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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최근 기승 부리는 북한의 ‘인터넷 南侵’

北찬양 문건 하루 1000건 올리며 융단폭격

글 : 김정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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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우리민족끼리’ 해킹당한 후 우리측 인터넷 매체 디시인사이드 공격… 최근 對南 선동자료로 ‘도배’
⊙ 국내외 기사, 커뮤니티 게시물, 사진, 영상 짜깁기해 선전·선동 자료 구성 후 반복게재
⊙ 세계 각국 IP로 우회해 反韓·反美·親北 성향 게시물 전파… 일부 글에선 북한式 표현도 발견
⊙ 10년 전부터 對南 사이버 공격 본격화한 북한, 대규모 선전활동 조직적 전개
⊙ 해외 친북 사이트 134개에 게시물 年 4만건… 北 사이버전 전담인원 3000명 이상
  <유엔이 미쳤나 봐요. 자릿길 꺽기 인공지구위성의 성공과 소형 핵실험으로 유엔이 제재를 해야 할 이 중대차한 시기에 유엔이 북에게 3천만 달러를 긴급 지원해야 한다고 밑도 끝도 없는 뉴스가 나온단 말이다. 남몰래 울고 있니 유엔의 지도부들. 그 자릿길 꺽기 인공지구위성 한 방이 그렇게 두려웠을까. 유엔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범죄를 일삼아 오던 미국의 또 다른 이름이여 유엔이여 가련한 그 신세 3천만 달러에 숨어 있구나.>
 
  지난 5월 1일 새벽 4시경 우리측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의 한 갤러리에 게시된 글 내용 중 일부다. 4월 29일자 《러시아의 소리》 <유엔-조선국민위한 원조자금모금>이란 기사를 캡처한 후 짜깁기한 글이다. 해당 게시물의 IP 주소는 미국이었으며, 내용 중 ‘자릿길’은 ‘궤도’의 북한식(式) 표현이다.
 
  이 내용은 바로 전날인 4월 30일 밤 통합진보당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유엔이 미쳤나 봐>란 글을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식 표현을 그대로 쓴 이 글은 ‘북한의 핵실험에 유엔이 꼬리를 내리고 대북제재 대신 지원을 하려 한다’는 거짓 선동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이른바 ‘정보전사’로 불리는 대남(對南) 심리전 조직의 전형적인 게시물이다. 현재 디시인사이드엔 비슷한 패턴의 게시물이 매일 1000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조직적으로 선동자료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은 대선정국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경이며, 올해 4월부턴 게시물 수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상태다.
 
 
  “北의 對南심리전으로 판단”
 
디시인사이드 한 갤러리에 한꺼번에 올라온 ‘정보전사’ 게시물들. 이들은 하루 1000건 이상 북한 찬양 자료를 올린다.
  《월간조선》이 최근 디시인사이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부터 7월 11일까지 하루 평균 900개의 게시물이 대남선동 게시물로 신고돼 삭제됐다. 커뮤니티 특성상 20~30%의 글이 적발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면, 최소 1000개 이상의 글이 매일 올라온 셈이다. 사이트 관리자는 “빠를 땐 1초당 한 건씩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글의 IP 주소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태국, 칠레, 베네수엘라,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을 아우른다. 한국 IP도 종종 발견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정 개인 또는 조직이 대남선동을 목적으로 IP를 우회해 반복적으로 게시한다는 의미다.
 
  한 대북(對北) 전문가는 “정치적 논란을 떠나 지난해 논란이 된 국가정보원의 대선 관련 댓글 수가 검찰 수사 결과 총 73개로 밝혀진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북한의 대남 사이버 공작에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의 사이버 공간은 사실상 전장(戰場)이며, 남북의 사이버 심리전 상황은 평시(平時)가 아니라 이미 전시(戰時) 상태”라고 분석했다.
 
  디시인사이드는 하루 순 방문자 200만명 규모의 국내 유수 커뮤니티 사이트다. 분야와 사안별로 총 1500여 개의 갤러리가 개설돼 있는데, 이 중 인기순위가 높은 10여 개의 갤러리를 중심으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의 기사와 논평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디시인사이드가 이를 삭제·차단하기 위해 전담 직원을 뒀을 정도다.
 
