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기 난사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2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의 카를대학에 추모용 양초가 마련됐다. 사진=AP/뉴시스
21일(현지 시각) 오후 체코 수도 프라하 중심가에 위치한 카렐대학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14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0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어두운 색 옷을 입은 총격범은 건물 내 복도와 강의실을 돌며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교내 관계자와 학생은 책상과 의자 등을 바리케이드 삼아 방어했다. 일부 학생은 건물 외벽으로 나와 몸을 숨기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총격범이 24세 남성으로, 카렐대 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은 총격범 역사와 유럽학 학사학위를 받고 석사 과정으로 폴란드 역사를 공부하는 다비트 코자크라고 보도했다. 이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총격범은 자신에 텔레그램 채널에 사람을 죽이고 싶다며 대량살상에 집착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게시물에서는 "학교 총기 난사 후 자살하고 싶다"며 "언제나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 나는 언젠가 미치광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다만 아직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총격범이 이날 총격에 앞서 몇 차례 살인을 저지른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이날 오후 프라하 외곽의 고향 마을을 떠나 프라하 시내로 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고향에서 55세인 그의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총격범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총격범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그가 지난 15일 프라하 외곽의 한 숲에서 한 남성과 그의 생후 2개월 딸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체코 당국은 총격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오는 23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매우 슬프다”면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과 친지들에게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격은 21세기 들어 유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 중 하나가 됐다.
지난 2011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로 77명이 사망했고, 2013년 세르비아에선 수도 베오그라드 외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13명이 사망한 바 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