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양사이버대 문영식 부총장

“한다면 한다! 빅데이터로 개인 맞춤형 교육 실현”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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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2학기 학부 경쟁률 10대 1, 대학원 경쟁률 6대 1
⊙ 카운슬링 서비스로 중도탈락률 21%->14%로 낮춰
⊙ 사이버대는 이제 오프라인 일반 대학과 신입생 선발 경쟁을 하는 시대

文泳植
1957년생. 서울대 전자공학과, 한국과기원 전기 및 전자공학 석사, 美 캘리포니아주립대 공학 박사 / 한양대 교수, 한양대 공대 학장, 한양대 교무입학처장 및 공학기술대학원장(ERICA캠퍼스),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제44대) 역임 / 과학기술훈장 진보장 수상
사진=조준우
지금까지 대학이나 대학원은 공부하기 좋은 여건이 유기적으로 잘 갖춰진 도심 속에 캠퍼스를 꾸렸다. 그러나 그런 정주(定住) 개념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온라인 수업이 일상이 되었다. 심지어 오프라인 일반 대학에 100% 온라인 석사학위 과정이 개설돼 일반 대학과 사이버대학 간 차이가 사라졌다.
 
  온라인 교육을 거부하는 일반 대학이 망하는 일이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지 모른다. 반면 오랫동안 온라인 교육에 노하우를 다진 사이버대학들은 새로운 중흥기를 맞았다.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새로운 풍속도다.
 

  국내 온라인 대학 교육의 중심축인 한양사이버대 문영식(文泳植) 부총장을 만났다. 한양대 ERICA캠퍼스 공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있다가 지난 3월 부임한 문영식 부총장은 그야말로 ‘뼛속까지’ 공학자다. 컴퓨터공학이 주 전공. 최근 과학기술훈장 진보장을 받았다. 지난 11월 4일 한양대 서울캠퍼스에 위치한 날렵하게 생긴 한양사이버대학 건물에서 만남을 가졌다.
 
 
  코로나19 시대 再중흥기를 맞다
 
  ― 문 부총장께서 지금까지 연구개발한 분야를 알아봤더니 무척 흥미롭지만, 입으로 옮기기가 어려워요. 이동물체 인식에 의한 자동 보안 감시시스템 개발, 디지털 영상특수효과 개발… 등은 어디에 쓰이는 기술인가요.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연구들입니다. 시각과 관련한 안면(顔面)인식 같은 것이죠. 인공지능 분야의 역사가 50년 정도밖에 안 됐어요. 지금처럼 웬만큼 잘하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고요. 대개 실험실이나 논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지금처럼 손 안(스마트폰)까지 AI 기술이 성장한 것은 채 10년이 안 됩니다.”
 
  ― 이런 기술적 진보를 가능케 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소위 딥 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요. 자동차의 자율주행 방식만 하더라도 안면인식 기술이 필수죠. 과거엔 꿈도 못 꾸던 일인데 지금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죠.”
 
  ― AI 공학자를 한양사이버대로 모셔온 이유가 있네요.
 
  “시대 변화를 따라가는 공부 방식이 언택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온라인 강좌든, 원격 강의든, 혹은 온·오프라인 혼합형 강의든 코로나19에 따른 교육의 미래는 분명해졌습니다. 정해진 공간에서 비싼 대가를 지불하며 배우는 학문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죠. 손바닥 안의 작은 교실에서 모든 공부가 이뤄질 겁니다. 사이버대학이 선도적으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요즘 가장 잘나가는 대학이니 아무 걱정거리가 없지요?
 
  “어딜 가나 걱정거리 없는 곳이 있나요? 다 있죠. 최근 1~2년 사이 모든 대학이 온라인 강의로 바뀌었잖아요. 갑자기 언택트 사회가 되면서 오프라인 일반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사이버대학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됐어요.
 
  역설적으로 한양사이버대는 일반 대학과 경쟁하는 체제가 됐어요. 그런 면에서 미리 경쟁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됐고 그게 제일 큰 걱정거리입니다.”
 
  ― 사이버대학의 위상이 커졌다는 이야기군요.
 
  “(위상이 커져) 걱정스럽기도 하고 새롭게 성장할 기회이기도 하죠. 과거에는 오프라인 일반 대학에 비해 사이버대학의 입학 경쟁률이 낮았는데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어요. 올 2학기 학부 과정의 입학 경쟁률이 10대 1, 대학원 경쟁률은 6대 1입니다.”
 
  계속된 문 부총장의 설명이다.
 
  “사실, 수도권 대학에 개설된 일반 대학원 과정도 정원을 못 채우기 일쑤거든요. 지방대학은 말할 것도 없고요.
 
  컴퓨터공학과요? 제 전공 분야도 대학원 정원을 못 채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취업이 잘되니까 진학을 안 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죠.”
 
 
  방송국 수준의 첨단 스튜디오를 활용한 온라인 강의
 
지난 7월 2일 《조선일보》와 한양사이버대가 공동 주최한 제2회 ‘평생 학습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오프라인 일반 대학의 온라인 강의와 온라인 교육에 특화된 사이버대학의 온라인 강의를 비교한다면.
 
