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머스크가 갈등 봉합을 시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와의 관계는 끝났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와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나는 그렇게 추정한다. 그렇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다른 일을 하는데 너무 바쁘고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캠프에 참여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쳤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대규모 정부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라는 별명도 얻었다.

머스크는 지난달 정부 특별공무원 신분을 내려놨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황금열쇠를 건네고 아름다운 작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규모 감세법안이 미국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비판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머스크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머스크 추천 인사 거부와 백악관에 남지 못한 것 때문에 화가 난 것이고, 무척 실망스럽다"고 공격했고 결국 7일 NBC인터뷰에서 "매우 무례했다, 그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두 인물의 싸움에 세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이스턴대 코스타스 파나고풀로스 정치학 교수는 “고질라 대 킹콩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6일 보도에서 "머스크는 트럼프와 맞붙을 수 있는 강력한 적수지만,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보유한 머스크는 트럼프와 갈등에서 잃을 것이 많다"며 "다만 그동안 드러나지 않던 트럼프의 취약점들도 이번에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의 갈등이 미 정부가 러시아, 이란, 중국 등과 무역 및 전쟁 등과 관련해 복잡한 협상을 진행하는데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은 머스크의 트럼프 성매매 리스트 의혹을 제기하고 트럼프 탄핵 지지 의사를 밝히고 트럼프는 머스크의 약물 복용 의혹을 언급하는 등 진흙탕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머스크는 충돌 후 트럼프를 공격한 SNS 글을 삭제하고, 소유 기업이 참여 중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사태의 여파를 축소하려는 행보를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손절'을 선언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맞게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