식이다. 이게 바로 '마사지'다.  

두 번째는 일반적인 무작위 추출 여론조사 대신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 세대 또는 성별, 정치 성향의 연락처를 추출해 이를 표본에 섞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명씨는 과거 출판업을 하며 전화번호부, 대학동문명부 등을 제작했고, 이 과정에서 연락처와 개인정보를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조사에 이런 정보를 활용한 것인데, 명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경고와 과태료 대상이다. 이를 '쿠킹'이라 부른다. 

아직도 여론조사 '업자'가 결과를 조작하는 게 실제 선거 결과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본선 결과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당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이 후보를 내는 공천 경선 과정은 여론조사가 최대 90~100%가 포함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수결이 늘 옳다는 전제다. 이게 바로 '여론조사의 공천개입'이다. 여론조사 결과만 잘 '마사지'하면 누구의 도움 없이도 나름 당당하다고 주장하며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해당 정당의 텃밭에서 여론조사만 잘 작업하면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16년 총선 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에 합의했고 그 이후 공천에서는 여론조사를 반영한 경선을 '절대선'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여론조사와 경선이 공정하다는 명제는 정치브로커와 그들을 이용한 정치인들이 이끌어낸 환상일 수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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