  김유식(金裕植) 디시인사이드 대표는 “IP를 우회하고 서로 다른 닉네임을 쓰고 있지만, 지나치게 일정한 패턴의 대량 짜깁기 글이 공세적으로 올라온다”며 “무엇보다 내용 자체가 북한을 교묘하게 찬양하는 데다 북한에서만 쓰는 어휘도 종종 등장해 중국 또는 제3국을 근거로 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2011년 1월 북한의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김정일·김정은 부자(父子)를 조롱하는 글과 그림을 메인화면에 올리고, 해당 트위터(Twitter)와 유튜브(Youtube) 계정까지 장악해 김정은을 비난하는 글과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디시인사이드는 수차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왔으며, 지난해부턴 북한찬양 게시물이 대규모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종북 성향 게시물 수가 갑자기 증가한 시점이 지난 4월 18일 발생한 디도스 공격 직후인 것으로 확인돼 이번 사이버 선동 공세의 북한 연계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北, 댓글 전담만 200명 이상
 
  유동열(柳東烈)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국내 종북 세력이 IP를 두 군데 이상 경유해서 이런 글을 올릴 이유는 적다고 볼 때 북한 통일전선부의 사이버 전담팀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비(非)실명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외 각종 포털과 대형 커뮤니티의 경우 국내에서 불법적으로 입수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회원가입 후 전문적으로 댓글을 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디도스, 금융전산망 마비, 직접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은 주로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인터넷 환경을 활용한 대남 선전·선동은 통일전선부에서 관할합니다. 관련 첩보에 따르면, 통전부 사이버 전담팀엔 게시물과 댓글만 쓰는 인원이 200~3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중국에 직접 나오거나 중국 내 조직에 의뢰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댓글의 경우 북한 내에서 IP를 우회해 조직적으로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치안정책연구소가 올해 초 발간한 《치안전망 2013》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사이버 공작은 ▲사이버 선전·선동을 통한 심리전 ▲정보수집을 위한 해킹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테러 ▲사이버 간첩교신 등으로 분류된다.
 
  북한은 ‘구국전선’과 ‘우리민족끼리’ 등 해외에 개설한 약 134개의 사이트를 활용해 남한 사회 교란을 노린 허위선전과 유언비어 유포 등 국내 종북세력과 연계된 대남 정보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다. 핵심 선동 방향은 반(反)대한민국, 반미, 반자본, 친북 투쟁 등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사이버전 전담부대 인원이 30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함흥컴퓨터기술대 학과장 출신인 김흥광(金興光) NK지식인연대 대표는 관련 게시물에 대해 “글쓴이들은 자신들이 평범한 대한민국 국내 좌파로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내용 전개와 게시물의 구조 등을 보면 분명히 상부의 지시 아래 짜깁기를 한 흔적이 보인다”며 “월북자나 납북자 출신의 교관을 통해 이남화(以南化) 교육을 받은 전문요원들이 조직적으로 가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의 이른바 ‘평범한 좌파’들은 이렇게 글을 쓰고 짜깁기하지 않죠. 너무 식상한 방식입니다. 내용, 방식, 분량 모두 자발적으로 완성했다기보단 특정 목표와 의도를 위해 임무를 부여받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내용을 전파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중립적인 듯 보이게 국내 기사와 댓글을 캡처해 올리고, 관련 커뮤니티 게시물을 추가한 후, 결론 부분에서 본색을 드러내고 선전·선동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루 1000개 이상 대량으로 IP까지 우회해 게시하는 패턴을 감안했을 때, 국내에서 누가 이런 행위를 하겠습니까.”
 
 
  박근혜, 국정원, 미군, 일베 등 주요 타깃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는 이번 공격을 북한의 대남 심리전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사이트 관리자가 핵심 주요 단어를 필터링해 게시물을 차단하는 조치를 피하기 위해 기사 내용을 이미지로 캡처해 짜깁기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펼친다. 내용은 남북의 군사, 분쟁, 정치, 외교 등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사안에 따라 바뀐다.
 
  패턴은 주로 국내외 언론의 기사 또는 논평을 내걸고 관련 선동 게시글을 캡처한 후 기사 링크와 영상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여러 자료를 짜깁기했기 때문에 상당히 긴 분량이며, 일관되게 반 대한민국, 반미(反美), 반일(反日), 친북(親北) 성향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비난 대상은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현(現) 정부 인사, 새누리당, 국정원, 미국·일본 정부, 국군과 미군, 우파 논객, 디시인사이드·일간베스트저장소 등 보수 성향 사이트 등이다.
 
  지난 4월 25일 올라온 글을 보면, 김종훈(金鍾勳) 전(前)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관련 기사에 그의 미 중앙정보국(CIA) 관련 이력을 강조한 후 “이완용이 현신했다”는 글을 캡처해 올리고 반미 성향 자료와 영상을 링크했다. 이들이 캡처한 글 내용 중 일부다.
 
