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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김종천 음주파문으로 본 임종석의 파워

“임종석 힘 얼마나 막강하면 ‘김종천 의전비서관실’ 기강이 이 정돈가”(前 정권 의전비서관실 근무자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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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에서 임종석으로의 권력 이동… 임 실장이 청와대 내 김 지사 주변 부산파 쳐낸다는 소문도
⊙ 任의 천거로 최측근 김종천, 靑 의전비서관으로 발탁… 의전 門外漢으로 文 대통령 의전 논란에 휩싸여
⊙ “이번 정부 의전비서관실 직원들이 행사 중간에 담배 피우러 가는 모습 보고 놀랐다”
⊙ 의전비서관실 직원 대부분 서로를 형님·동생으로 불러… 長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조직 근간 흔들렸나?
⊙ “의전비서관이 운전기사도 보낸 채 2차까지 가는 게 말이 되나”
⊙ “박근혜 정부 때는 행사 시 실수하면 담당 행정관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받았다”
⊙ 여직원 송별회 때문에 술 마신 김종천… 그의 차 뒤에는 왜 여성 직원들만 타고 있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포용국가전략회의에 참석해 동선을 막고 있는 책상을 넘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의전을 담당했던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박근혜 대통령은 3위다.” ‘정윤회 문건’을 작성했던 청와대 행정관 박관천 전 경정이 2014년 12월 이런 언급을 했을 때만 해도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순실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활동하며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 정치사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최고 권력자 곁에는 늘 2인자가 존재했다. 대통령이 절대 권력을 가진 한국 정치 현실에서 역대 모든 정권에는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서 막후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실세가 존재했다. 주로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적 동지나 친인척, 가신그룹 등이 이런 역할을 했다. 대통령 곁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던 막후 실세들은 정권이 힘이 있을 때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힘’을 과시했지만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닥치면 각종 부패와 비리에 연루돼 나락으로 떨어졌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막후 권력들로 인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들어선 지 1년6개월밖에 안 된 문재인 정부에서도 ‘2인자’내지 ‘실세(實勢)’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실세는 누구일까.
 
 
  “대통령만 타는 헬기에 김경수 같이 태우더라”
 
  초반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대표적 친노(親盧) 정치인으로 분류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활동할 때 대변인 격으로 활동했다. 지난 대선 캠프에서는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초선(初選)이지만 민주당 협치부대표를 맡아 당과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반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관계자의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 헬기를 이용해 행사에 참석하곤 했는데, 김경수 지사를 옆에 태우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대통령이 타는 헬기에는 외부인이 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저 사람이 정말 실세구나!’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헬기를 자주 이용한다. 대통령의 전용 헬기는 ‘시코르스키 S-92’로 최고 시속이 295km다. 최대 5시간45분 동안 상공에 떠서 1028km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또 고성능 탐색레이더, 광학탐지장비 등을 갖췄다. 최대 탑승 인원은 21명이다.
 
  2017년 대선 전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는 2018년 11월 2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에 나와 이런 얘기를 했다. 김씨는 2018년 9월 김 지사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자신의 측근을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씨(김경수 지사의 보좌관)는 힘이 없다. 그와는 정치인들 얘기만 나눴다. 당시(2018년 9월) 한씨가 ‘청와대 권력 서열 1위는 대통령, 2위는 윤건영(국정상황실장), 3위는 김경수’라고 했다. 과거 민정수석에게 가던 정보가 현 정권에서는 윤건영에게 들어가 사실상 ‘넘버 원’이라고 했다. 한씨는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김경수가 청와대에 박아놓고 부려 먹는 아바타’라는 말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씨는 “김씨가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앞선 2018년 5월 18일 김씨는 옥중에서 《조선일보》에 ‘드루킹의 편지=짓밟힌 자의 마지막 항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냈다. “변호인에게 수차례 구술(口述)한 내용을 2018년 5월 17일 기준으로 작성(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이 글이 모두 진실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김경수 의원이 처음 기자회견에서 저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 대해서 프레임을 잡아준 대로, 경찰과 검찰은 저희를 ‘인사청탁’을 위해서 그런 짓을 해온 것으로 조서를 작성하고 몰아갔으며 아무리 해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권력이구나 하는 절망감이 저를 짓눌렀습니다.(중략) ‘살아 있는 정권의 실질적 2인자’에 대해 떠드는 것이 감옥 안에 있는 처지에서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잘 알면서도 언론에 사실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 편지 이후로 더 이상 저는 바깥세상에 말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될지도 모릅니다.〉
 
  김씨의 주장이 맞는다면 당시만 해도 김 지사는 ‘문재인 정권의 실질적 2인자’였다.
 
