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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미노루 노마타 한국 첫 개인전 《映遠(영원) - Far Sights》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1월 12일부터 3월 2일까지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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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루.jpg

Minoru Nomata Far Sights-2010 

 

일본 작가 미노루 노마타의 첫 한국 개인전 《映遠 - Far Sights》이 열린다. 전시 작품을 관통하는주제는 ‘숭고’다. 작가는인간의 생각, 혹은 인간이 속한 우주의 무한한 확장성을 탐구한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1955년 도쿄에서 태어난 미노루 노마타는 지난 40 여년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그림을 그려왔다. 전시 제목, ‘暎遠’(영원)은 일본어로 ‘먼 광경을 투영하다’ 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작가는  낮은 수평선 위로 아찔하게 솟은 구조물들을 그렸다. 

 

도쿄 중심부에서 성장한 노마타는 정밀주의 화가 찰스 실러, 바우하우스의 거장 라이오넬 파이닝거, 옵아트의 착시효과, 상징주의와 아르데코 양식 등에서 영향을 받은 풍경을 화폭에 담아 왔다. 인공지능이 만든 전자 음악 같은 분위기, 복고적인 미래주의풍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물들이 황량한 대지에서 솟아나 허공을 부유하고 있다. 바람에 펄럭이는 상아색 돛, 금속성의 격자 구조물 등 디테일을 세밀하게 살린 예지적 이미지는 결말을 알 수 없는 영화나 연극 무대의 배경처럼 보인다.

 

이번 전시는 자포니즘(Japonism)과 동양 미학의 영항을 받은 그의 1990년대 초기작 연작부터 연작, 연작 그리고 연작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드러운 갈색 톤의 콩테 크레용으로 표현한 연작은 작가의 조촐한 작업실에서 탄생했다. 그 곳에서 작가는 다도를 위한 공간 ‘차시츠(茶室, 차실의 일본어 발음)’ 를 떠올리며 비좁은 환경에서 상상력이 이끌어내는 무한한 가능성과 끝없이 이어지는 우주의 광활함이 조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미노루2.jpg

Minoru Nomata Ghost-8 2014 Oil on canvas 73.2 x 50.5 cm | 28 13/16 x 19 7/8 in.

 

© the artist. Courtesy White Cube

 

시리즈에서 보여주듯이, 작가는 중세 시기의 도상과 르네상스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색연필, 파스텔, 목탄을 사용해 강한 키아로스쿠로(명암법)와 같은 고전적 기법을 사용해 왔다. 연작과 2010년대 중반 제작한 연작은 이미 철거되어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건물들의 환영을 담아내고 있다. 무형의 토대 위에 뒤집힌 듯한 형태로 서 있는 구조물들은 공중에 떠 있는 요새나 꿈의 잔상을 연상케 한다.


전시는 1월 12일부터 3월 2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린다. 핵무기로 인한 파괴의 위험과 그에 대비되는 우주의 무한성, 꺼질 줄 모르고 빛을 뿜어대는 인공조명과 꾸준히 뜨고 지는 일을 반복해온 태양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절대적인 무한함에 맞서는 인간의 허무한 열망을 조명하는 인상적인 전시다.

입력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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