  <한국 국적이 아닌 자를 한국의 고위공무원으로 임용할 생각을 했다는 그 자체가 이미 한국이라는 나라는 제대로 된 ‘나라’도 아니라는 반증이지요. (중략) 미국 국적의 인간이 감히 남의 나라인 한국의 고위공무원이 되겠다고 덤벼들다니… 그런 발칙한 상상 자체도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 아래엔 ‘주한미군 재배치’ 부분을 강조한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개최 뉴스기사가 이어진 후 미국과 김종훈씨를 동시에 비난하는 국내 사이트의 댓글이 덧붙여졌다. 마지막엔 <북, 일본 군국주의 부활은 죽음뿐 경고> <북, 미국에 불벼락과 철추를> <북, 미국 몸서리쳐지는 타격 못 피할 것> 등 제목의 《자주민보》 기사를 링크했다.
 
  《자주민보》는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 판결을 받은 이창기(45)씨가 운영해 온 인터넷 매체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전해 ‘종북매체’란 비난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운영자 이씨에 대해 북한 공작원과 수십 차례 교신하고 《자주민보》를 통해 북한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을 찬양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같은 날 올라온 다른 게시물엔 북한발(發) 핵(核)위협이 고조된 4월 17일 한국 경제 위기를 보도한 내·외신 기사가 실렸다. 기사와 함께 캡처된 글엔 ‘노골적 반북정책을 계속하다가는 자칫 한국 경제 전체가 왕창 망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지금 북한이 사실 많이 참고 있어서 그렇지, 북한이 만일 정말로 남한 경제를 찌부러뜨려 망하게 하고자 한다면 그 수단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이미지는 국내 포털의 한 카페에 게시된 글과 댓글을 캡처한 것이다.
 
  바로 아래엔 <한국 경제의 미래, 북한에 있다>란 제목의 《오마이뉴스》 기사와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논평을 인용한 <미제에게 통하는 것은 오직 ‘힘’뿐>이란 제목의 《통일뉴스》 기사를 이어 붙였다. 마지막엔 <북, 말 필요 없다 오직 핵 폭탄으로… 적 아성 불마당질 위협적 경고>란 제목의 《자주민보》 기사 링크가 달렸다.
 

 
  북한군의 ‘우수성’ 과장 선전
 
‘정보전사’의 전형적인 대남 선전 게시물. 국내외 기사, 사진, 영상 등을 짜깁기해 만들었다.
  노골적인 북한 정권 홍보성 글도 게재된다. 지난 5월 8일 올라온 게시물엔 북한의 줄기세포 연구와 식물채광 기술 등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북, 줄기세포로 젊어지는 약 개발>이란 제목의《자주민보》 기사와 《통일뉴스》의 <북, 식물에서 금 채취하는 ‘식물채광’ 기술 개발>이란 제목의 기사가 게재됐는데, 두 기사 모두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한 것이다.
 
  기사 아래엔 개성공단에서 남한 직원들이 승용차까지 동원해 물품을 싣고 내려오는 사진을 내걸고 ‘개성공단 폐쇄되면 南 비싼 대가 치를 것’, ‘개성공업지구 운명은 지금 경각에 이르렀다’, ‘개성공업지구가 완전히 폐쇄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괴뢰 패당이 지게 될 것’이란 북한 매체 보도 내용을 덧붙였다.
 
  수류탄의 핀을 뽑는 이미지와 함께 ‘(개성공단) 폐쇄는 돈의 이익·손해가 아닌 민족의 의절 선고이며,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아 버린 것’이라며 ‘이런 행동은 무식해서가 아닌 의도적인 것’이란 글을 실었다. 그리고 ‘박양은 바께스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라며 ‘Why did you kick the bucket, ms Park?(왜 양동이를 걷어찼느냐, 미스 박?)’이라고 덧붙였다.
 
  질문 아래엔 목을 맨 사람이 발을 받치고 있던 양동이를 넘어뜨리는 내용의 조잡한 그림과 함께 ‘미국이 오빠가 자기만 믿으라고 하길래…’란 답을 달았다. 지난 4월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결정을 두고 ‘미국만 믿고 한 자살행위’라고 비난한 것이다.
 