  “저는 오프라인 대학에서 30년간 대면 강의를 했습니다. 작년 코로나19 때 처음 온라인 강의를 하는데, 정말 진땀을 흘렸어요. 아마 학생들도 당황했을 겁니다. 강의용 파워포인트 자료만 가지고 설명하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한양사이버대에 와서 강의 콘텐츠 제작 과정을 둘러보고 직접 온라인 강의도 들으면서 새삼 놀라게 됩니다. 사이버대 교수님들은 이미 20년 전부터 온라인 교육을 고민해온 분들이에요. 비대면으로 어떻게 하면 학생 흥미를 끌고 어떻게 하면 귀에, 눈에 쏙 들어오는 학습자료를 만들지 노하우를 다져놓았더군요.”
 
  ― 사이버대학이든 일반 대학이든 온라인 수업이 대동소이할 것도 같은데….
 
  “아닙니다. 일반 대학의 온라인 수업은 그냥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수준입니다. 학생을 직접 볼 수 없으니 가르치는 교수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죠. 심지어 실시간 강의를 녹화해 재방송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엄청 많아요.
 
  그러나 사이버대 강의는 방송국 수준의 첨단 스튜디오를 활용해 강의하고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영화 찍듯이 크로마키 촬영기법을 이용하고 블루 스크린에 관련 화면을 띄웁니다. 고대 건축과 관련한 수업이면 그리스·로마 시대의 조형물을 화면에 불러 인터랙티브하게 수업합니다. 일반 대학의 온라인 강의에선 상상하기 어렵죠. 또 인공지능 ‘챗봇’으로 학생들이 궁금하거나 어려워하는 질문만을 골라 제시하죠.”
 
 
  ‘칸 아카데미’ 같은 수준별 맞춤 학습 제공
 
  ―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지향하고 싶은 모델이 있나요.
 
  “하버드대, MIT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 플랫폼 에드엑스(edX)와 같은 온라인 강의도 영향력이 크지만 저는 ‘칸 아카데미’를 주목합니다.”
 
  칸 아카데미는 수학, 예술, 컴퓨터 프로그래밍, 경제, 물리학, 화학 등의 교육을 무료 온라인 강의로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이다. 칸 아카데미 한국어 사이트도 개설돼 있다.
 
  “칸 아카데미는 퀴즈 풀이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세분화해 파악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요.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인 개인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칸 아카데미의 수준별 맞춤형 강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한양사이버대에서 이미 추진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 온라인 강의를 통해 어떻게 수준별 수업을 하나요.
 
  “대면 수업에선 대개 이해도가 높은 학생 위주로 강의가 진행되는데, 이해도가 낮은 학생에겐 재미없는 수업이 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온라인으로 하면 가능합니다. 한 단원을 배운 뒤 퀴즈를 풀어 그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연결시켜주면 되거든요.
 
  게다가 요즘엔 빅데이터 처리가 잘 되어 학생 개인의 성향, 학업 성취도까지 다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문 부총장은 이 대목에서 사이버대의 장점을 한층 부각시켰다.
 
  “우리는 수시로 수업내용에 대한 퀴즈를 제공해 학생별 수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한 개념에 대해 수준별 추가 강의나 학습 자료 등을 제공하죠. 학생들에게 ‘맞춤복’ 같은 최적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요.”
 
  ― 일반 대학의 온라인 강의는 대개 실시간 줌 수업 형태로 이뤄지더군요. 사이버대 강의는 어떻게 하나요.
 
  “실시간 수업 비율은 많지 않아요.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강의를 녹화해서 보여줍니다. 많은 학생이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듣기 때문이죠. 다만 시험은 실시간으로 봅니다.
 
  대학원 수업은 대면 학업 활동을 보완하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그룹 세미나를 한다든가 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합니다. 수업도 실시간 세미나 비율을 20% 늘려 학생들 간 토론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 녹화 강의를 하면 질문은 어떻게 받나요.
 
  “대면 수업에서 손을 들고 질문하는 것보다 비대면으로 질문하는 게 더 편하죠. 질문이 막 쏟아집니다. 교수님들이 밤낮, 휴일 구분 없이 답해야 하니 수고스럽지요.
 
  또 주중에는 온라인 강의를 하고, 주말에는 학생들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합니다. 사실 교수 입장에선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런 열정과 사명을 갖춘 곳이 사이버대라고 생각해요.”
 
 
  카운슬링서비스센터로 중도탈락률 낮춰
 
사진=조준우
  한양사이버대는 학생들의 학업 성공을 위해 카운슬링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11명의 학업코치가 학생들이 겪는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점을 찾는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부진을 진단해 필요한 부분을 돕는다.
 
  “대학에 등교하지 않으니 아무래도 소속감이나 피드백이 떨어질 수가 없거든요. 오프라인 일반 대학에 비해 사이버대의 중도탈락률이 20% 이상이 됐었죠.
 
