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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방송사는 ‘올바른 말투’ 텍스트를 마련해야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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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종편 할 것 없이 대부분의 TV는 날마다 토론의 장을 방영한다. 유튜브까지 포함하면 하루가 말잔치로 시작해서 말잔치로 끝나는 것 같다. 그런데 토론의 장에 참여하는 일부 토론자들의 말투가 올바른 말투를 훼손시키고 있어 걱정된다.
 
경제학도인 나는 이곳저곳 대학에서 (정년퇴임 후 13년까지 포함하여) 30년 넘게 올바른 말투를 강의해 왔다. 물론 전공아닌 5분 정도의 보너스강의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휘호 밑에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올바른 말투를 쓰는데도 대한민국의 일부 교수, 목사, 국회의원, 기자들은 토론장에 나와 자기 자신을 홍길동 교수, 홍길동 목사, 홍길동 국회의원, 홍길동 기자라고 소개하니 가소롭지 않은가! 이 칼럼에서는 올바른 말투가 어떻게 훼손되고 있는가를 사례를 들어가며 얘기한다. 방송사들은 올바른 말투텍스트를 마련하여 올바른 말투훼손 방지에 앞장서 줄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올바른 말투는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나 공식석상에서 사용하는 말투임을 미리 밝혀둔다.
 
올바른 말투의 기본 수칙은 어떤 것일까? ‘올바른 말투의 기본 수칙은 나와의 대화 상대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말투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예를 든다.
 
<사례 1>. 부자 간의 대화. 아버지: (둘째 아들에게) 네 형 어디 갔니? 둘째 아들: 형은 학교에 갔어요. 이 때 “‘형님은 학교에 갔어요라고 말하면 안 된다. 말하는 둘째 아들에게는 형님이지만 대화의 상대자 아버지에게는 아래이기 때문에.
 
<사례 2>. 두 토론자가 대통령을 언급하며 벌이는 논쟁. A: “문 대통령은 왜 민노총의 행패를 입 다물고 있는지 아세요?” B: “문 대통령께서는 민노총에게 선거 빚을 졌기 때문이겠지요.” 이 때 B처럼 문 대통령께서는 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대화에서 제 3자를 존칭으로 부르는 것은 공식석상에서 쓰는 말투가 아니다.
 
이제 올바른 말투가 훼손되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에피소드 1: “조국 장관의 따님이 .”
 
<관련 사례 1> 조국 사태가 날마다 TV 토론의 주제로 등장하던 무렵에 한 방송사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이 글은 조국 사태와는 무관함). 토론자인 시사평론가, 연구원장이 이렇게 말했다. “조국 장관의 따님은 .” 그 자리에는 장관 임명을 앞둔 조국 교수도, 그의 딸도 앉아 있지 않았다. 조국 장관의 딸은 두 대화자에게는 제 3자였다. 그런데도 그들은 카메라를 향해 조국 장관의 따님은 이라고 말한 것이다. 토론자들은 장관 임명을 앞둔 조국 교수의 딸을 따님이라고 말함으로써 자신들이 대단히 예의 바른사람들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아니면 평소에 즐겨 쓰던 아부형 말투를 생각 없이 썼을지도 모른다. 조국 교수가 대화의 상대자일 경우에는 따님이라는 말투가 맞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 맞는다.
 
<관련 사례 2> 조국 사태가 날마다 TV 토론의 주제로 등장하던 무렵. 조국 교수의 딸이 병리학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것을 놓고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한 논평. “현장 실습 후 쓴 에세이” “(병리학 논문의) 1저자는 당연히 (조국) 따님.”(조선일보, 2019.10.3. 사설.) 교육감이 이런 표현을 쓰다니! 이건 분명히 아부형 말투.
 
에피소드 2: “김평우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슈로 나라가 한창 들끓고 있을 때의 에피소드. (이 글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는 무관함.) 대한변협 회장을 역임한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는 성명서를 사흘이 멀다 하고 일간지에 낸 적이 있다. 그런데 성명서의 끝은 항상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김평우 변호사.”
 
김평우 변호사가 자신이 발표한 성명서에 김평우 변호사라고 쓴 것은 잘못이다. ‘김평우 변호사란 사람들이 김평우 변호사를 부를 때 존경의 뜻으로 이름 다음에 직함을 붙여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김평우 변호사는 자신을 표현할 때는 겸손의 뜻으로 직함을 앞세워 변호사 김평우라고 써야 한다. 이런 잘못은 교수, 변호사, 정치가, 기자들 사이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관련된 예를 더 든다.
 
<관련 사례 1> 20078월 어느 날 예술의 전당에서 국악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11개국 외국 대사가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50대의 한 한국정신문화원 교수가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사회를 맡은 한국정신문화원 홍길동 교수입니다.” 사회자의 자기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감히 대통령과 외국 대사들 앞에서 .’ 사회를 맡은 그 교수는 이렇게 말했어야 한다. “저는 사회를 맡은 한국정신문화원 교수 홍길동입니다.” “김평우 변호사와 같은 경우다.
 
