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은 德과 仁을 바탕으로 ‘작은 나’에서 ‘큰 나’로 나아가 ‘큰 어른’을 꿈꿔
⊙ 국민정서법과 떼법을 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만들어야
崔鳳永
⊙ 62세. 서울교대·건국대 영문과 졸업. 한국학중앙연구원 석·박사.
⊙ 조선사회연구회장, 교육사학회장, 한국인격교육학회장,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회장 역임.
⊙ 국민정서법과 떼법을 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만들어야
崔鳳永
⊙ 62세. 서울교대·건국대 영문과 졸업. 한국학중앙연구원 석·박사.
⊙ 조선사회연구회장, 교육사학회장, 한국인격교육학회장,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회장 역임.

-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정부수립을 선포했다.
오늘날 한국인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모든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이다. 한국인이 대한민국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주권을 가진 국민이 다 같은 인격체로서 함께 어울려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일들로 많은 어려움을 맞고 있다. 그런데 주도세력이 하는 일은 난리를 피우거나 아우성을 지르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땜질식 처방이 고작이다. 사람들은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질 뿐, 국가의 근본과 앞날에 대해 눈길조차 보내지 않는다. 학자들조차 국가의 근본과 앞날에 대해서 묻고 따지고 푸는 일을 하지 않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한국인이 지금처럼 국가의 근본과 앞날에 대해 눈을 감고 있으면 머지않아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는다면 많은 사람이 살길을 잃고 길거리로 나서게 될 것이다. 위기를 맞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국가의 근본과 앞날에 대해서 깊이 묻고 따지고 풀어야 한다.
‘작은 나’에서 ‘큰 나’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저마다 따로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로서 함께 하는 일이다. 예컨대 사람이 숨을 쉬거나 음식을 씹거나 잠을 자는 일은 저마다 따로 하는 일이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거나 군대에서 보초를 서거나 직장에서 업무를 보는 것은 우리로서 함께 하는 일이다.
사람이 저마다 따로 하는 것은 개별(個別) 인격으로서 하는 일이고, 우리로서 함께 하는 것은 공동(共同) 인격으로서 하는 일이다. 사람이 개별 인격으로서 하는 일은 낱낱의 목숨에 달려 있고, 공동 인격으로서 하는 일은 서로를 이어 주는 마음에 달려 있다. 사람은 목숨이 끊어져 몸이 허물어지면 개별 인격은 사라지지만, 공동 인격은 목숨이 끊어진 뒤에도 마음을 통해 계속 이어지게 된다.
나와 남이 우리로서 함께 하는 공동 인격의 경우에 내가 스스로 뜻을 내고, 두고, 하는 일이 쉽지 않다. 내가 뜻을 내어서 남을 끌어갈 수도 있는 반면, 남이 뜻을 내어서 나를 끌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끌어가는 경우에 나는 뜻에 거슬리는 일이라 하더라도 공동 인격으로서 함께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예컨대 조선시대에 모든 사람이 신분이라는 공동 인격에 묶여서 살았기 때문에 노비의 경우는 상전이 시키는 일이면 아무리 뜻에 거슬리더라도 노비라는 공동 인격으로서 상전이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노비는 상전을 거역한 죄에 걸려 목숨까지 잃는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인은 저마다 따로 하는 개별 인격과 우리로서 함께 하는 공동 인격을 하나로 아울러 ‘나’라고 부른다. ‘나’는 저와 우리를 자유로이 오가면서 계속 모습을 달리하기 때문에 일정한 정체를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내가 나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일까지 흔히 일어난다. 나의 정체를 분명히 알고자 한다면, 저마다 따로 하는 ‘나’와 우리로서 함께 하는 ‘나’를 ‘저’와 ‘우리’로 갈라서 또렷하게 드러내야 한다.
