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으로 유명한 프랑스 칸 영화제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한국 영화는 장편 영화 5편이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로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비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주목할만한 한국 작품에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있다. 1970년대 유신 시절, 영화의 결말을 다시 찍으려는 감독이 당국의 검열과 배우·제작자들의 비협조적 태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블랙 코미디다. 이 영화로 김 감독은 세 번째, 배우 송강호는 여덟 번째 칸영화제 초청을 받게 됐다.

김창훈 감독의 첫 장편 '화란'은 젊은 감독을 발굴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직 세계에 발을 들인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누아르 영화다. 이 작품으로 배우 송중기는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칸에 입성한다.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 '잠'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신인 감독의 작품을 소개하는 '비평가주간'에 진출했다. 신혼 생활을 보내던 현수(이선균)가 잠드는 순간 겪는 공포를 그렸다. 

김태곤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 주지훈이 주연한 재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배우 이선균은 출연작 2편이 동시에 칸에 초청돼 눈길을 끈다. 

'칸의 단골' 홍상수 감독은 ‘우리의 하루’로 '감독 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감독 주간'은 프랑스 감독협회가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홍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2004), '극장전'(2005), '다른 나라에서'(2012), '그 후'(2017) 4편으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등 지금까지 총 11번 칸에 초청됐다.

한편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라 시네프' 부문에는 한국 영화 2편이 초대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 작품 '이씨 가문의 형제들'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를 졸업한 황혜인 감독의 '홀'이 초청작에 포함됐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