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영월에 귀농한 곽미옥 대표는 다래 농장을 운영하며 토종 다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사진=양수열
몸과 마음 건강해지는 ‘치유의 터전’
“서울에 살 땐 몸도 마음도 허약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살면서 건강과 활력 넘치는 삶을 살게 됐죠. 영월이 저를 정열적으로 살게 만들었어요.”
영월군 산솔면에서 샘말농원을 운영하는 곽미옥(63) 대표는 영월을 ‘치유의 터전’이라고 표현한다. 지난 1999년, 시부모님이 운영하던 농장을 물려받으면서 서울을 떠나 영월로 삶터를 옮긴 곽 대표는 산골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운을 얻었다. 귀농 초기에는 곤드레, 취나물 등 산나물을 비롯해 배추, 무 등을 재배했는데 2008년 강원도농업기술원의 임산물 재배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토종 다래를 접하고는 다래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같은 해, 강원도에서는 최초로 토종 다래를 심고 재배하기 시작한 곽 대표는 현재 9917㎡(약 3000평) 규모 밭에서 13개 품종의 품질 좋은 토종 다래를 생산하고 있다. 작은 키위를 연상케 하는 토종 다래는 9월 10일경부터 약 한 달 가량 수확한다. 후숙 과일로 처음 땄을 때는 딱딱하지만 실온에 3~4일 보관하면 말랑해져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진하고 깊은 단맛이 특징이며 비타민 A와 B, 식이섬유 함량이 키위에 비해 월등하다. 면역 조절에 기여하는 천연물질인 ‘PG102’ 성분이 포함됐다는 게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물질은 면역력 증강을 비롯해 항암, 항산화, 알레르기 반응 감소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 다래 우수성 널리 알리는 다래 전도사
영월군 토종다래연구회(이하 연구회) 회장을 맡아 우리 다래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에도 앞장선다. 연구회에는 현재 30여 농가가 소속돼 있고 전체 재배 면적은 약 6만5000㎡(약 2만평)에 달한다. 원주시에 이어 강원도에서 2번째를 자랑하는 규모다. 한편 연구회는 영월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단종 임금에게 충신 추익한(秋益漢·1383~1457)이 다래를 따 진상했다는 고사에서 착안, 매년 가을 장릉에서 첫 수확한 다래를 단종 임금께 진상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곽 대표는 이 밖에도 영월교육지원청 선정 ‘마을 선생님’으로 10여 년간 활동하며 초등학생들에게 우리 토종 다래의 우수성을 알려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영월 토종다래 콜라겐’ 젤리스틱은 다래의 맛과 영양 성분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양수열
품질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곽 대표는 “토종 다래는 키위와 비슷하지만 당도가 훨씬 높고 영양소도 풍부하다”며 “해발 500여 m의 일교차 큰 준고랭지 청정 지역인 영월은 오래 전부터 야생 다래가 많이 자란 다래 재배의 적소”라고 소개했다. 다래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도 개발, 판매 중이다. 저장 기간이 길지 않아 9월 초부터 한 달가량만 맛볼 수 있는 다래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잼, 분말, 젤리스틱 등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새로 출시한 ‘영월 토종 다래 콜라겐’ 젤리스틱은 야심작이다. 토종 다래액 90%를 함유해 콜라겐과 함께 다래의 영양 성분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도시 못지않은 혜택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요”
곽 대표가 손꼽는 영월의 매력은 ‘힐링’에 있다. 그는 “활기 넘치고 역동적인 여행도 있지만 영월은 차분하게 명상을 즐기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제격”이라며 “청정 자연 환경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제 2의 삶을 꾸려갈 터전으로도 적극 추천한다. 곽 대표는 “처음엔 병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영월의료원과 보건소에서 받는 의료 혜택이 의외로 좋아 놀랐다”며 “문화생활과 레저 등도 도시 못지않게 누릴 수 있고 자격만 갖춘다면 농업에 필요한 지원도 다양하게 받을 수 있어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영월을 찾는 관광객에게 추천할 관광지를 묻자 “너무 많아서 다 추천할 수가 없을 지경”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고르고 골라 곽 대표가 추천한 곳은 망경대산 자연휴양림과 별마로천문대, 청령포, 한반도지형이다. 여기에 꼭 유명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영월 구석구석을 굽이도는 동강과 서강, 초록 무성한 산과 청명한 하늘 등 영월의 모든 곳이 손색없는 관광 명소라는 게 곽 대표의 자랑이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농장이나 산 등을 구입할 때 진입로가 잘 조성돼 있는지, 수도나 전기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곽 대표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