한국인은 저마다 따로 하는 개별 인격을 ‘작은 나’로 여기고, 우리로서 함께 하는 공동 인격을 ‘큰 나’로 여긴다. 사람은 저마다 따로 하는 ‘작은 나’에서 우리로서 함께 하는 ‘큰 나’로 나아감으로써 ‘큰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이런 까닭에 한국인은 오랫동안 덕(德)과 인(仁)을 ‘큰 덕’과 ‘클 인’으로 새겨 왔다. 사람은 덕과 인을 바탕으로 ‘작은 나’에서 ‘큰 나’로 나아감으로써 ‘큰 어른’으로 자리하게 된다.
| 個人·共同·集團주의와 國家 낱낱의 사람은 저마다 따로 하는 개별 인격과 우리로서 함께 하는 공동 인격을 하나로 어우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개별 인격을 앞세우기도 하고 공동 인격을 앞세우기도 한다. 학자들은 일찍부터 개별 인격과 공동 인격 가운데서 어떤 것을 인격의 바탕으로 삼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문화적 특성을 서로 비추어 연구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 왔다. 이런 연구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개인주의, 집단주의, 공동주의에 대한 논의다. 개별 인격을 인격의 바탕으로 삼고서 안팎을 두루 꿰어서 인격의 틀을 짜는 경우에 ‘개인주의’로 나타나게 되고, 공동 인격을 인격의 바탕으로 삼고 안팎을 두루 꿰어서 인격의 틀을 짜는 경우에 ‘공동주의’가 나타나게 된다. 또 공동주의와 개인주의를 어울러 집단의 안으로는 공동 인격을 인격의 바탕으로 삼으면서, 밖으로는 개별 인격을 인격의 바탕으로 삼아 인격의 틀을 짜는 경우에 ‘집단주의’가 나타나게 된다. ‘공동주의’는 옳고 그름을 가름하는 잣대를 공동 인격에 두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일이 공동 인격에 어울리면 옳은 것으로, 그렇지 못하면 그른 것으로 본다. ‘개인주의’는 만인(萬人)에 의한 만인의 투쟁을 불러오지만, ‘집단주의’는 만가(萬家)에 의한 만가의 투쟁을 불러온다. 이런 까닭에 개별 인격이 가진 이기성이 집단을 통해 드러나게 되면 국가나 인종까지 집어삼키는 무서운 폭력을 불러올 수 있다. 역사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인종을 청소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져 왔다. 씨족, 지역, 신분 따위를 달리하는 온갖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면 인격의 범위와 내용, 인격이 갖는 권리와 책임을 또렷하게 규범으로 만들어서 누구나 따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런 필요에 맞추어 생겨난 매우 강력한 규범체계가 바로 ‘국가’다. 국가가 정한 규범을 좇아 살아가야 하는 국민이 온전한 인격체로서 살아가려면 국가가 ‘사람다움’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온전한 인격체로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일은 이루어질 수가 없다. 예컨대 조선왕조의 경우에는 국가가 ‘신분다움’에 바탕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노비는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온전한 인격체로 사람답게 살 수 없었다. |
한국인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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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의 거리응원 모습. 당시 한국인은 ‘나’를 넘어 ‘우리’가 되는 집단체험을 했다. |
대한민국이 세워진 뒤로 국가 이름은 그대로 이어졌지만, 헌법·법률이 고쳐지면서 국가의 알맹이는 계속 바뀌어 왔다. 국가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을 아홉 차례나 고쳤는데, 그 가운데서 일곱 차례는 주도세력이 갖고 있는 권력에 대한 욕심에서 비롯했고, 두 차례는 국민이 갖고 있는 민주국가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했다.
한국인은 조선왕조, 대한제국, 일제식민지, 대한민국을 거치면서 국가체제와 정치투쟁에 대해 온갖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한국인은 대한민국이 바탕으로 삼는 민주공화국이 어떠한 국가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감을 바탕으로 국가와 정치를 이야기하고 국민의 대표를 뽑는다.
한국인은 대한민국에 대해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인다. 한국인이 살아가는 모든 것이 대한민국이 어떻게 굴러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 현실, 미래에 대해 온갖 이야기를 쏟아 낸다.
그러나 한국인은 대한민국의 바탕인 민주공화국에 대해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민주와 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또렷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민주와 공화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민주는 민주를 뜻하고, 공화는 공화를 뜻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공화의 경우는 더욱 심해서 공화를 공화(公和)로 쓰는지, 공화(共和)로 쓰는지 아는 사람이 매우 적다. 공화를 공화(共和)로 써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공화의 뜻이 ‘함께(共) 고루 하는 일(和)’임을 아는 이들은 더욱 적다. 이러니 대한민국은 껍데기만 민주공화국인 채로 아무렇게나 이리저리 굴러가는 일이 매우 많았다.
