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원도의 힘’ 김진선 강원도지사 : 월간조선

김진선(64) 강원도지사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강원 道伯(도백)’에서 물러난다. 자치단체장 3選(선)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더 이상 출마가 불가능하다. 그는 강원도 행정부지사로 있던 1998년 民選(민선) 2기 지방선거에 출마해 강원道政(도정)의 총책임자가 됐다. 이후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내리 당선됐고 법이 규정한 ‘최대 임기 12년’을 꽉 채운 광역단체장이 됐다. 그의 말대로 인생의 절정기를 도지사로 보낸 것이다. 그를 만나 ‘도백 12년’을 들었다.

“3선 연임 제한 違憲 소지 있어”

―퇴임을 6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도지사만 12년을 하셨는데 어떤 생각이 듭니까.

“자유인이 된다고 생각하니 약간 설렙니다. 가족과 여행도 하고, 영화도 보고 싶어요.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해서 그런지 솔직히 말해 오래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생의 절정기를 도지사로 보낼 수 있게 해 준 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일을 하다가 그만두면 병이 난다고 합니다.

“일단은 푹 쉬고 싶어요. 저는 선배들이 공직을 그만둔 후 권력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적어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요. 저는 공직생활 하면서 ‘배짱과 소신이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오늘 관두면 절에 가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일해 왔지요. 도청을 떠나면, 제 뜻대로 쉴 것이고 제 뜻대로 일할 겁니다. 국회의원의 연임 제한 규정은 없는데 자치단체장에게는 3선 연임 제한 규정이 있습니다. “違憲(위헌) 소지가 있다고 봐요. 유권자에게 선출권을 맡기는 게 헌법 정신에 맞아요. 도지사를 더 하고 싶어 이런 말한다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3선 제한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충남지사 출신인 沈大平(심대평) 의원이 국회에 들어간 후 ‘도지사 1선을 국회의원 3선으로 쳐 주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도지사의 업무가 힘들다는 얘긴데요.

“단순히 등가성 차원에서 도지사와 국회의원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다만 지방정부는 국방·외교만 없을 뿐 하는 일은 중앙정부와 비슷하죠. 일의 성격과 규모로 치면 小(소)정부라고 할 수 있지요.”

―官治(관치)시대와 민선시대의 도지사는 역할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관치시대의 도지사는 소극적 행정 집행자였습니다. 관리자로서 중앙의 법규와 지침만 잘 따르면 됐어요. 민선시대에 접어든 후 도지사는 지역 경영자로 변했어요. 지역민들에게 표로 심판까지 받으니 ‘정치적 행정가’이자 ‘행정적 정치가’인 셈이죠.”

―미국은 주지사 출신이 大權(대권)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장은 국회의원과 달리 지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일을 많이 해요. 그런 측면에서 국가통치권자와 유사한 일을 한다고 할 수 있지요. 대권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광역단체장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뭡니까.

“IMF 직후 도지사가 됐어요. 국민 모두가 힘들었지만 강원도 주민들도 정말 힘들었지요. 어려운 여건 속에 道政(도정)을 무난히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크고 작은 자연재해·재난이 발생했을 때 일을 수습하려고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일이 우선 떠오르는군요. 도지사로서 언제 가장 가슴이 아픈지 아세요? 도민들이 고통을 받을 때입니다. 동해안, 그리고 부모님 산소까지 타버린 큰 산불이 났을 때는 제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태풍 루사와 매미가 휩쓸고 지나갔을 때도 그랬어요.”

“큰 산불이 났을 때 가슴이 시커멓게 타 들어가”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춘천까지 1시간30분 만에 갈 수 있다. 개통식에 참석한 김진선 지사(오른쪽에서 네 번째).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평창동계올림픽, 그게 가장 아쉽죠. 두 번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간발의 차이로 유치를 못했습니다. ‘아, 이걸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것들도 많아요.”

김진선 지사는 공직생활 36년 중 대부분을 강원도에서 보냈다. 1974년 행시에 합격한 후 강원도 홍천군청 수습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청와대 기획단 직원(1970년대), 내무부 재정 등 4개 과장(1980년대)과 경기도 부천시장(1990년대) 등의 경력을 빼면 25년 이상을 강원도에서 근무했다. 이 때문에 疊疊山中(첩첩산중) 시골마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몇 안되는 公僕(공복)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月刊朝鮮이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강원도민에게 ‘김진선 지사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더니, 김 지사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73.8%로 나타났습니다. 月刊朝鮮이 그동안 조사한 전국 광역단체장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미흡한 게 많은데 도민들께서 후한 점수를 주셨군요. 고마울 따름입니다. 도지사가 된 후 가슴속에 ‘勿忘初心(물망초심·초심을 잊지 말라)’을 항상 새기고 다녔어요. 그 부분을 도민들께서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습니다.”