<관련 사례 2> 타 대학에 특강 갔다가 일어난 일. 본 강의에 앞서 몇 분 동안의 올바른 말투강의를 위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유인물을 그 대학 교수인 내 제자에게 한 장 주었다. 그걸 읽고 나서 제자가 친근감 있는 어조로 나에게 쏘아붙였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자기를 소개할 때 홍길동 교수라고 말하는데요!”
몰라서 그래.” 나도 친근감 있는 어조로 쏘아붙였다. “서로 아는 사이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자신을 밝힐 때 겸손의 표시로 직함을 이름 앞에 붙여야 해. 영어는 그 반대고.” 그러고 나서 큰 목소리로 마무리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신년 휘호(揮毫)에서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쓴 걸 봤어?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쓰지. 만일 대통령 자신이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썼다면 상식 없는 대통령이라고 나라가 꽤나 시끄러웠을 거야. 대통령은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이라고 쓰는데 교수는 자신을 홍길동 교수라고 써도 된다는 말인가!
 
에피소드 3: “‘누나는 vs. ’형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슈로 나라가 한창 들끓고 있을 때의 에피소드.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 회장은 박 대통령에 관한 얘기를 할 때마다 누나는 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영 씨는 박 대통령을 가리켜 형님은 이라는 표현을 썼다. 언니를 형님이라고 부른 것은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대통령이지만 가족이므로 자를 붙인 것은 잘한 것이 아니다. ‘누님대신 누나라고 부른 박지만 회장이 양반스럽다.
 
에피소드 4: “Professor K. D. Hong”
 
한 지인이 내게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분으로, 교육계와 관계의 고위직을 두루 섭렵한 분이다. 그는 이메일의 시작을 영어로 “From Professor K. D. Hong”이라고 썼다. 내가 고심 끝에 결심을 하고 그 분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From K. D. Hong, Professor라고 쓰셨으면 합니다.” 그 분은 금방 고쳤다. 영어권에서는 우리말과는 달리 존경의 뜻으로 이름 앞에 직함을 붙여 “Professor K. D. Hong”으로 부르지만 자신을 소개할 때는 겸손의 뜻으로 ‘K. D. Hong, Professor’로 직함이 뒤에 와야 한다. 이런 경우 우리말과 영어는 표현이 반대다. 우리말이 동서라고 쓰는 것을 영어는 ‘west and east’라고 쓰듯이.
 
에피소드 5: “당신의 아내가
 
2019년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한 야당 의원이 감사 대상인 어느 장관을 앞에 놓고 사정없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흥분한 그 국회의원의 입에서 이런 말투가 터져 나왔다. “당신의 아내가 .” 그 국회의원은 당신의 아내가 대신 당신의 부인이 라고 말했어야 한다.
 
에피소드 6: “김 교수가 했어요.”
 
조교가 들어왔다. 그와 마주 앉았다. 그가 나의 동료인 김 교수 이야기를 꺼냈다.
교수님. 김 교수가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하지 말라고 했어요.”
이 녀석 봐라. “김 교수가 했어요라니! “김 교수님이 하셨어요라고 해야지. 그 자리에서 고쳐줬다. 내가 분명히 잘 가르쳤는데도 잘 못 이해한 것 같다. 내가 나이가 훨씬 많다 해도 김 교수와 나는 동료로서 동격이니 조교는 내 앞에서 김 교수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
 
에피소드 7: “저의 아버님께서는
 
한 젊은 목사가 제가 어렸을 때 제 아버님께서는 하고 설교를 시작했다. 귀에 거슬리다 싶어 세어보니 그 목사는 그 설교에서 무려 11번이나 아버님께서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젊은 목사는 아버님께서라는 말 한 마디에서 두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 자신의 아버지를 존경한 나머지 께서를 함께 쓴 것이다. 가족 이름에 붙이는 이나 께서는은 남이 존경의 뜻으로 붙여주는 것이지 내가 말할 때는 겸손의 뜻으로 이나 께서를 붙여서는 안 된다. 젊은 목사는 께서를 빼고 나의 아버지는 하셨다라고 써야 한다. (: 어떤 분은 나의 아버지는 했다라고 쓴다. 김형석 교수의 글에서도 이런 표현이 발견된다.)
 
에피소드 8: “남편은 집에 계시지 않는데요.”
 
내 친구 부인은 내가 전화할 때마다 그 이는 집에 계시지 않는데요라고 말한다. 내가 고쳐줄 만한 사이가 아니어서 참고 견딘다. 내가 이화여대 특강 때 강의에 앞서 약 5분 동안 <올바른 말투>를 언급했다. 언급이 끝나자 내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결혼해서 남편에 관한 전화를 받을 때 그이는 집에 계시지 않는데요라고 말하지 마세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160여 명의 학생들은 초등학생들처럼 한 목소리로 강의실이 떠나갈 듯이 하는 것이었다.
 
에피소드 9: 김윤옥 여사의 올바른 말투
새 주소로 잡지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서울시 세종로 1번지 청와대”(김윤옥)
주소가 청와대라구요? 그럼 비서실에서 전화를 하신거구요”(출판사)
그게 아니라 제 남편이 이번에 대통령이 된 이명박인데요”(김윤옥)
청와대 입주 후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평소 받아오던 잡지의 배달 주소를 바꾸려고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 오간 대화다. 이 대화가 신문(조선일보 2008. 3. 12.)에 실린 것은 의미 있다고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김윤옥 여사의 말투의 핵심은 대통령이 된 이명박인데요에서 나타나 있듯이 대통령 이명박으로 요약된다. 이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두 가지 실수를 바로 잡아준다. 김윤옥 여사는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해도 될 것을 가족이기 때문에 겸손하게 대통령 이명박이라 고 말한 것이다.
 
 

입력 :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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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대한민국 가꾸기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졸업, 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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