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청년학생들을 동원해 집회를 열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을 맹비난하며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을 진행하는 등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3일 조선중앙통신은 “반공화국핵전쟁기도를 로골적으로 드러내놓은 희세의 깡패국가, 악의 제국 미국과 동족대결에 환장한 괴뢰역적패당을 단호히 징벌하기 위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이 2일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천백배의 보복의지를 만장약(가득 채움)한 모임 참가자들은 가증스러운 적들에게 죽음을 안기는 심정으로 침략자, 도발자들의 허수아비를 불살라버리는 화형식을 단행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을 즐기는 자들이 갈곳은 제가 지른 불속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의 늙다리 전쟁괴수와 특등하수인인 괴뢰역도의 추악한 몰골들이 재가루로 화할수록 징벌의 열기는 더더욱 가열되였다”고 주장했다.

행사 발언자들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이며 굴욕적인 대미굴종행각, 핵전쟁행각”이라며 “상전과 특등주구가 고안해낸 모략문서들은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에까지 들어찬 자들의 범죄적인 야망의 산물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미 정상들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한 비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 정상은 이날 북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억제와 관련해 한국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신설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이날 청년학생 집회에는 문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박태섭 황해남도 당위원회 비서 등이 참석했다. 북한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한미연합연습을 비난하는 취지의 청년학생 및 노동자들의 집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워싱턴 선언 채택에 반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미래가 없는 늙은이” 윤 대통령을 “그 못난 인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