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기자수첩] 코로나19 억제 불가리스(2021)와 항암효과 백세주(2004)

2004년 국순당 “백세주에 항암효과 있다” 발표 후 주가 치솟아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14일 하루종일 남양유업의 발효유(요구르트) 제품 ‘불가리스(사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사정은 이렇다. 

 

13일 ‘코로나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이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실험은 한국의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했고 코로나19 실험은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과 함께 했다고 공신력을 높였다.


이 내용의 보도자료가 뿌려지면서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라는 뉴스가 쑫아졌다.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남양유업 보통주 37억8000만원, 남양유업우 16억5000만원 등 총 54억20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8.57% 급등했다. 장 초반에는 남양유업이 상한가 가까운 28.66%까지 폭등했고 남양유업우도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남양유업 발표와 관련해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한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주가는 점차 떨어져 남양유업 보통주는 36만500원, 우선주는 16만7000원으로 5.13%, 6.18% 각각 급락 마감했다. 이날 개인의 이들 종목 순매수 단가는 보통주 약 45만원, 우선주 약 22만7000원대로 나타나 적지 않은 개미가 고점에 물린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남양유업을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기자에게는 데자뷰(기시) 현상이 나타났다. 17년 전 이를 떠올리게 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1일 국순당은 기자회견을 갖고 “백세주에 항암, 위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연세대 의대팀과 공동연구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세주의 간암, 폐암, 유방암 등 암세포 감소효과가 적포도주보다 4∼20배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기자는 중앙일간지 산업부에서 유통 및 식품ㆍ주류업계를 출입중이어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기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이 항암에 위보호 효과가 있다니…” 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물론 회사 대표도 “항암 성분이 있다고 해서 약으로 쓰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어김없이 보도자료는 뿌려졌고 주식시장은 ‘예능을 다큐로 받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국순당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발표 며칠 전부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사전정보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이 연구결과는 건강기능법상 식품기능 표시금지 조항에 따라 마케팅에 활용될 수 없는 만큼 주가는 며칠 후 금세 제자리를 되찾았다. 그 과정에서 물린 개미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기자가 현장에서 겪었던 백세주 사건은 ‘그때를 아십니까’ 수준으로 묻어두려 했다. 그런데 2021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1.04.15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권세진 ‘별별이슈’

sjkwon@chosun.com 인터넷뉴스팀장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