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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백지화, 수년째 이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가덕도 정치'의 산물?

문대통령, 21대 총선 전 가덕도 계속 언급하며 PK 민심 부채질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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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오락가락하던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로 결정된 듯 하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화두를 꺼낸 동남권 신공항은 수 년의 논란 끝에 지난 2016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정부가 17일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했고 여당은 가덕도 공항을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정부여당의 노림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동남권 신공항을 수 년째 정치에 이용하며 흔들어왔다. 특히 21대 총선(2020년 4월 15일)을 위해 작년부터 문 대통령과 여당은 가덕도를 언급하며 PK 민심을 떠보고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전면에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있었다. 

 

오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한 낙마 이후 여권의 '가덕도 정치'는 힘을 잃는 듯 보였지만, 정부여당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를 다시 끄집어냈다. 

 

21대 총선 전 정부여당의 '가덕도 정치'를 다룬 <월간조선> 2019년 4월호의 기사를 다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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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앞두고 ‘동남권 新공항’으로 PK 잡으려는 청와대

PK 야권 인사, “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수년째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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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불발된 부산 신공항에 오거돈 시장이 다시 불 지피고 문재인 대통령이 부채질… 총선 계획에 민심은 뒷전
⊙ PK “문재인 대통령의 ‘간 보기’에 부산 시민만 피해 ”, TK “이 정권 저 정권에서 하나같이 외면받는 신세”
⊙ 문재인 대통령, 지난 2월 부산 방문해 “총리실 차원에서 검토”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가능성 언급
⊙ PK 내에서도 “겨우 다 끝난 문제에 지자체장은 물론 대통령이 다시 불붙여 원래 계획(김해공항 확장)마저 늦어져” 비난
⊙ 청와대 움직임에 TK 민심 ‘부글부글’, “대구는 늘 정치적으로 밀렸다… 대구 통합공항도 재논의해야”
⊙ 부산 신공항 후보지 가덕도와 오거돈 부산시장의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 부산을 방문해 ‘부산 대개조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경제인들과 만나 신공항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0여 년간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지역 정치인들의 갈등 요인이 돼온 동남권 신(新)공항 건설 문제가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오랜 논란 끝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산 신공항 건설을 원하는 PK의 손을 들어줘 새로운 갈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PK 지역의 민심을 잡으려 무리수를 둔다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TK 지역의 강한 반발이 벌써 시작돼 지역갈등 문제가 더 커질 전망이다. 수십 년간 보수 세력의 텃밭으로 불린 PK 지역은 2017년 5월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높은 지지를 보여 문 대통령 당선을 뒷받침했다. 2020년 총선에서는 지역 민심이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PK 지역 사수를 위해 전력을 다할 의지가 있는 만큼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총선 판세를 판가름할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文 대통령, 부산에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6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해 민주당 부산시당 당원들과 함께 “가덕 신공항 유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년 백지화로 결론 난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다시 불을 지핀 사람은 오거돈 부산시장이며, 이에 ‘부채질’을 한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검토가 시작된 사안으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거쳐 경남 밀양, 부산 가덕도를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지만, 필요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2016년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백지화하고 늘어나는 동남권 항공 수요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소화하는 한편, 대구공항은 군사·민간 공항을 통합해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였던 오거돈 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면서 신공항 건설 논의가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 광역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고, 기초단체장도 여당이 상당수 차지했다. 부산 지역의 민주당 국회의원도 5명이나 되고 부산은 문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다. 문 대통령 취임과 여당 시장 당선으로 무산됐던 부산 신공항 건설 이슈가 다시 떠오를 수 있었다.
 
  PK 지역에서 시장과 여당 의원들이 신공항 이슈를 ‘띄우기’ 시작하고 지역 민심이 들썩이자,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13일 부산을 방문해 지역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표류하거나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부산 시민들이 신공항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영남권 광역단체들의 합의가 있다면 신공항에 대해 재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영남권 광역단체들의) 생각이 다르다면 (신공항 관련 기구를) 부득이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역단체들의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해 총리실 산하 기구까지 고려한다는 것은 기존 안을 백지화하고 재논의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경우 총리실 산하기구가 기존 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정부가 기존 김해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부산시는 이날 “(대통령 발언은)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시의 의지를 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 본격적으로 신공항 여론전 나서
 
  부산시는 대통령의 발언에 고무된 분위기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신공항 재추진에 나선 오거돈 시장이 문 대통령 발언 이후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 3월 8일 6132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예산 26억원도 편성했다. 언론 홍보 비용 1억원, 사단법인 신공항시민추진단 활동에 1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의 한계를 인식한 게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시의회, 지역단체 등과 동남권 관문공항의 필요성과 추진전략을 공유하고, 울산·경남을 넘어 전 국민을 설득해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경남・울산 지역 단체장들은 확정된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고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부산·경남·울산 광역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며, 기초단체장도 여당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진 상태다. 지방선거 직후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는 3개 시도 공동으로 신공항 TF(태스크포스) 검증단을 출범시켰다.
 
