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용의자 에릭 현, 이가원, 이준호, 이준현, 이현지
‘그리스도의 군인들(Soldiers of Christ)은 어떤 종교단체일까.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미스테리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인 여성이 불에 타다 만 사체로 발견됐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 12일 밤 10시 50분 경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 경찰은 차량 트렁크에 시신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한인 찜질방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었다. 차량의 운전자는 에릭 현(26)이다. 현 씨는 주차 후 가족에게 연락해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부상을 입은 현 씨를 가족들은 병원에 데려다 줬다. 가족과 병원에 도착하자 그는 주차장에 있는 자신의 차량에 ‘개인적인 물건(personal item)’이 있으니 확인해 달라고 했다. 트렁크에서 사체를 발견한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 씨가 자해를 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체에서 폭행 흔적을 발견했다. 사망원인은 영양실조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피해자의 몸무게는 32킬로그램이었다. 후에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한국 국적의 여성 조세희(31)씨다. 조씨는 지난 7월 전자여행허가서를 받아 3개월 단기 체류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14일 귀넷카운티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 6명을 모두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는 에릭 현·이가원(26)·이준호(26)·이준현(22)·이현지(25)·이준영(15) 6명이다. 이 중 이준호, 이준현, 이준영은 미국 시민권자로 형제 사이다. 이들은 형제의 집에서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피해자가 이들이 거주하던 집의 지하실에 약 3주간 감금되어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곳에서 수주에 걸쳐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고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았다. 8월 말쯤 사망했고, 발견 당시 사체는 불에 타 담요에 싸여 있었다.
용의자 6명은 살인, 감금, 증거 조작, 사체 은닉 및 은폐 등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5일 열린 첫 심리에서 치안 판사는 용의자들에 대한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미 수사당국은 용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삼형제 중 막내인 이준영은 미성년자이지만 살인죄로 기소됐으므로 실명만 공개됐다.
경찰은 이들이 종교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체포 당시 용의자들은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삼형제의 아버지인 이모 목사는 지역 한인사회에서 서울대학교 출신 엘리트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