한국인은 대한민국을 좋은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공화국을 잘 알아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잘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으로 국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교육은 국민들이 민주공화국에 대해 더욱 잘 알도록 하는 일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하는 공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공부가 대한민국의 바탕인 민주공화국에 대해 묻고 따지고 푸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민주공화국에 대해 잘 아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들은 국민들이 민주공화국에 대해 잘 알게 되면 저들이 벌이는 권력싸움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것은 교과서에 민주공화국의 겉모습만 그려 놓고, 학생들이 따라서 외우도록 하는 일이다.
민주공화국의 헌법과 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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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대 국회 시절, 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석을 점거, 법안처리를 저지하고 있다. 한국인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국가의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
한국인은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생각한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이 일상에서 곱게 드러나면 국민정서법이 되고, 극단에서 밉게 드러나면 떼법이 된다. 이러한 법은 사람다움에 바탕을 두고 있는 까닭으로 국가라는 집단이 앞세우는 헌법보다 높은 자리에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걸핏하면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 있고, 국민정서법 위에 떼법이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한국인에게 대한민국은 이름 그대로 ‘모든 사람이 나라의 임자로서 함께 하는 크고 큰 나라’를 뜻한다. 이러한 국가는 모든 사람이 함께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를 말하고 그 속에 민주와 공화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를 만들려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국가의 법으로 만들어서 모든 국민이 절로 지키고 따르게 해야 한다. 사람답게 사는 법과 국가의 법이 다르면, 헌법과 법률의 바깥에 국민정서법이나 떼법과 같은 것이 있어서 국가가 기강을 바르게 세울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많은 힘을 기울이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국가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인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국가의 법으로 만들어 모든 국민이 절로 따르고 지키는 국가를 만들어 보고자 한 뜻은 국(國)과 사(私)와 공(公)과 조(調)와 화(和)와 균(均)과 주(周)와 보(普)와 편(遍)과 공(供)과 공(功)을 새기는 나라(國), 아름(私), 그위(公), 고루(調·和·均)와 두루(周·普·遍), 이바지(供·功)와 같은 말에 잘 드러나 있다.
한국말에서 나라(國)는 ‘날+아’로서 언제나 위에서 날고 있는 것으로서 모든 것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살아 있는 공공성의 알짜를 말한다. 아름(私)은 ‘알+음’으로서 아래에 자리하여 저마다 따로 하는 낱낱의 개체를 말한다. 그위(公, 官)는 ‘그+위’로서 낱낱의 개체를 넘어서 그 위에 자리하고 있는 공공성의 자리를 말하며, 고루(調, 和, 均)와 두루(周, 普, 遍)는 그위에 자리한 공공성이 아래에 있는 낱낱의 아름을 다 같이 아울러 ‘고루’ 하고 ‘두루’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이바지(供, 功)는 낱낱의 아름이 그 위에 자리한 공공성에 이바지하는 일을 함으로써 모든 아름이 복을 받아서 저마다 아름다움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을 말한다. 한국인은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따라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한국인의 아름다운 나라에 대한 꿈
한국인이 간직해 온 아름다운 나라에 대한 꿈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 번도 꽃을 피워 보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은 아름다운 나라에 대한 꿈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를 만드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이 대한민국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로 만들어 가려면 다음과 같은 것을 깊이 새겨야 한다.
첫째, 한국인은 국가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가는 모든 것을 거느리고 다스리는 하나의 독자적인 공공 인격체로서 저마다 나름의 국가정신을 갖고 있다. 국가를 세우거나 끌어가는 이들은 국가정신을 바탕으로 국가의 목적과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룬다. 이런 까닭으로 국가가 제대로 되려면 국민이 국가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인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다 함께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이다. 이런 까닭으로 대한민국은 국가정신을 사람다움에 두어야 한다. 민주와 공화, 주권과 권력도 사람다움을 이루는 연장으로 쓰여야 한다. 그래야 한국인이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최고의 열망인 사람다움을 국가에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
한국인은 이미 오래전에 국가정신을 사람다움에 두었는데, 그것이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홍익인간은 ‘사람을 크게 돕는 일’을 말하는데, 환인이 아들인 환웅을 사람이 사는 세상에 보내 신시(神市)를 열게 할 때 전한 국가정신이다. 환웅의 아들인 단군은 이러한 국가정신을 이어받아 조선을 세워서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국가를 이루고자 했다.