갤러리 성격에 맞춰 올라온 게시물. 미스터리를 가장한 북한군 선전 자료다.
  디시인사이드 해당 갤러리의 성격에 맞춘 게시물도 발견된다. 지난 5월 8일 ‘미스터리 갤러리’에 올라온 <레알 눈앞에서 사라지는 비행물체 공개>란 글은 제목만 보면 평범한 미스터리 관련 게시물 같지만, 내용은 다소 엉뚱하다. 제목에 없던 공개 주체가 사실은 북한이었다. 게시물 내용이다.
 
  <유튜브에 조선중앙통신이 열병식 퍼레이드를 녹화해서 올렸는데요, 비행기가 비행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네요. 헐,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방송에서 인민군 장병들도 두리번거리네요. 흠, 신기할 따름이군요.>
 
  이어 캡처해 붙인 기사의 큰 제목은 <북, 눈앞에서 사라지는 비행물체 공개>이고, 소제목은 ‘인민군 창건 81돐 사열식에서 비행’이었다. ‘김정은 원수’란 캡션이 달린 김정은 사진과 함께 시범비행을 하던 전투기 3대가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는 《자주민보》 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이를 두고 ‘항간에 떠돌던 조선의 이온추진체’라고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스텔스’까지 등장한 기사 댓글 아래엔 <북 ‘인류는 미국 멸망 운명 똑똑히 볼 것’> <한국군 여섯 가지 취약> 등의 기사 제목 링크와 북한 공군 소개 영상이 걸렸다. 단순 미스터리를 가장한 글이 사실은 북한군이 한국군과 미군보다 강하다고 선전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6·25 ‘북침’ 의혹 제기
 
북한군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선전 자료.
  대놓고 북한군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게시물도 있다. 공군 관련 내용에 맞춰 ‘항공전 갤러리’에 <레알 북하니스탄의 ㅎㄷㄷ한 Mig-29s>란 제목으로 실렸다. ‘레알’은 ‘리얼(real)’, ‘북하니스탄’은 북한, ‘ㅎㄷㄷ’은 ‘후덜덜’을 뜻한다. ‘미그29s 스텔스 종결짤’이란 사진은 북한 미그기(機)와 다른 항공기의 날개를 함께 보여주며 미그기 조종사에 ‘저걸 까야 하는데’란 말풍선을 붙였다. 날개 일부만 나온 항공기는 ‘동해상에서 36계 줄행랑치고 있는 양키 측 RC1355 코브라볼 정찰기’란 설명을 붙였다.
 
  사진 아래엔 ‘미 정찰기가 내부에서 정찰 장교의 명령으로 비디오 촬영이 된 사진을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백악관 보고를 위해 사진으로 캡처한 것’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인 통신사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뒤이어 김정일과 김정은이 전투기 내부를 살펴보거나 전투기 앞에서 대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북한 전투기들이 열병해 비행하는 사진, 북한 전투기가 미국 스텔스기를 격추하는 상상도 등을 이어 붙이고 관련 영상을 함께 내걸었다.
 
  6·25전쟁이 남한의 도발로부터 시작됐다는 선전글도 눈에 띈다. 이 글은 2004년 3월 방영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분단의 기원’이란 다큐멘터리 영상을 먼저 올린 후 해방 후 남북 상황을 북한의 입장에서 왜곡한 글을 붙였다.
 
  <북한에 진주한 쏘련군들은 북한을 식민통치하지 못했지만, 남한에 진주한 미군들은 군사 식민통치를 시작했습니다. (중략) 북한에 진주한 쏘련군들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모두 철수했지만, 남한에 진주한 미군들은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남한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어 일부 일본 신문의 보도 내용을 소개하며 ‘1949년부터 6·25 전까지 하루 1.5회꼴로 국지전이 발생했고, 남한이 북침해 북한이 이에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글은 ‘그때 정황들을 판단해 보면 북침이네 남침이네 딱 떨어지는 판단은 덜 떨어진 생각이고, 다른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편집증’이라며 북침 의혹을 제기한다.
 
  6·25전쟁 초기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의 보도를 게재한 후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김일성의 연설문을 그의 사진과 함께 덧붙였다. 이들이 여러 사진과 글을 짜깁기하고 내린 결론은 ‘이젠 진실을 알고 우리민족끼리 화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민족이 화합해야 한다’는 것으로, 현재 북한 측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지 오래다. 구(舊)소련 붕괴 후 기밀문서가 해제되면서 ‘6·25전쟁은 김일성이 스탈린의 허락을 받고 소련과 중공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면밀히 계획하고 전격적으로 집행한 침략 행위’임이 명백히 밝혀졌다.
 