 
  上王이란 별명 얻은 임종석
 
문재인 대통령 대신 군 시찰을 하고, 대북 관련 실무를 지휘하는 임종석 실장을 두고 정계에서는 ‘상왕(上王)’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2018년 8월 10일 문 대통령과 임 실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장인 충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김 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으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와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려 한숨 돌리긴 했지만, 그에게 여전히 드루킹 사건은 족쇄다. 특검 조사 과정에서 김 지사의 잇따른 거짓말이 드러난 탓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의례적 감사 인사 같은 것을 보낸 적이 있지만 상의하듯 문자를 주고받은 게 아니다”고 했지만, 그가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시그널을 돌려가면서 드루킹과 수십 차례 직접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김 지사와 드루킹이 보안 메신저로 ‘재벌 개혁’ ‘개성공단 2000만 평 개발’ 같은 정책 문제를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드루킹 족쇄’가 채워진 김 지사를 대신해 정권 실세로 부상한 인물이 임종석 비서실장이란 이야기가 기정사실로 돼 있다. 문 대통령 대신 군 시찰을 하고, 대북 관련 실무를 지휘하는 임 실장을 두고 정계에서는 ‘상왕(上王)’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2018년 11월 청와대가 발표한 사칭 범죄 사례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름이 임 실장인 것을 보면 그의 위상을 짐작게 한다. 서울 일선 경찰서 정보과 관계자는 “역설적이게도 ‘실세(實勢)’가 누구인지를 사기꾼들이 확인해 준 셈”이라고 했다.
 
 
  靑의 부산파가 피해의식에 젖은 이유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018년 10월 17일 오후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 고가초소를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최근 사정·정보 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임 실장이, 김 지사의 청와대 부산파를 쳐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2인자 자리를 굳히기 위해 경쟁자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과거 청와대 핵심부서에서 일했던 관계자의 이야기다.
 
  “여당의 지난 대선 경선에서 2, 3위를 한 인사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2위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문 사건에 휘말려 정계에서 퇴출당했고, 3위를 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비방 글을 많이 올렸던 ‘혜경궁김씨’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 계정 주인이 그의 아내라는 경찰 발표로 위기에 몰렸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임 실장은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김 지사만 쳐내면 본인이 명실상부한 2인자로, 차기 대선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시사저널》이 매년 전문가 조사를 통해 발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체 영향력 조사에서 임 실장은 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다음으로 3위에 올랐다.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 보좌관인 한씨에게 들었다는 ‘임종석은 김경수가 청와대에 박아놓고 부려 먹는 아바타’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머슴이 주인을 배신하는 일이 발생한 셈이다. 과연 사실일까.
 
  취재 결과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특감반)과 민정비서관실에서 PK(부산・경남) 출신이 각각 1명씩 나간 것은 사실이다. 두 명 중 민정비서관실서 일하던 문모씨는 김 지사의 고등학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이 ‘부산파’라 내보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문씨가 한 사업가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감반원이었던 김모씨는 2018년 11월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 지인(知人)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상황을 캐물은 탓이다.
 
  김씨가 물은 사건의 내용이다.
 
  〈국토부 서기관 김모씨는 방음터널 전문 하청업체 최모씨로부터 1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관리·감독하는 제2경인고속도로 발주 과정에서, 최씨가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원청업체에 압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지인이 바로 하청업체 대표 최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청와대 실력자(부산파)와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청와대는 11월 29일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특감반원 전원을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청와대 내 PK 인사 사이에서는 “두 사람이 억울하게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김 지사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일부 PK 인사가 가을 무렵부터 임종석 실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뒤 민정 라인에서 이번 사태가 터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지사, 조 수석 등 이른바 PK 인사들과 임 실장이 갈등을 빚을 이유도 없고 실제로 갈등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 내 PK 인사들 사이에서는 김 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뒤로 물러난 후, 임 실장이 ‘호남 인맥’만 챙긴다는 피해의식이 존재한다”고 했다.
 
 
  김종천으로 본 임종석의 파워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그는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이다.
  임 실장이 문재인 정부 최고 실세로 등극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많다. 임 실장이 나온 용문고등학교 출신들이 이번 정부 들어 정계·관가·재계에서 유독 잘나가고 있다는 점이나 김경수 지사(부산파)가 임 실장(호남파)에게 파워게임에서 밀렸다는 소문 등이 대표적이다. 뭐니 뭐니 해도 임 실장의 최측근인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임명부터 만취운전 사건으로 인한 직권면직 처리까지 과정을 보면 그가 청와대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 전 의전비서관은 임 실장의 핵심 측근이다. 임 실장의 한양대 1년 후배로 학생운동을 함께했고, 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은 물론 야인(野人) 때에도 그의 곁에서 정무 업무를 담당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 내 핵심 조직인 ‘광흥창팀’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광흥창팀’은 문 대통령이 2016년 10월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에 대선 준비 사무실을 꾸려서 붙여진 이름으로, 친문(친문재인)의 핵심으로 꼽힌다. 임 실장이 당시 ‘광흥창팀’에서 좌장 역할을, 김 전 비서관이 총무 역할을 맡았다.
 
