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제시 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발견된 사체 유기 장면. 사진=거제경찰서 제공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캐리어에 넣고 시멘트를 부어 시신을 은닉한 남성이 16년 만에 붙잡혔다.
23일 경남경찰청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50대 남성 A씨(58)는 2008년 10월 10일 오후 2~3시쯤 거제시 한 원룸 옥탑방 주거지에서 당시 동거녀였던 B씨(30)와 다투다 둔기로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폭행해 살해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시신을 여행용 천 가방에 넣은 뒤 주거지 옆 야외 베란다로 옮겨 벽돌을 쌓고 두께 10cm가량 시멘트를 부어 은닉했다. A씨는 2016년, 마약 투약으로 구속되었는데 그때까지 해당 집에 거주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범행은 지난달 누수 공사를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 파쇄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발견하며 드러났다. 자그마치 16년 만이다.
신고를 받고 전담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숨진 B씨가 실종 신고된 것을 확인, 수사를 벌여오다 지난 19일 양산에서 A씨를 체포했다. 체포된 A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했으나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조사 과정에서 A시가 필로폰 투약을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어 함께 수사 중이다.
경찰은 16년 전 사건이지만 A씨가 범행 날짜, 증거인멸 위치 등을 정확하게 기억해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신 은닉은 공소시효가 지나 혐의에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범행 경위 등에 대해 보강 수사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글=월간조선 고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