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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士의 행복 사연③끝] 어머니, 하늘나라에도 굴비가 있겠지요?

‘박시호의 행복편지’가 펴낸 신간 《행복은 우리 맘에 있어요》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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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이자 ‘행복편지’ 발행인 박시호(朴市浩·65)씨가 각계 인사 118명을 만나 행복 이야기를 듣고 《행복은 우리 맘에 있어요》(DATA POST 刊)라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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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편지’ 발행인 박시호(朴市浩·65)씨가 각계 인사 118명을 만나 행복 이야기를 듣고 펴낸 《행복은 우리 맘에 있어요》
박시호 이사장의 말이다.
 
“폭풍우와 혹한을 견뎌야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사람도 누구에게나 오는 시련과 고통을 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다면 반듯이 행복해질 수 있음을 118명은 이야기하고 있어요.”

《월간조선》은 저자와 출판사 양해로 9분의 명사(名士)가 밝힌 행복사연을 소개한다.

① 박홍식, 주홍, 진수형
② 이용우, 김무일, 김현심
③ 류호천, 왕효석, 이봉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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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의 공기는 따뜻했고 쏟아지는 햇빛은 포근했다
 
류호천 (주)브랜드인터내셔널 대표
 
아침 일찍 노은에서 주덕으로, 주덕에서 청주행 직행버스로 갈아탔다.
 
아마도 증평 어디쯤을 지나고 있지 않았을까. 직행버스 맨 앞자리의 시야에 들어오는 낡은 아스팔트 2차선 그리고 눈부신 햇살. 앞산 뒷산 빨랫줄을 매고 살던 시골 동네의 한 소년이 도시로 나가고 있었다. 도시로 전학 가는 친구를 부러워했던 시절이었다.
 
청주행 직행버스를 타기 2개월 전쯤, 그러니까 전년도 12월 크리스마스 즈음 얼어붙은 겨울밤의 신작로는 하루 두 번 다니는 완행버스 바퀴 자국으로 깊게 골이 파여 있었다. 가로등 없는 12월의 밤길은 초저녁에도 울퉁불퉁 어두웠다. 집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시던 집안 할아버지와 막걸리를 드시고 계셨었다.
 
“합격했다!”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아버지, 고등학교 입학시험 결과를 기다리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생전 처음으로 극장이란 곳을 갔다 온 아들에게 던지신 말씀이다. 얼마나 그 소식을 전해주고 싶으셨을까. 핸드폰도 전화도 없던 시절 그 자식이 빨리 돌아오길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당신의 그을린 인생에서 그만한 기쁨이 또 있으셨을까. 아버지는 그렇게, 고향집 컴컴한 안방에서 막걸리를 사이에 두고 집안 할아버지와 기쁨을 나누고 계셨던 것이다. 당시 전국에서 손꼽히던 고등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이듬해 2월 아버지와 나는 그렇게 청주행 버스를 타고 자취방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약간의 두려움, 도시학교 새로운 친구들과의 생활에 대한 기대가 교차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만한 희망과 그만큼 충만한 행복감은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버스 안의 공기는 따뜻했다. 버스 맨 앞자리 무릎에 쏟아지는 햇빛은 솜사탕처럼 포근하고 달콤했다.
 
42년 전, 1978년 2월 증평 즈음의 직행버스 안에 쏟아져 내렸던 햇살은 눈에 부셨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이 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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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온다
 
왕효석 전 한미글로벌 부회장
 
행복의 전도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유욕의 관점에서 본다면 내가 가진 것을 내가 가지고 싶은 것으로 나누어 그 결과로 행복지수를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진 것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가지고 싶은 욕망을 줄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일을 성취하는 데는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꼭 성취하고 달성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욕망을 줄이기보다는 극대화해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 전 90년대 초 이야기입니다. 저는 삼성건설의 말레이시아 법인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될 KLCC 프로젝트(일명 Petronas Tower) 수주를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시공경험을 갖추지 못했고 여러 제약이 있어 수주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여 도전했습니다.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적인 제안은 물론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욕망의 극대화였습니다. 그것은 간절함, 절박감, 진정성, 그리고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 없이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수주에 성공한 결과에 대한 행복의 절정은 마음에 남아, 지금도 힘들고 어려울 때면 그때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 이후 삼성건설은 초고층빌딩 시공의 강자가 되어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빌딩도 시공했습니다.

행복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맞게 되는 진실의 순간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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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이봉경 수원오토컬렉션 회장
 
학교를 보내는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침도 먹이지 못하고 도시락도 없이 초등학교 어린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배가 고픈 나는 수업을 받으며 행여 어머니가 도시락을 들고 오시나 창밖을 보고 또 보았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 어머니는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오셔서 도시락을 내 품에 안겨주고 가셨다.
 
종종걸음으로 돌아가시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어머니의 뒷모습….

도시락에는 흰 쌀밥에 반찬은 굴비만 가득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귀하고 값비싼 굴비를 어떻게 장만하셨을까? 쌀은 또 어떻게? 고픈 배를 채우려고 허겁지겁 밥을 먹으면서도 몹시 궁금했다.
 
집안 형편으로 쌀밥과 굴비 반찬라니. 나는 지금도 유난히 굴비를 좋아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던 그 굴비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떤 때는 식사를 하면서 옛 생각에 울컥할 때가 있다. 집사람이 “당신 끔찍이도 굴비는 좋아하네” 하고 가끔 핀잔을 줄 때가 있다. 하기야 조리하기가 귀찮고 냄새도 나니까.
 
하지만 난 아내의 말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리라 이해를 한다. 옛 추억과 함께 입에 익은 굴비의 맛과 어머니의 가없는 사랑을 지금도 먹고 있는 내 속마음을 혼자 간직하고 말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머니, 하늘나라에도 굴비가 있겠지요?

입력 : 202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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