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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대선 후보경선, 결선까지 갈까? 역전 가능성은...

서봉대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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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9월 25일 ‘40대 기수론’의 젊은 정치인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세사람이 유진산 당수 자택을 방문해 고흥문 의원과 함께 후보단일화를 협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중 유진산 고흥문 이철승 김영삼. 사진=조선일보DB

이번 대선에서 결선투표가 이뤄질 수 있을까? 결선투표를 대선 본선에서 실시하는 건 개헌사항이지만 당내 후보경선에선 당헌·당규에만 명문화하면 된다. 결선투표란 본선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들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 결선투표제를 이미 도입해놓은 상황이며, 국민의힘 역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치러진 네 차례의 대선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가 실제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경선 패배후보가 탈당·출마한 1997년 대선이후 폐지했고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은 명문화 했으나 특정 후보가 과반수 득표를 기록, 결선까지 갈 필요가 없었던 것. 


이보다 앞선 1971년과 1997년 경선에선 결선투표가 실시됐으며 역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경선은 일반 국민의 투표 참여는 배제된 당 차원의 행사, 즉 당심(黨心)만 100% 반영된 것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결선투표 역전극이 연출될 수 있을까?


# 1971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지명대회)에선 결선투표를 거치면서 결과가 뒤집어졌다.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등 40대 기수론의 주역이었던 세 사람이 대결했던 때다.


경선 직전까지도 김영삼이 우세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당 대표 유진산으로부터 지원약속을 받은 김영삼은 결선까지 갈 것 없이 당선될 것으로 자신했던 것.


투표결과는 예상을 깨버렸다. 김영삼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수에는 미달했던 것. 443표 이상을 얻어야 했으나 421표(47.6%)에 그쳤고 김대중은 382표(43.2%)로 접전양상이었다. 이철승이 1차 투표를 앞두고 김염삼 지지선언과 함께 출마를 접기로 했으나 지지세력들이 백지투표를 통해 반발했던 것.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실시된 결선에선 역전됐다. 김대중이 이철승 지지세력을 설득했던 게 주효, 과반수인 458표로 선출됐던 것이다.


1997년 신한국당 후보 경선에선 대세론을 탔던 이회창 후보가 예상대로 선출됐다. 


당시 경선은 민주계와 민정계 측 후보 8명이 반(反)이회창 연대를 구축, 총공세에 나서는 식으로 전개됐다. 투표 결과 이 후보가 41%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으나 과반수에 미달했고, 반 이회창 연대 측 합산 지지율이 더 많았다는 점에서 결선에서 당락이 뒤바뀔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이 후보가 1차 투표에서 2위였던 반이회창연대 측 이인제 후보와의 결선에서 60%를 얻어 당선됐던 것. 반이회창 연대 지지표가 모두 이인제 후보쪽으로 쏠렸던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대선 본선 경쟁력을 의식, 연대가 흔들렸던 것이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가 탈당해 출마하는 등 경선 후유증이 적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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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 참석,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후보. 사진=조선일보DB

 

# 2002년 새천년민주당 후보경선에선 노무현 후보가 지역순회 경선에서 이미 과반수 득표를 기록, 결선은 없었다.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경선과 2017년 더불어민주당 후보경선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앞서면서 결선까지 가지 않았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경선에선 결선 투표가 도입되지 않았으며 최다 득표를 했던 정동영 후보가 선출됐다.


#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번 대선에서 결선투표가 이뤄진다면 2000년 이후 처음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경선은 결선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론조사상 당내 선두 주자이지만 과반수 지지율에는 못미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렇다. 경선 주자들도 6명이나 된다.


이 지사에 맞서 반이(혹은, 친문)연대도 추진되고 있다. 반(反)이회창 연대를 형성했던 1997년 신한국당 후보경선과 흡사하다.


때문에 이 지사가 경선을 통과한다 해도 당내 세력들간 갈등을 제대로 수습할 수 있을지 여부가 대선 본선에서 고비가 될 것이다.


이 지사가 여론조사에선 앞서지만 친문 주자들간 연대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땐 판세가 뒤집어 질 수도 있다. 역대 대선결과를 되짚으면, 지역순회 경선결과 반이 측 후보가 2위를 하더라도 1위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면 결선에서의 역전 가능성이 있다. 반면 1위 후보와의 표차가 클 땐 결선에서 후보들간 연대가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기가 쉽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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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서도 결선제도가 도입된다면 결선투표로 이어질 수 있다. 2차례의 컷오프를 통해 지역순회 경선에 나설 후보가 4명이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정 후보가 과반수 지지를 얻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합당을 통해 가세할 경우 지난 대선에 출마해 두 자리수 득표를 기록한 후보들이 세 명이나 된다.


게다가 경선 과정에서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검증 공세도 뜨거워질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처럼 윤 전 총장을 겨냥, 후보들간 연대를 추진할 고리는 약해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순회경선에서 상당한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차지할 땐,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해도 결선에서 선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은 상황인 것이다.


안철수 대표의 경우 당내 후보로 선출된 후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단일화를 추진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으나 과거 대선에서 드러났듯 승산은 매우 낮다. 국민의힘과 합당을 성사시킨 후 당내 경선에 참여,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것이다.


양당 모두 결선을 치를 공산이 크지만 1차 투표에서 1, 2위 득표차가 클 경우 연대 성사여부와 무관하게 결선은 싱겁게 끝날 수 있다. 결선 역전극을 기대하려면 1, 2위 후보간 표차가 박빙이어야 한다.

입력 :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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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대의 되짚기

jisang3@daum.net 경북 청송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국민일보에 입사한 이후 2020년 뉴스 1 부국장을 마지막으로 30년 언론인생활을 마무리했다. 정치부장, 정치선임기자 등으로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 총리실 등을 취재하고 후배 기사를 데스킹하는 데 20여년을 보냈다. 현재 민간연구원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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