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한국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모더나 백신을 기부하기로 했다.

21일 루마니아 국영 통신 아제르프레스에 따르면 현지 정부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한국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모더나 백신 45만회분을 기부하는 안을 승인했다. 루마니아 보건부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의 상황에 따라 백신 수송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기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였던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진단 키트와 방호복 등 방역 장비를 루마니아에 지원했던 것에 대한 보답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범정부 백신도입 TF(태스크포스)는 “우리 정부는 미국의 얀센 백신 공여, 이스라엘과의 백신 교환 등 주요국들과 백신 협력을 추진해온 바 있다”며 “루마니아도 협력 논의 대상국 중 하나로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마니아는 최근 백신 부족 국가에 잔여 백신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화이자 백신 10만회분을 몰도바, 조지아 등에 보냈다. 이달 초에는 튀니지, 이집트, 알바니아, 베트남 등에도 AZ 백신 130만회분을 기부했다.

루마니아 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약 109만명이다. 사망자도 3만4000여명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 집계를 보면 현재 루마니아에서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사람들은 총인구의 26.5%다. 2회 접종까지 모두 마친 비율도 25.9%로 한국(22.3%)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유럽연합에 소속돼 한국보다 백신 수급이 자유롭다.

앞서 우리 정부는 모더나 측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이달 한국에 공급할 백신 물량(850만회분)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자, 대표단을 미국 모더나 본사에 파견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모더나는 오는 22~23일쯤 8~9월에 한국에 공급할 구체적인 물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