 
  결론은 對南협박·공갈·선동
 
  6·25로 시작한 선동 게시물은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문구를 거쳐 2012년 12월 미국 뉴저지에서 화물열차 추락해 유해가스가 누출됐다는 기사로 이어졌다. 마지막엔 뉴욕에서 거지가 폭행당하고 뉴욕경찰이 노숙자의 불독을 총기로 사살하는 영상으로 마무리됐다. 6·25 북침설(說) 주장으로 시작해 반미 조장 영상으로 끝난 셈이다.
 
  이들이 인용하는 발언과 기사는 성향을 가리지 않는다. 북한과 반대되는 내용을 교묘히 배치한 후 자신들의 입장을 전파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 8일 올라온 한 글의 제목은 <딕 체니 ‘북한 때문에 우린 곤경에 처했다’>였다. 미국 공화당 출신의 전 부통령 이름을 내걸어 보수 성향의 글인 것처럼 위장한 게시물이다.
 
  기사 내용 중 ‘미국의 강경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이란 부분을 강조한 이미지를 올린 후 이를 두고 <북한의 지도자가 ‘예측불가능’해서 미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무기력함’을 숨기기 위한 대중기만술적 용어에 불과하다>며 <현재 미국은 북한을 다룰 군사적 능력과 수단이 없고, 북한의 군사적 능력은 적어도 이미 미국과 맞짱 뜰 정도라는 의미>라고 설명한 국내 인터넷 카페 글을 발췌했다.
 
  딕 체니(Cheney)와 미국을 비방한 댓글에 이어 ‘조선인민군 T-90(폭풍호)’이란 다음 아고라 게시물이 첨부됐다. 해당 게시물엔 러시아의 T-90 전차 운용 사진과 북한군이 이를 타고 열병식을 하는 사진 등이 실렸다. 사진에 대한 설명은 ‘러시아제 T-90을 모방하여 만든 땅크(탱크의 북한식 표현). 성능은 거의 같다고 한다. 여기 사진(북한군 전차)의 전차보다 더 최신형을 인민군은 생산중이라고 합니다’였다. 사진 아래엔 <북한 신형 전차 자체개발>이란 제목의 2002년 기사가 덧붙여졌다.
 
  북한군 찬양글에 한국군에 대한 비방이 빠질 리 없다. 북한군 찬양 기사 아래엔 ‘반면에 돈 없는 한국군은’이란 문구 다음에 한국 전차 보유 현황을 보여주고 6·25 탱크를 쓰고 있다며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글 내용 중 일부다.
 
  <똥별 예편 후… 김잡놈 같은 무기 로비스트들 때문에 엔진과 미션은 독일제로, 무엇은 어느 나라제로 하다 보니까 전차 1대에 무려 60억씩이나 나가서 대량 생산, 실전 배치도 못했다능~(디시인사이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방식) 한국군의 K-1전차. 그래서 40년 된 1960년대 월남전 때 쓰던 M-48 전차를 지금까지 고쳐 쓰고 있다는 한국군… 인민군과 전면 전쟁하갔습네까? 에휴~.>
 
  마지막 부분은 《자주민보》 기사 링크로 선동했다. <북, 무력행동 임박 시사보도> <북, 군·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격노> <북, 미국 제가 지른 불에 타 죽을 것> <북, 반미 대결전 승리 뜻하는 공연 진행> 등의 기사 제목이 게재돼 글의 목적이 ‘한·미 양국보다 강한 북한군이 곧 공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전형적 대남 선전·선동임을 알 수 있다.
 
 
  기사와 선동글을 교묘히 편집
 
  이들은 미국과 일본 등 한국의 우방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한미·한일 우호관계를 평가절하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시리아, 이란, 몽골 등 북한과 가까운 국가는 최근 동향을 우호적으로 전했다. 6월 22일에 올라온 게시물은 ‘괴뢰정권’이란 단어에 대한 네이버 지식백과의 해설을 캡처한 것으로 시작한다. ‘자주성·주체성이 없이 다른 나라의 지령을 받아, 그 나라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정권’ 등 부분에 밑줄까지 쳐 둔 이미지다.
 
  먼저 괴뢰정권에 대한 정의를 보여준 후 교묘한 편집이 시작된다. 일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일본은 미국의 첩>이라고 발언한 기사 제목들과 그가 ‘일본의 식민통치는 대단히 온건하고 공정했다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들었다’란 내용을 보도한 방송 캡처를 올렸다. 그리고 ‘일본은 미쿡(미국)의 첩, 그렇다면 남한은?’, ‘중국은 깔보고, 미국에는 첩’이란 문구를 덧붙였다.
 
