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 28일 밤 남측을 향해 살포한 '오물 삐라'. 사진=합동참모본부
북한이 지난 28일 밤 오물을 넣은 ‘대남(對南) 전단(삐라)’ 풍선을 남측으로 살포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대북(對北) 전단 살포 활동을 해온 탈북민 출신 인권 운동가 박상학(56)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0일 북한에 보낸 게(대북전단) 평양 밑 남포특별시 (소위 ‘조선로동당’) 당 청사에 떨어져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박 대표는 지난 29일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는 소식을 접하고 “(북한이) 이렇게 갑자기 (삐라를) 보낼 줄은 몰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一問一答)이다.
- 북한에서 보낸 삐라 소식 들었나요.
“네, 지금 계속 보고 있어요.”
- 이번엔 오물을 넣어서 보냈는데, 이와 관련해 특이점을 포착하신 게 있습니까.
“이렇게 갑자기 5월에 보낼 줄은 몰랐는데, 우리도 겨울엔 대북 전단을 보내지 못하니까요. 지난해 12월에 보낸 것 말곤 올해 들어서 처음 보낸 게 이번 달 10일이거든요.”
- 5월 10일이요?
“5월 10일에 보냈죠. 근데 그게 평양 밑에 남포특별시라는 곳 (조선로동당) 시당 청사에 떨어졌다고 북쪽을 통해 들었어요. 남포시당 청사에 떨어져서 남포 쪽에서 지금 난리 났다고. 북한에서 당은 최고 기관이니까요. 시당 청사 위에 옥상에 떨어지고 했으니까 난리가 났겠죠.”
- 북한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그 얘길 들은 건가요?
“휴민트(내부 협조자)입니다.”
- 그 소식을 언제 들었나요.
“6~7일 전, 일주일 전에 북한 쪽에서 얘길 들었어요. 그것(대북 전단) 가지고 북한에선 수령을 모독했다느니, 하면서 난리가 났답니다. 저는 사실 그대로를 썼는데요.”
- 5월 10일 보낸 대북 전단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김정은이 올해 초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자기네 할아버지(김일성), 아버지(김정일)가 했던 얘길 다 뒤집었잖아요. 조국 통일 3대 원칙, 5대 방식 등이요. 우리는 한민족이다,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한다, 이런 걸 다 뒤집어 엎고 ‘민족도 아니다’ ‘8000만 겨레라는 말도 하지 마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말도 하지 마라’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이다’라고 했죠. 그래서 대북 전단을 통해 ‘이런 말을 하는 김정은 이자야말로 불변의 역적이고, 민족의 원수다’라고 북한에 보냈거든요.”
- 난리 날만했네요.
“총비서 동지를 비난하는 전단이 시당 청사에 떨어졌으니까요. 수령이 했던 말에 반대되는 내용으로요.”
- 이번에 북한이 날린 삐라엔 오물이 많이 들어있던데요.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타이레놀(진통제)을 8000통이나 보냈어요. 미국 교포 분들이 도와주셨고요. 비타민C 영양제도, 마스크도 14만장을 보내고 저희가 약도 얼마나 많이 보냈습니까. 우리는 사실과 진실, 사랑과 약, 1불(달러)짜리 (지폐)를 보냈는데 (북쪽에선) 오물을 보내다니. 문재인 정부는 제가 보낸 대북 전단을 ‘흉물스럽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김정은이 보낸 게 ‘흉물스러운’ 것이고, 비열한 짓 아닙니까.”
- 이번에 북한이 보낸 오물이, 지난 5월 10일 날린 대북 전단에 대한 억하심정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요.
“글쎄요,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5월 10일) 전엔 더 심한 것도 보냈거든요. 북한 청소년들이 김정은을 총칼로 찌르는 것(선전물)도 보냈고 별거 다 보냈는데. 근데 아마 그 말이 이제 그랬던(거슬렸던) 것 같아요. 김정은이 민족도 아니다, 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역(逆)으로 ‘민족의 원수는 김정은이다’라고 했으니까 조금 열받았겠죠. 김정은이 했던 말을 그대로 뒤집어서 말했으까요.”
-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 전단을 보내는 데 제재를 심하게 가했나요.
“문재인 정부는 저를 그렇게나 비난하고 감옥에 넣겠다고 하고 저를 얼마나 괴롭혔어요. 저는 재판 끌려다니고 경찰에서 17~18번이나 8시간씩 조사를 받았고요. 무슨 TF(Task Force·특별 조직)를 만들어서 우리 집이요, 사무실이요 압수수색하고, 온 계좌를 털고, 주변 사람, 후원자 780명이나 조사하고 얼마나 난리를 쳤어요.”
- 이번 ‘오물 삐라’ 관련해서 연락이 오고 있나요.
“미국, 일본 쪽 기자들이 난리에요. 시차도 있으니까 새벽 3시부터 연락이 와서 지금 잠도 못 자고 있었어요.”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