둘째, 한국인은 헌법과 법률을 만들거나 고치는 잣대를 사람답게 사는 법에 두어야 한다. 한국인이 살아가는 일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따라 이뤄진다. 한국인에게 헌법과 법률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로서 닦아 놓은 것이다. 한국인은 이러한 길을 함께함으로써 하나의 우리로 어울려 살아간다. 누구든지 이 길을 벗어나면 곧바로 죄를 묻고 벌을 준다.
한국인은 여러 가지 까닭으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을 만들거나 고쳐 왔다. 그런데 헌법과 법률을 만들거나 고치는 것이 많은 경우에 특정한 집단의 입맛을 좇아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되면 국가의 법이 사람이 사는 법이 아니라 특정한 집단이 사는 법이 되고 만다. 특정한 집단이 국가를 등에 업고 저들의 욕심을 채우게 되면, 헌법과 법률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허울만 남게 된다.
헌법과 법률을 만들거나 고칠 때에는 왜 그래야 하는지 까닭이 있어야 하고, 이러한 까닭이 옳고 그른지 판가름할 수 있는 또렷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경우에 한국인이 까닭의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잣대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이다. 따라서 헌법과 법률을 만들거나 고치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그것이 사람답게 사는 법에 비추어서 어떻게 떳떳한 것임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국가를 사랑하는 일은…
셋째, 한국인은 국민으로서 국가의식을 또렷하게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은 주권자로서 국가를 만들어 가는 임자이다. 국민이 국가의 임자로 구실하려면 국민의식을 또렷하게 가져야 한다. 국민의식이 또렷해야 국민이 주권자로서 국가의 줏대를 지키는 일과 납세자로서 국가의 곳간을 지킬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권력남용과 부정부패, 무사안일과 무위도식으로 국가가 병드는 것을 막아낼 수 없다.
국민이 국가의식을 또렷하게 가지려면 국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국민이 국가, 국민, 체제, 주권, 권력, 민주, 공화 따위가 무엇을 뜻하는지 또렷이 알아야 국민이 살고 싶은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국민이 국가를 사랑하는 일은 국가를 아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국민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국가를 미워하고 싫어하여 얕보고, 헐뜯고, 허물고, 떠나고, 팔아먹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넷째, 한국인은 공직자가 공직자답게 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공직자는 국민을 대신해 공무를 보도록 국민이 고용한 일꾼이다. 공직자는 법률에 따라서 갖가지 공공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국가가 되도록 일하는 사람이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꾼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정신과 국법질서와 담당업무를 잘 알아야 하고, 굳건한 국가의식을 가져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이 맡긴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거느리고 다스리는 일을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이 공직자를 고용한 주인의 자리에 있지만, 공직자에게 맡긴 권력으로 말미암아 국민이 공직자의 부림을 당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런 까닭으로 공직자가 권력을 잘못 쓰는 경우에는 국가를 해치고 국민을 괴롭히게 된다. 국민은 공직자가 권력을 잘못 쓰지 않도록 언제나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국가가 허물어지는 것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가 허물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공직자가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기 위해 권력을 사사롭게 쓰면 국가가 병들어 썩게 된다. 만약 헌법과 법률을 바탕으로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법정에서 전관예우, 유전무죄·무전유죄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국가는 이미 국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다.
다섯째, 한국인은 국가의 제도를 바로 세우고, 국가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인은 대한민국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면, 사람답게 사는 법에 비춰 국가의 제도를 필요할 때마다 개선하고 개혁하고 혁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치고, 만들 것은 만들어 국가에 붙어 끊임없이 덩치만 키우면서 세금만 축내는 온갖 군더더기들을 과감하게 털어내야 한다.
한국인의 대한민국 역사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것이 될 수 있도록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는 한국인이 지닌 사람다움에 대한 열망이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그 내력을 좇아 정리해야 하고, 그것이 어떻게 보람·긍지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먼 앞날의 빛나는 역사를 향해 힘차게 걸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