  기사 아래엔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과 오바마(Obama)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 김관진(金寬鎭) 국방장관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악수하는 장면 사진을 함께 올렸다. 특히 이명박-오바마 악수 사진엔 ‘오바마 횽아야~ 뼛속까정 친미 친일이야, 딸랑딸랑~’이란 문구가 달렸다.
 
  서론을 푼 다음, 선동은 곧바로 본심을 드러낸다. <일본이 믿을 곳은 북뿐이다> <북 초강경 군사적 행동조치 시간이 증명할 것> <북, 예고 없이 서울 통째로 불바다>란 제목의 《자주민보》 기사 링크가 걸렸고, ‘세계는 조선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영상을 덧붙였다. 보수 정치인인 마거릿 대처(Thatcher) 전 총리의 장례식 기간에 런던에서 열린 ‘반(反)대처리즘’ 시위자들의 과격한 사진을 보도한 국내 통신사 기사를 내건 후 ‘정치인이 자본가의 개노릇을 했다’고 논했다.
 
  영국에 대한 비난은 미국으로 이어졌다. ‘미 총기규제안 상원 투표 부결’, ‘보스턴 마라톤 폭발사고’, ‘텍사스 비료공장 폭발사고’, ‘워싱턴 독극물 리신 테러공포’ 등 문구와 함께 ‘자작극’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내용 중 일부다.
 
  <관심을 돌리고, 통제를 강화하고, 군대를 움직일 명분을 위해 자국민을 희생시키는 그런 짓거리…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아. 그러니 동물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여 니들은. 인권? 그 잘난 미국의 인권을 가지고 범인을 잘 잡아내 봐. (중략) 원주민을 멸족시키고 세운 나라에 사람이 할 짓을 기대하는 사람이 바보겠지. 찢어져라… 니들끼리 치고받다 찢어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한 기사엔 ‘친일파 후손’, ‘디질라고 환장했는데 뭘 못하겠나’란 문구가 더해졌다. 지하드 군부가 이스라엘에 로켓 발사했다는 기사엔 ‘개스라엘’이란 단어를 붙였고, 미국이 이란의 지진 피해 지원 용의가 있다는 기사엔 ‘최근 이란이 미국 지원을 거절했다’는 부분을 강조해서 올렸다. 몽골 대통령과 북한 대사의 면담 기사엔 ‘양국의 우호관계 강화’란 부분을 짙게 표시했다.
 
 
  IP와 닉네임은 달라도 내용은 같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를 비방한 음모론 수준의 주장도 목격된다. ‘멸살범’이란 닉네임과 함께 <이멍박, 바근혜, 이건니 미국집결>이란 제목을 쓴 이 게시물은 ‘이명박 4월 23일 출국 후 종적이 묘연, 일부에서는 망명한 것이 아니냐란 추측도’란 내용으로 시작한다.
 
  <조지 부시의 초청으로 갔다곤 하는데 그의 미국행이 심상치 않습니다. 버진아일랜드 비밀계좌 터졌습니다. 이상득 LA 8000억 환치기 터졌습니다. 원세훈과 국정원 부정선거 특검 및 국정조사가 임박했습니다. 박근혜씨는 오늘 출국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USA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다는데 언론의 화려한 박비어천가 없이 소리소문 없이 박근혜씨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이명박과의 밀월’, ‘부정선거 은폐’, ‘남북긴장 유지의 대가로 무기구매 조공’, ‘도피성, 사건은폐, 조공’ 등으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미국행 소식을 덧붙여 ‘지금 미국엔 대한민국을 말아먹은 놈 3종 세트가 다 모여 있다’며 ‘무엇을 퍼주고, 무엇을 팔아먹고, 무엇을 은폐할지’라고 했다. 이건희 회장 일가에 대해선 ‘당근 냄새를 맡고 피신한 것’이라고 했고, ‘박 대통령은 미국에서 개차반 대우를 받았다’고 선전했다.
 