―‘김 지사가 추진한 정책 중에서 가장 호감 가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추진’이 최고로 나왔습니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유·무형 효과가 엄청납니다. 강원도정 600년사 중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한 적이 없었어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치戰(전)에 뛰어들었는데도. 올림픽 유치는 이제 강원도민의 자존심 문제가 됐습니다.”

―실패 이유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스포츠 외교력과 동계스포츠에 대한 취약성이 문제였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도 심했고요. 세 번째 도전을 선언했는데 이번에 끝장을 봐야죠. 국제 스포츠계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내부 사정을 알면 알수록 올림픽 유치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 돼요. 그래도 도전해야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요.”

교통망 확충은 강원도 발전의 시작이자 끝

김진선 지사는 강원도 교통망 확충을 위해 터널 30개를 뚫었다. 사진은 2003년 11월 하오터널 임시개통식 장면.

―얼마 전 IOC 위원인 李健熙(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라도 해야죠.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는 일이 대회 유치의 핵심입니다. 위원들이 개최지를 결정할 때 객관적인 조건만 보는 게 아닙니다. 머리보다 가슴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요. 세계 각국의 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노력’이 필요해요.”

―재임 12년 동안 추진한 정책 중에서 ‘이거 하나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뭔가요.

“하나를 꼽으라면 ‘교통망 확충’입니다. 강원도 발전의 시작과 끝은 교통망에서 출발해요. 강원도에 산이 많잖아요.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교통사정이 나쁘면 무용지물입니다. 예전에는 강원도 道內(도내)를 오가는 데 4~5시간씩 걸렸어요. 이를 두 시간대로 줄였어요. 그동안 뚫은 터널이 수십 개에 달하는데 도지사가 직접 시행을 한 지역 터널만 30개나 돼요.”

김진선 지사의 말대로 강원도는 오랫동안 교통망 개선에 道力(도력)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최근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됐고, 2010년에는 경춘선 철도 복선화도 이뤄진다. 그 외 제2영동고속도로, 동해안고속도로, 고속철도망 등이 3~4년 내에 완공된다.

김 지사는 “교통망이 나아지면서 수도권 기업이 강원도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며 “교통망이 완성되면 관광·레저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는 2000년부터 최근까지 997개 기업을 유치, 3년 연속으로 수도권 기업 유치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산업단지 68개를 조성 중이다. 강원도는 지방 차원의 남북교류 사업에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 첨단지식 산업 육성과 동북아 관광허브 전략도 추진 중이다.

강원도의 이런 노력에도 강원도민들은 ‘지역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月刊朝鮮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원도민의 84.0%가 ‘경기가 안 좋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김 지사의 견해는 이렇다.

“경제사정이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 경제주체가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있어요. 그러나 2~3년 후면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이 서서히 효과를 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종합리조트 알펜시아 건설을 놓고 논란이 있습니다.

“스키장을 비롯해 일부 시설은 이미 개장했어요. 현재 완공률 70% 정도인데 2010년 상반기에 그랜드 오픈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시설은 올림픽 유치시 핵심시설이 될 거예요. 다만 숙박시설을 분양하기 시작했던 2008년에 금융위기가 발생했어요.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유동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건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조만간 ‘名品(명품)리조트’로 탄생할 겁니다.”

세종시는 국가 비전에 배치

‘도백 12년’ 경력의 김 지사에게 최근 政局(정국)의 핵심 현안인 세종시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세종시 原案(원안)은 국가의 미래 차원에서 수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가 경영 차원에서 세종시 원안이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해요. 충청주민들도 어떤 게 이득이 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세종시 원안은 정치적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국가의 장기 비전이 될 수 없어요. 중앙부처의 분할, 이전은 불편과 비효율이 따릅니다. 우리의 국가 전략은 항상 통일을 염두에 두고 설계돼야 해요. 세종시 원안은 여기에 背馳(배치)됩니다.”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朴槿惠(박근혜) 전 대표는 나름 원칙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이 주도해서 법안을 수정해 처리했던 책임의 문제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분을 죽 지켜봤는데 행정경험은 없지만 과거 朴正熙(박정희) 대통령 시절 지도자 수업을 많이 받았다고 봐요. 세종시에 관해서는 국가장래의 문제로 길게 보고 보다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해요.”

―만약 김 지사가 현직 대통령이라면 세종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겠습니까.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생산을 늘리는 도시로 만들어야죠. 과학비즈니스벨트 같은 것이 한 예가 되겠죠.”

―행정구역 통합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얼마 전 자유기업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니 소규모 도시를 통합해 대도시를 만들 때 효율성·비용·효과 측면에서 나아질 게 없다고 돼 있더군요.

“저도 공감합니다. 순수한 효과만 따질 것이냐 아니면 비효율 속에서 효율을 찾을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의 행정구역 개편은 철학과 비전, 목표, 수단이 없어요. 통합으로 몸집만 키워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행정체제는 통솔범위와 규모의 원리에 따라 이뤄져야 해요. 자칫하면 능률 지상주의로 흘러 新(신)중앙집권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해야 합니까.