  어떻게 줄이느냐가 고민이었는데 카운슬링으로 답을 찾았어요. 상담도 그냥 막연히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그 학생이 처한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돕습니다.”
 
  수강신청, 개강, 시험, 휴학 같은 학사일정 등 시기별로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적기에 밀착 상담을 한다. 문 부총장은 “카운슬링서비스센터에서 학기별로 9000여 건의 상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 21%에 달하던 중도탈락률이 지금은 14%대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 이런 정도면, 어려움에 처한 일반 대학이 자구책으로 온라인 대학으로 변신할 수도 있겠네요.
 
  “이미 일부 지방대학에서 그런 기류가 보입니다. 정원을 못 채운 모 대학은, 모자라는 그 정원수만큼 온라인 형태로 강의해서 학위를 주겠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일반 대학이 지금도 재정이 어려운데 새로운 투자로 온라인 강의 설비를 갖추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일반 대학이 엄두 못 내는 온라인 교육 투자
 
  ― 사이버대도 안주하면 안 되겠지요.
 
  “더 노력해야겠지요. 작년에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60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자했어요. 그중 강의와 관련한 LMS 부문을….”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는 학습관리시스템, 학사관리 운영 플랫폼을 말한다. 학생들의 성적과 진도는 물론 학습 콘텐츠의 개발과 전달, 평가에 이르는 교수학습 전반을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다.
 
  “이 LMS를 업그레이드시키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추가로 20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 2016년부터 매년 프론티어콘텐츠 공모를 실시해 학과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40개 학과(전공)를 운영 중인데 학과별로 적어도 한 과목은 우수 콘텐츠를 만들 계획입니다. 과목당 5000만원 이상의 예상을 책정해놓고 있어요. 그게 점점 확대되면 한 교수님이 1과목 이상의 시그니처 콘텐츠를 갖게 됩니다.”
 
  문영식 부총장은 “재학생 1만8000명 중 20대가 9000명이다. 계속 젊은 학생 비율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 대학은 20대 비율이 높습니다. 16세 학생이 4명입니다. 또 홈 스쿨링으로 독학사를 받은 19세 대학원생도 있어요. 사이버대는 3040 직장인 세대가 주로 다닌다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또 60대 이상이 늘고 있어요. 우리 대학 영어학과의 경우 16세와 86세 학생이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70년 격차를 뛰어넘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대학이죠.”
 
 
  16세와 86세가 공존하는 대학
 
  ― 말씀을 듣고 보니, 사이버대에 입학하고 싶어지네요. 경쟁률이 꽤 높던데 합격비법 좀 알려주세요.
 
  자기소개 및 향후 학업계획서(70점)를 작성하고 학업수행검사(30점)를 합산해 선발한다. 점수가 60점 이하면 정원이 미달해도 탈락이다.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를 써야 합니다. 표본이 될 만한 정보는 대학 홈페이지에 다 올려놨으니 참조하면 됩니다. 학업수행검사에 필요한 교재는 따로 없어요. 국어 문제도 있고 수학, 영어도 있어요. 고교 수준의 소양이 안 되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상식 수준에서….”
 
  덧붙여 이런 말을 했다.
 
  “합산 점수가 높은 학생을 뽑지만, 끝까지 (대학에) 남을 수 있는 학생을 뽑는 경향이 큽니다.”⊙
 
  문영식 부총장의 단답형 문답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Q 좋아하는 음식은?
  A “고기도 좋아하지만 국수를 가장 좋아한다.”
 
  Q 인상 깊게 읽은 책은?
  A “박완서 소설을 즐겨 읽는다. 김훈의 《칼의 노래》도 꼽고 싶다.
  비소설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젊은 공학자에게 추천한다. 대학에서 강의했던 ‘컴퓨터 비전’ 과목의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사피엔스》를 추천하며 소크라테스의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는 말과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이야기했다.”
 
  Q 노래방 18번은?
  A “발라드 계통을 즐겨 부르는데 버즈의 ‘겁쟁이’를 추천한다.”
 
  Q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일은?
  A “어릴 때 피아노를 쳤고, 대학에서는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 서울대 공대 밴드 ‘에코즈(Echoes)’의 키보디스트였다. 만약 그 시절, 대학가요제가 있었다면 인생 경로가 달라졌을지도….”
 
  Q 요즘 배우 중에 연기 좀 한다는 배우는?
  A “전도연.”
 
  Q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A “제 롤 모델이신 고(故)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님을 말씀드리고 싶다. 1965년 전자산업 불모지 한국에 PCB 전문기업을 창업하신 후 반세기 동안 혼신을 다하셔서 1조원 매출의 기업으로 성장시키셨다. ‘기술은 곧 사람’이라는 말씀과 함께 인재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2년 전 ‘AI센터’ 설립을 위해 사재 500억원을 서울대에 기부하신 일도 있다. 일찍이 ‘대덕복지재단’을 설립해 지역사회와 소외된 사람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신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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