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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말라가 日記 10] 브렉시트를 떠올리며 베를린을 생각하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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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아름다운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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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독일 주변 지도.
 
일정이 꼬여 밤낮 가리지 않고 버스를 타야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고속도로 주변 전경이 아름다웠다. 잔로 길게 이어진 평원이 보이고, 그 너머 바다가 넘실넘실 물결쳤다. 겨울 햇살이 바다의 비늘을 콕콕 조으면서 물결의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그간 밤에만 버스를 타다가 낮에 버스를 타니 적응이 어렵다. 가족단위 버스승객이 많아서인지 산만하고 시끄러웠다. 아무래도 심야 버스가 적성에 맞는 모양이다. 그나마 창밖 풍경이 마음을 달려 주었다. 마치 그대로 자연을 옮겨놓은 영화 속 장면 같았다.

코펜하겐~베를린 사이 도로의 주변 지형은 거의 평원이었다. 나지막한 구릉조차 보이지 않는다. 멀리 바다가 보일 뿐 나무도 드물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전개될 뿐이었다. 신기하다. 햇빛은 맑으나 그리 날카롭지 않았다. 간혹 농가가 보였다. 그저 평화로웠다. 피곤이 몰려왔다. 조금 눈을 붙이고 쉬어야겠다.

뜻밖의 反轉, 버스로 크루즈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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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독일을 오가는 페리호.
코펜하겐에서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선 덴마크에서 바다를 건너 독일로 가야 한다. 그러니까 버스가 통째로 2시간 가까이 배를 탄다. 세상에, 이런 호사가 어디 있나. 2시간 동안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배를 탄 시간대는 오후 1시에서 오후 3시 사이. 점심시간이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배로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좋은 것은 뷔페식사이었다. 24유로만 내면 식사뿐만 아니라 맥주 그리고 와인까지 무제한 제공이 된다.
버스여행을 하면 식사 등을 할 시간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 된다고 해도 식사의 질이 부실하다. 그런데 2시간 동안 바다를 바라보면서 와인에 뷔페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뷔페를 하지 않고 간단한 샌드위치 등을 먹을 수 있다. 버스를 태운 배는 거의 크루즈급. 배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미끄러지듯이 항해를 했다. 낮이 아니라 밤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지난번 크루즈는 좋았지만 잠도 자야하고 비용이 비싼 점이 좀 부담이었다. 이번 버스여행은 가성비 등의 측면에서 거의 상상을 초월한다.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은 다 아는지 모르지만 강추였다. 모처럼 뷔페식당에서 포식을 하니 기분이 다소 ‘업’되었다. 감기도 이제 떨어질려나…. 영양식이 감기 대처에 최선이었다.
 
인생엔 늘 반전이 있는데 이번 경우가 그런 모양이었다. 코펜하겐에서 베를린까지 12시간, 그리고 다시 룩셈부르크까지 12시간 정도 걸리는 장거리 버스여행에서 크루즈급 배타기 2시간은 상상하지 못했다. 뜻밖 호사에 인생은 ‘그래서’ 반전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사는 맛이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 일단 길을 나서면 무조건 도전이다. 한번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 결과나 미래의 보상을 떠나 그저 도전할 뿐이다. 이런 경험이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싶다. 배우고 또 배우면 그 또한 즐거움이 아닌가!
버스로 7시간을 거쳐 마침내 베를린에 도착했다. 여기에 배로 건너 온 2시간이 포함된다. 어쨌든 낮 시간의 버스여행은 오랜만이다. 물론 저녁에 다시 룩셈부르크로 긴 심야여행을 떠나야 한다.
 
베를린에서 느끼다 : 영국과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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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처럼 만들어 유대인 학살을 반성하는 독일의 추모 공원 모습이다.
베를린은 너무 멋진 도시이다. 도심 가운데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부끄러운 유대인 학살이라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미로 같이 생긴 공원을 별도 설치하여 공공연히 드러낸다. 유대인 학살을 영원한 업보로 여기나 보다. 그래서 인지, 글로벌 정책을 전개하면서도 독일은 결코 앞에 나서지 않는다. 앙숙인 프랑스를 내세워 진행하고 그 뒤에서 지원 조종하는 셈이랄까.

필자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와이파이고 전자기기를 충전할 전원 스위치이다. 대합실 같은 버스터미널에는 아무런 전원 장치가 없다. 당연히 와이파이도 안 된다. 근처 근사한 바에 들어갔는데 역시 와이파이가 안 된다. 정확하게 와이파이 개념조차 모르고 관심조차 없다.
인근 피자 가게에서는 주인이 미안한지 와이파이는 안 된다고 다소 계면쩍은 표정으로 답한다. 한참을 헤매다가 중국집에 가니 그곳은 와이파이가 되고 전원도 있었다. 덕분에 모처럼 중국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은 영국을 생각나게 한다. 영국은 독일보다는 영악하고 비즈니스 지향적이다. 반면 독일은 좀 더 보수적인 성격을 지닌다.

특히 영국은 세계를 식민지배한 경험이 있다. 이에 반하여 독일은 세계지배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여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없다. 그러다 보니 독일은 좀 더 솔직 순수하고 보수적이다. 영국은 양면적이고 이중적이며 융통성이 크고 긴민해 보인다. 새 문물의 도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독일은 제조업에 있어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일반 대중이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이 그리는 미래에 거의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저 지금 상태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투다. 사실 독일만큼 살기 좋은 곳도 없는 것 같기는 하다.

수년 전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독일 중견로펌에 있을 때가 생각 난다. 당시 온라인 로펌의 구상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더니 독일변호사들이 의외로 관심이 아주 많았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자소송이 일반화되었다고 하자 부러움을 나타냈다. 독일은 선진 전자소송의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전국의 모든 주(州)에게 동의를 받는 일도 쉽지 않고, 지방의 낙후된 주는 현재 시스템도 충분한데 골치 아프게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점도 작용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U의 리더격인 영국이 무엇인가 혁신적인 것을 하려고 해도 후진국인 다른 EU국가의 눈치를 봐야 하고 또한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지난하다는 것이다. 죽도 밥도 안 될 바에야 독자적인 국가운영이 낫다고 영국은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독일 등 다수 EU국가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참으로 걱정하고 잘못된 걱정이라고 한결 같이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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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지하철 모습이다.

2% 부족한 독일
 
독일은 배울 것은 많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드러내기에는 여전히 2% 부족한 면이 있은 것으로 보인다. 사적인 견해이고 달리 특별한 근거는 없다. 
전 세계시장을 내다보기 위해 독일보다는 영국적인 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영국식 접근에 대해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영국식 접근 즉, 융통성이 넓고 기업친화적인 사회전반적인 제도와 분위기는 충분히 배울만 하다.
 
적어도 특정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는 경험을 가지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물론 독일도 세계적인 기업이 많다. 그러나 영국적인 사회적 경험 즉, 세계를 지배한 경험과 노하우 등의 결합에 있어서는 영국과 독일은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월드 베스트’를 만드는 상품과 기업, 한류산업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해 그 노하우를 한국 기업들이 공유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세계 지배의 경험을 가급적 많이 쌓을 필요가 있다. 최근 BTS, 그리고 영화 ‘기생충’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입력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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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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