  이 게시물을 올린 ‘멸살범’이란 닉네임은 ‘정보전사’들이 임의로 정한 이름이다. 대량의 글이 한 번에 수십·수백 개씩 연속으로 올라오는데, 평소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오는 유명 닉네임을 그대로 차용해 쓰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13일 게시판 상황을 보면 ‘멸살범’이란 닉네임과 ‘자뻑뇌제로’란 제목을 쓴 게시물과, 반대로 ‘자뻑뇌제로’란 닉네임과 ‘멸살범’이란 제목을 쓴 게시물이 순차적으로 올라왔다. 수십 개의 게시물 모두 같은 내용이었지만, IP 추적 결과 모두 다른 국가에서 올라온 것으로 밝혀졌다. 단일 개인 또는 조직이 IP를 우회해 집중적으로 선전활동을 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런 패턴은 대다수 갤러리에서 비슷하게 반복된다. 4월 28일 항공전 갤러리엔 ‘Das boots’란 닉네임을 쓴 세력이 수십 개의 게시물을 연속으로 올렸다. 내용은 앞서 언급된 북한 미그기와 공군 찬양 자료였다. 5월 8일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 방미, 북한 전투기 사열식, 딕 체니의 북한 관련 발언은 ‘멸살범’, ‘윤성효♥’, ‘[하야끄]’, ‘현자의돌’ 등의 닉네임으로 대량 게시했다.
 
  실명확인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디시인사이드 사이트 특성상 이른바 ‘유동닉’이라 불리는 임의명으로 게시물을 올린다. 회원가입을 한 이들은 ‘고정닉’으로 불린다. 정보전사들이 선택한 닉네임은 모두 기존 이용자 것을 차용한 것이다. 비회원제로 시작한 디시인사이드는 2007년 7월 정보통신망법 시행령에 따라 실명제로 바뀌었다가 지난해 8월 관련 법이 위헌결정을 받으면서 다시 비실명제로 되돌아왔다.
 
  ‘정보전사’의 공격에 대한 원천적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IP를 차단해도 여러 우회 프로그램을 써서 글을 올리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차단하는 방법밖에 없다. 디시인사이드 측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토르브라우저’ 등은 IP를 두 차례 우회변경하기 때문에 추적이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전담 직원이 삭제와 차단을 시작하면 이를 비방하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는 것으로 볼 때, 무작정 로봇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이 직접 간여(干與)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北, 10년 전부터 사이버 공작 본격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결정을 두고 ‘미국만 믿고 한 자살행위’라고 비난한 그림.
  ‘정보전사’의 게시물 대부분은 기존에 등장한 글, 사진, 영상을 짜깁기하는 형태다. 개별 글들은 주로 대형 포털의 카페나 단체 홈페이지의 게시판 등에서 캡처했다. 자신들의 ‘중립성’을 포장하기 위해 국내 기사나 공식 자료의 경우 출처까지 밝혀 놓았다. ‘평범한 한국인’을 가장해 대놓고 이적활동을 해 온 것이다.
 
  디시인사이드는 피해 자료를 수집해 지난 4월 25일 관련 기관에 정식수사를 요청했다. 현재 수사당국은 디시인사이드가 샘플링해 넘긴 2163건의 게시물을 전수(全數) 조사해 우회된 해당 IP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IP를 우회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프록시 서버는 크게 ‘투명 프록시(transparent proxy)’, ‘익명 프록시(anonymous proxy)’, ‘엘리트 프록시(elite proxy)’ 방식으로 나뉘는데, 문건을 게시하는 데 사용된 IP는 근원지 추적이 어려운 ‘익명 프록시’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지속적인 차단과 삭제에도 불구하고 우회 또는 회피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등 나름 전문 기술력을 갖고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다는 점 ▲게재된 문건이 대부분 북한의 체제선전, 북한 주장 확산, 우리 정부 비난 일색인 점 등을 근거로 북한의 해외 사이버 공작거점의 소행 또는 친북 인물을 이용한 대남 심리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2010년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이 ‘우리민족끼리’ 게시판에 김정일 부자 비난글을 게재한 후 두 사이트가 서로 해킹과 디도스 등으로 공격을 반복한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국제적 해킹 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의 북한 사이트 해킹까지 발생해 이에 대한 북한의 ‘이적게시물 대량 게재 공격’ 가능성에 수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종북 세력이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 프록시 서버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10년 전인 2003년 7월 인터넷을 ‘남한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정보수집, 대남 심리전, 간첩 통신, 도발 등 대남공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정찰총국의 ‘모란봉대학’, 총참모부의 ‘지휘자동화대학’, 평양컴퓨터기술대학, 평성리과대학 등에서 정보전 전문장교 등을 양성해 실전에 배치했다.
 