  부산시 측은 2000년대 초반 동남권 신공항 건설안이 나올 때부터 “김해공항이 협소하고 주변 민가 소음 문제로 심야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 동남권 항공수요를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가덕도에 동남권 허브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소음이 수배 증가해 주변 민원이 늘어나며, 확장비용이 신설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건립되면 동남부의 허브공항으로 서북부의 인천공항과 함께 우리나라를 동북아 허브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양대 공항이 될 수 있다고 부산시는 보고 있다.
 
  한 전직 부산시 관계자는 “세계 대부분의 허브공항이 바닷가에 위치하고 항만 및 철도와 연계되는 상황에서 가덕도가 최선의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TK의 눈치를 보느라 전면 백지화했다는 피해의식이 부산 시민들에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총리실 산하기구에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상 가덕도 신공항이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대구·경북의 반발
 
  부산시가 독자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고자 해도 비용이나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의 결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앙정부로서는 지난 정부 때 국토교통부가 이미 결론을 내린 사항인데다, 10년 이상 경남 밀양 신공항 및 대구통합공항 이전을 주장하며 경쟁한 TK 지역의 민심이 문제다. 정권이 바뀌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더라도 오래된 지역갈등은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PK와 신공항을 놓고 경쟁해온 TK 민심은 문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격앙된 분위기다. 특히 대구는 대구통합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발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구시는 시내에 위치한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의 통합공항을 이전키로 하고 지난해 3월 이전 후보지로 2곳을 선정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이전사업비 규모와 절차를 놓고 국방부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는 대구통합공항 이전 사업은, 대구시가 공항 이전에 따른 공사비・보상비 등 이전 사업비를 산정해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통합공항 이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나오자 대구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
 
  문 대통령 발언 후인 지난 3월 7일 대구YMCA에서 열린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과 대구·경북 대응’ 토론회에서 시민단체들은 “통합공항 이전을 재검토하고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기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사람들’ 고문은 “통합공항 이전을 재검토하고 영남권 각계각층이 주축이 된 ‘남부권 관문공항 재추진본부’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강동필 ‘시민의 힘으로 대구공항 지키기 운동본부’는 “대구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합공항 이전 제안을 너무 성급하게 받아들였다”면서 “군공항은 이전하되 민항은 존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상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장은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3년 전에 결론이 났는데도 부산은 대통령 발언을 확대 해석하고 있다”면서 “대구시는 국방부와 최종 이전 부지 선정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늘 홀대당했다”

 
2015년 1월 영남권 5개 지역 시도지사들이 신공항 유치 문제와 관련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울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전직 대구시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불거지면서 대구에서 ‘대구는 어떤 정권에서도 정치적으로 밀리는 신세’라는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곳이 후보지였을 때 TK에서 동남권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밀양을 지지했습니다. 부산에서도 맨 끝에 위치한 가덕도는 지리적으로 동남권 허브공항이 될 수 없는 곳 아닙니까. 밀양이 타당성 점수가 더 높았으니 밀양에 신공항을 허가하면 끝났을 일을 전부 백지화한 것은, 결국 정부가 TK와 PK 중 PK의 손을 들어준 거죠. TK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치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없는 ‘박힌 돌’ 취급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진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TK에서는 어차피 지지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고 대신 여당 지자체장이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선물’을 주는 게 총선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이 정권 저 정권에서 밀리고 무시당하다 보니 이번 가덕도 신공항 재논의는 TK 지역에 엄청난 실망과 분노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3월 5일 직원 정례조회에서 부산 지역의 동남권 신공항 추진과 관련, “일방적 이해관계에 의한 주장만으로는 입지가 변경될 수 없고 대구시의 동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이 인정하지 않으면 동남권 관문공항(김해 신공항) 입지 문제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직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부산 신공항 논의가 본격화되면 ‘자유한국당이 TK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민들의 반발심도 커질 것”이라며 “당에서 ‘집토끼’로 보는 TK의 민심이 이반현상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TK의 여당 정치인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과 정부가 PK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을 밀고 있다는 시각이 퍼지면서 대구·경북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장들은 지역민들로부터 “당신들은 뭘 했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대구 국회의원 선거구 12곳은 한국당 8명, 민주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대한애국당 1명이 차지하고 있다. 차기 총선에서 대구 민심이 어디로 갈지는 신공항 이슈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온다.
 
