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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 원래 이름은 ‘샹그릴라’였다?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의 역사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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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에서 대통령 숙소로 사용되는 애스펀 로지(Aspen Lodge)의 모습. 사진=백악관

한·미·일 정상이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에 모여 정상회의를 가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정상을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휴양시설로 캐톡틴 산악공원(Catoctin Mountain Park)에 있다. 미국 대통령들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앞두고 찾는 곳이다. 수도 워싱턴DC에서 11시 30분 방향으로 약 110㎞, 헬기로는 30분 거리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스버그(Gettysburg) 연설장에서는 30㎞ 떨어져 있다. 캠프 데이비드는 해발 500m에 이르는 지대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7~8월 최고기온은 27도, 최저기온은 18도 수준이다.


대통령 휴양지임에도 미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이라 ‘캠프(camp, 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면적 약 50만㎡(약 15만 3000평) 규모로 축구장 70개를 합친 크기다. 별장 관리는 미 해군이, 경비는 미 해병대가 맡는다. 엄격한 신체·심리검사를 통과한 해병대원을 선발해 1년간 근무하도록 한다. 이곳에서 근무한 해병은 ‘대통령 봉사 배지’를 받는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에서 보안이 가장 철저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군사시설에 속해 일반인 출입은 물론 인터넷을 통한 지도 검색도 제한된다.


캠프 데이비드는 1938년 미국 연방정부 직원들이 이용하는 캠프로 문을 열었다. 1942년 3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국립공원관리청에 워싱턴DC와 가까운 장소에 대통령 휴양지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미 해군은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안전을 이유로 포토맥(Potomac) 강변에서 요트를 이용한 휴양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기에 대체 휴양지가 필요했다. 워싱턴과 가까운 곳으로 휴양지를 택한 이유는 전시에 대비해 수도 근처에 있어야 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의 자택인 뉴욕 하이드파크와도 가까워야 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여름철 무더위와 습도를 견디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루스벨트 대통령은 에어컨 바람도 싫어했기에 의료진은 고도가 높은 인근 지역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했다.


194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캐톡틴 산악공원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별장 이름은 캠프 데이비드가 아닌 ‘샹그릴라(Shangri-La)’였다. 영국 작가 제임스 힐턴이 쓴 유명한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온 티베트 낙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1953년부터 캠프 데이비드로 불러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샹그릴라를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지정했다. 이후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손자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의 이름을 따 샹그릴라를 ‘캠프 데이비드’라고 불렀다. 데이비드 아이젠하워는 훗날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위가 된다.


작은 백악관이라고 할 정도로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일할 수 있도록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이 있으며 정보센터가 있다.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지하 방공호도 마련돼 있다. 여기에 손님을 위한 ‘게스트 캐빈(cabin, 오두막집)’ 12개가 구불구불한 길로 연결돼 있다. 방문객에게는 골프 카트가 제공된다.


숙소 외에도 볼링장,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농구·당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테니스, 수영, 스노모빌, 낚시, 하이킹, 자전거 타기, 트램펄린도 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머무는 ‘애스펀 로지(Aspen Lodge)’는 메릴랜드 시골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부터 역대 미국 대통령 전용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22번이나 캠프 데이비드를 찾았다. 1942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15명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애스펀 로지를 이용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하면 시설을 개조하고 건물을 새로 지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골프장을 새로 만들었고 몇몇 대통령은 취미를 위해 승마장과 낚시터 등을 조성했다. 덕분에 캠프 데이비드에는 다양한 여가 시설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캠프 데이비드를 가장 많이 찾은 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1981~1989)으로 총 189회 방문했다. 그다음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닉슨 대통령(1969~1974 재임) 160회, 아들 부시로 알려진 조지 부시 대통령(2001~2009년) 150회 순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동생 도로시 부시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결혼식을 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외국 정상급 인사를 초청하는 장소로도 활용됐다. 캠프 데이비드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 모두가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해야 할 때 특별히 이 별장을 이용한다. 격식과 의전을 중시 하는 백악관 회담과는 달리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고간다.


캠프 데이비드를 처음 찾은 외국 정상은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다. 그는 1943년 5월 이곳에서 열린 첫 번째 회의에 참석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노르망디상륙작전 계획도 이때 논의됐다. 1959년에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소련의 흐루쇼프 서기장과 회담을 했다.


‘캠프 데이비드 협정(Camp David Accords)’으로 알려진 평화협정도 이 별장에서 맺어졌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벌어진 중동전쟁을 중재하기 위해 1978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했다. 9월 5일부터 시작된 비밀협상은 12일 뒤에야 끝났다. 이를 바탕으로 1978년 3월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평화협정이 맺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에 앞서 우리나라 정상 중 이곳을 방문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있다. 2008년 4월 1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이 대통령은 별장에서 1박 2일 동안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이 직접 카트를 운전하겠다고 한 뒤 카트를 몰았는데 부시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들며 “파인 드라이버(훌륭한 운전자)”라고 했다. 당시 회담에서 한미 정상은 주한미군의 규모를 현재 수준인 2만 8500명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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