  북한은 중국 베이징(北京), 단둥(丹東), 선양(瀋陽) 등에 설치한 사이버 거점과 해외공관 등을 활용해 7·7 디도스 공격과 농협 사이버 테러 등 사이버 공격을 자행했으며, 해외 프록시 서버를 이용해 내국인으로 행세하면서 김일성(金日成) 일가(一家) 찬양과 체제우월성을 선전·전파해 왔다. 해외에 체류하는 종북 세력은 국가보안법 적용이 불가능한 외국인 신분 등을 활용해 국내 시민단체 웹사이트 등에 노골적인 북한찬양·대남비방 자료를 무차별 게재하고 있다.
 
 
  왕재산 간첩단 대북보고 “인터넷 선전활동 조직적 전개”
 
  2011년 적발된 왕재산 간첩단 사건 당시 압수된 대북 보고문에도 북한의 구체적인 사이버 심리전 공작 사례가 수차례 등장한다. 2010년 12월 8일 북한 225국에 보고된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선진적인 대중 및 활동가들이 다양한 형태로 11·23 포격전(연평도 포격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고 선전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광범위한 반이명박·반전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고 대중들에게 선전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보고문 내용 중 일부다.
 
  <특정 인터넷 사이트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이 밀집한 다음의 아고라나 네이버, 야후 등의 사이트에서 대중적으로 선전되고 있으며, (중략) 전쟁불사를 외치는 사람은 수구꼴통으로 낙인 찍히며 인터넷상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직은 이를 위하여 광범위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선전활동을 전체 조직원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적(利敵)단체들의 인터넷을 이용한 조직적 여론전도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2010년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실천연대’는 2007년 1월 ‘온라인 실천단’을 결성해 비밀 인터넷 카페 운영과 조직적인 댓글 달기 작업 등을 통해 인터넷 여론전을 추진한 바 있다.
 
  결성 당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본방향 및 운영계획’에 따르면, 이들은 3대 포털에서 중요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제때 장악하고 여론의 흐름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글 퍼나르기와 기사 댓글 달기를 기본활동으로 정했다. 운영방식은 기사댓글과 작전댓글을 기동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피라미드식 연결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단체 혐의로 사법처리된 6·15공동선언실천 청년학생연대(청학연대)는 2006년 ‘반(反)수구 온라인실천단 누리꾼’을 조직해 3인 1조로 구성된 ‘단위’가 ‘중앙’에서 내려 보내는 내용을 퍼나르거나 댓글을 다는 등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조직의 계획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수구들에 의해 장악된 인터넷 여론을 장악하고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 6·15 세력들에 대한 투쟁 여론 형성’을 결성취지로 정하고, ▲주요 포털 토론방 댓글 달기 ▲진보개혁적 사이트에 글 남기고 자료 퍼나르기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에 글 남기고 자료 퍼나르기 ▲한나라당 수구세력 사이트에 규탄 글 남기기 등 내용을 활동방안으로 삼았다. 또 온라인 거점으로 한 포털에 클럽을 개설하고 주 1회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2007년 11월 작성된 ‘17대 대선승리를 위한 30일 총력투쟁 지침’에 따르면, 이들의 ‘대선투본(투쟁본부) 총적(총체·총괄의 북한식 표현)목표’는 ‘60개 작품, 200개 블로그로 2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2010년 7월 작성된 ‘전쟁훈련 반대 투쟁 방침’엔 ‘140자 트윗 릴레이 전쟁훈련 반대성명전을 26~28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전개한다’며 ‘기어이 전쟁을 하겠다는 건가요? … 유엔도 결론 내리지 못한 천안함 사고 원인을 가지고’란 예시까지 달아 놓았다.
 
 
  해외 利敵사이트 게시물 年 4만건
 
  2012년 12월 기준 해외 친북 사이트는 총 134개로, 미국(53개), 일본(33개), 중국(19개), 북한(8개), 독일(4개) 등 총 19개 국가에 분포돼 있다. 2011년 기준 122개보다 12개가 증가한 수치이며 이 중 97개 사이트가 차단된 상태다. 2012년 한 해 동안 총 4만1373건의 게시물이 이들 사이트를 통해 게재됐으며, 이는 전년 2만7090건보다 1만4283건 늘어난 수치다.
 
  해외사이트들을 거점으로 작성된 이적 게시물들이 국내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면서 대남 사이버 심리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상 폐쇄망이나 다름없는 북한의 인터넷 인프라를 감안하면, 세계적 규모의 개방형 망(網)을 자랑하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재 하루 1000개 이상의 선전 문건을 게시하는 주체가 수사결과 북한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국내외에 방치된 이적 사이트에 대한 총체적 대응의 필요성을 촉발할 전망이다. 최근 정치적 논란을 떠나 ‘정보전사’의 공세 규모와 방식만을 보면,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활동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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