 
  “눈치 보기 하는 대통령이 문제”
 
  사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정부·여당의 총선용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동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가덕도 신공항 논의가 길어지고 만약 신공항 건설이 결정될 경우 2년 이상 진행된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는 문 대통령이 ‘간 보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산에서 동남권 신공항 입지의 재검증을 거론하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검증 결과를 놓고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하나로 모인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고, 만약에 생각들이 다르다면 부득이 총리실 산하로 승격해서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지역갈등이 악화됐던 2015년 1월,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5개 지자체장은 “신공항 입지선정 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유치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 내용에 따라 정부가 발표한 김해 신공항에 타 지자체장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입장은 당시 5개 지자체장이 ‘신사협정’ 성명서를 발표한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5개 광역단체장 합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2015년에는 5개 중 5개 광역단체장이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2개 단체장이 자유한국당, 3개 단체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문 대통령이 책임은 광역단체에 미루고 PK 민심을 향해 생색만 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부산 입장에서야 가덕도 신공항이 생기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이미 2년 전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해 사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정치적 줄다리기’를 하는 것은 부산시민들에게도 크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라며 “김해공항 확장을 확실히 하든지 신공항 재논의를 추진하든지 둘 중에 결정을 내려야 더 이상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文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관련 발언들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전경.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을 수년째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당시는 PK와 TK 4개 시도가 신공항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고, 문 후보는 “부산에 동남권 신공항을 만들어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중심지가 돼야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했다. 그는 “북극 항로가 열리면 부산항 비중이 커지고 철도까지 유럽대륙으로 열리면 육·해·공이 활로를 찾고 부산이 다시 도약할 것”이라며 신공항이 반드시 부산에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 때에도 가덕도 신공항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 5명만 뽑아주면 2년 내에 가덕도 신공항을 착공하게끔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부산 13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확히 5명이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2016년 6월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후인 2017년 대선에서는 가덕도를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이미 최종 결정을 내린 데다 5개 시도가 합의하면서 가덕도를 고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번에 총선을 앞두고 다시 가덕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사실상 잠잠해졌던 지역갈등을 다시 이끌어낸 셈이 됐다.
 
  야당의 부산 지역 전직 당협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을 정치적 이유로 이리저리 이용하면서 부산시민의 마음만 다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 총선 때는 ‘5명만 뽑아주면’, 이번에는 ‘5개 시도가 합의하면’ 등으로 조건을 달아 가덕도 신공항을 언급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이용 중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면 빨리 결정해야 후폭풍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와 전문가 입장은
 
  한편 실무부처인 국토부의 향후 입장도 주목할 만하다. 국토부는 지난2월 문 대통령의 발언 후에도 “계획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3월 8일 개각에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최정호 전 차관이 지명되면서 신공항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 양상이다.
 
  최 후보자는 2016년 당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첨예하게 맞붙었던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김해 신공항 카드를 내밀었던 국토부의 항공 업무 담당 차관이었다. 그가 차관으로 재직한 시기는 2015년 11월~2017년 5월로 대구와 부산 등을 방문하며 지역갈등을 직접 조율한 당사자다. 최 후보자는 그동안 영남권 신공항은 불필요하며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이라고 강조해온 만큼 김해 신공항이라는 원안을 관철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 여당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잖다. 부산 지역 한 언론인은 “최 후보자는 그동안 신공항 건설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끝내 정치적 결정에 떠밀려 가덕도도 밀양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안을 밀어붙인 최종 실무 책임자”라며 “이번에도 정치적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관계자는 “여당이 최 후보자를 청문회에서 통과시켜 주며 일종의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반발만 적당히 무마하면 총선을 앞두고 PK에 가덕도 신공항을 ‘선물’해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에서는 부산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최 후보자에 집중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 신공항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갖고 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적 목적이 대형 국책사업을 표류시키고 그 피해는 지역민에게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은 물론이고 다른 국책사업 추진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과 가덕도의 관계는
 
지난 3월 13일 부산을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오거돈 부산시장(오른쪽)과 함께 더불어민주당-부산시 예산정책협의회 회의장을 향하고 있다.
  한편 가덕도 신공항 재논의를 이끌어낸 오거돈 부산시장과 가덕도의 관계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오거돈 시장이 수십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제강이 가덕도 인근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제강은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철강업체로, 오 시장의 부친인 오우영이 설립자다. 오 시장 일가는 대한제강 주식의 49.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 시장은 보유하고 있던 대한제강 주식을 올해 초 매각했다. 대한제강은 가덕도 인근에 공장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 시장의 장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대표이사는 가덕도 내 땅을 450평(1487m2) 보유하고 있다. 오 시장은 3월 13일 부산 부산항여객터미널에서 열린 민주당-부산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향해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전폭적 지원과 많은 관심으로 해결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입력 :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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