“행정을 해 보면 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우리의 강은 정비해야 할 때가 왔어요. 물은 반드시 흘러야 해요. 고이면 썩게 됩니다. 인위적이었던 것은 자연친화적으로 돌리고,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계속되는 곳에는 손을 대야 해요.”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지 15년이 됐습니다. 제도적으로 수정돼야 할 점은 없습니까.

“분권은 시대적 소명입니다. 분권에는 수평적 분권과 수직적 분권이 있는데 지방분권은 수직적 분권에 속하죠. 지방자치가 잘되고 있는 선진국처럼 우리도 수직적 분권을 헌법에 보강해야 해요. 현행 헌법에는 지방자치 관련 조항이 한두 조항밖에 안돼요. 교육과 경찰 자치, 조례 제정, 과세권 조항을 추가해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金大中(김대중)·盧武鉉(노무현) 정부가 초기에 지방분권을 내세웠지만 흐지부지돼 결국 실패했다고 봐요.”

―지방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 대통령의 일이 크게 줄겠군요.

“그런 것 말고도 대통령이 할 일은 많아요.”

국회의 권한이 대통령보다 더 세다

강원도는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수도권 기업 997개를 유치했다. 2009년 7월 해양심층수 전용 농공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김진선 지사(오른쪽에서 다섯번째).

―헌법에 명시된 권력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서 그렇지 정치권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改憲(개헌)입니다. 권력구조 개편론자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수평적 권력분산’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이 논리에 반대해요. 권한과 책임의 명료성, 효율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진짜 ‘제왕적 대통령’인지도 의문입니다. 오히려 국회의 권한이 더 셉니다. 법률제정권·예산의결권·국정감사조사권·임명동의권·탄핵소추권까지 다 가지고 있어요.”

김 지사는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와 내각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때가 왔다”며 “그 전제조건으로 政黨(정당)정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정당은 정확히 말해 ‘사람 중심의 정당’이자 ‘지역정당’입니다. 영남당, 호남당, 충청당 그리고 大選(대선) 중심의 정당입니다. 공천도 지역주민에 의한 상향식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입니다. 그렇다 보니 정당의 생명도 짧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치의식 속에는 ‘특정 지역 출신의 대통령’이라는 생각도 깊게 자리 잡고 있는데 아주 잘못된 거예요. 영남·호남·충청권에 기반을 둔 정치세력에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면 강원도, 제주도 같은 곳에서도 대통령이 나와야 해요. 그렇다고 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이 말을 잘못 들으면 제가 대통령 자리에 욕심이 있다고 오해하겠군요(웃음).”

김진선 지사는 “정당은 지역이나 보스가 아니라 이념과 정강정책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개혁이 이뤄져 왔는데 유독 정치권만 ‘개혁 無風地帶(무풍지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기존 정당은 이념과 정강정책에 따라 廢置分合(폐치분합·구역이나 구조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것)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통합하고 민주당도 분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봅니까.

“한나라당은 야당도 아니고 글자 그대로 집권여당입니다. 정권을 주도하는 권한과 동시에 책임까지 지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한나라당은 리더십도 부족하고, 통합력도 떨어지고, 정책개발과 책임의식도 약하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소속 도지사로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白衣從軍(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한나라당이 제 역할을 하도록 미력이나마 저도 노력해야죠.”

―지사께서는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압니다. 서울시장에 이어 국가 통치권자가 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국민의 마음을 살피고 어루만지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해요.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형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계시지만 실용에만 너무 치우치면 거기에 함몰될 수 있어요. 정치 전면에 나서 국민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셨으면 해요.”

강원도의 資産을 ‘가치화’해야

―이번 임기를 끝으로 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강원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강화되어야 합니까.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숙이 필요해요. 物的(물적) 발전을 추구하되 생활조건과 양식이 성숙됐으면 합니다. 저는 ‘강원도의 스위스化(화)’를 강조해 왔는데 스위스 모델이 딱 맞는 것 같아요.”

―후임 도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뭡니까.

“도지사는 지방정부의 수장입니다. 부담과 고민이 많은 자리죠. 도민들이 편안하고 잘살 수 있도록 매니저가 되어야 해요. 지역주민의 눈치를 보다 보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도 있어요. 지금 강원도민은 다음 도지사로 지역발전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을 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후임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강원도의 資産(자산)을 ‘가치화’하는 정책을 펴 줬으면 좋겠어요. 강원도의 최고 가치는 환경입니다. 아름다운 산과 깨끗한 물 그리고 공기를 국가적 자원으로 만들어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떤 도지사로 남고 싶습니까.

“정말 열심히 일한 도지사였다고 평가해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쉬면서 생각해 볼 겁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해야죠. 다만 특정한 욕심을 갖고 무엇을 하겠다는 ‘집착’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