  청와대 입성 직후에는 비서실장실 선임 행정관으로 일했다. 그러다 2018년 6월 26일 문 대통령이 단행한 중규모 청와대 인사 때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송인배 제1부속실장이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1부속실장 자리에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앉게 되면서 공석이 된 의전비서관직에 김종천 전 비서관이 오른 것이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 관리와 접견 및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 등을 담당한다. 일정 관리에 있어 부속실과 차별되는 점은 부속실의 경우 청와대 내부 일정을, 의전실의 경우 공식·대외 일정을 담당하는 것이다. 국빈급 오·만찬도 의전비서관이 챙긴다. 김 전 비서관이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임 실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의전 문외한을 의전비서관 자리에 앉힌 노무현·문재인 정부
 
  원래 의전비서관 자리는 보통 외교관들이 담당한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로 낙인찍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의전비서관은 모두 외교관 출신이었다. 이명박 정권 때 의전비서관을 맡은 김창범 현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외무고시 15회로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 외교관 활동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었으나 의전비서관을 맡았다. 후임인 김상일 전 의전비서관도 외교부 출신이다. 서울 출생으로 관악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외교통상부에서 의전1담당관과 주한 공관담당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했다. 현재 주멕시코 대사다.
 
  박근혜 정부 때 두 명의 의전비서관도 모두 외교관 출신이다. 박근혜 정권 첫 의전비서관이었던 우경하 부산시 국제관계대사는 한국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외교부 지역통상국장, 호주 대사,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등을 지냈다. 후임은 윤여철 주이집트 대사였다. 윤 대사는 외교부 의전담당관, 북미2과장, 주유엔 대표부 참사관 등을 지냈다. 윤 비서관은 ‘반기문 사단’으로 분류될 만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인연이 깊다. 2006년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된 뒤 2007년부터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과 유엔 사무국 의전장으로 반 총장을 보좌한 바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의 외빈 접견이나 외국 순방 때 외교적 의전을 주로 처리하는 자리인 의전비서관 자리에 의전 문외한(門外漢)과 다름없는 인사들을 임명했다. 노무현 정권(서갑원 전 의원, 천호선 노무현 재단 이사)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부 의전비서관실 근무자의 이야기다.
 
  “노무현・문재인 진보 좌파 정부에서는 의전비서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특징이 있다. 의전비서관에게 의전 총괄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비공식 일정을 챙기는 업무까지 주는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의전비서관들은 의전에는 문외한들이지만 대통령의 최측근이거나, 실세가 임명한 사람이다. 임 실장 입장에서 직급은 1급이지만 대통령 일거수일투족을 책임지는 막강한 자리인 의전비서관에 최측근이 있다면 득이 됐으면 됐지, 해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마, 임 실장이 김 전 비서관을 의전비서관으로 강력히 추천했다고 알려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문 대통령 의전 논란에 휩싸인 김종천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당시 김종천 의전비서관은 문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넸다. 당시 일각에서는 역사적인 합의문에 네임펜으로 서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전 비서관은 의전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문 대통령 의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8년 9월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서 배치된 책상들의 간격이 좁아 동선(動線)이 막혀 문 대통령이 책상을 뛰어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김 비서관은 의전을 잘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2018년 9월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 서명 때, 문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넸다. 당시 일각에서는 역사적인 합의문에 네임펜으로 서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전 전문가들은 서명을 만년필로 하느냐, 네임펜으로 하느냐보다 양 정상이 비슷한 필기구로 서명함으로써 합의문의 통일성을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독일 브랜드 ‘몽블랑’이 유명해진 것도 1990년 동서독 총리가 역사적인 통일 조약서에 서명할 때 나란히 같은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한 이후부터다. 2018년 4월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합의문에 서명할 때 만년필을 사용했다. 2018년 10월 ASEM(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들 간 사진 촬영 때는 의전 실수로 문 대통령이 촬영을 못 하는 일도 벌어졌다.
 
  끊임없이 의전 분야 전문성이 도마에 올랐지만 김 전 비서관의 힘은 오히려 더 막강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출입기자는 “임 실장에게 권력이 몰리면서 김 전 비서관을 취재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비서실장이 바빠 취재에 잘 응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다”며 “김 전 비서관은 임 실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장 잘 아는 측근이었다. 임 실장의 힘이 세지면서 김 전 비서관의 파워도 함께 세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대통령 의전을 우습게 봤나?
 
2015년 4월 12일 열린 ‘2015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 행사에서 자격루를 형상화한 상징물 퍼포먼스가 실패해 박근혜(왼쪽) 대통령 등 퍼포먼스에 참여한 주요 내빈이 당황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의전비서관실에서 일했던 다수의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의 계속된 의전 잘못은 그가 실세인 임 실장의 측근이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 실장 덕분에 본인의 권력이 세지면서 대통령 의전을 우습게 봤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정부 의전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관계자는 “아무도 터치하는 사람이 없으니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경험담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행사 전 박근혜 대통령께서 주요 포상자와 행사와 관련한 의미 있는 인물들과 환담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계획했었죠. 그런데 행사가 열리는 곳의 장(長)께서 대통령께 잘 보이려고 약간의 오버(?)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환담 자리에 참석하는 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너무 오래 한 것이죠. 소개를 들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그냥 넘어갈 분인가요. 모두와 대화를 나누고 덕담을 건네셨죠. 그러다 보니 환담 예정시간(15분)이 넘었습니다. 행사 끝나고 어떻게 됐는지 아십니까?”
 
  그가 말을 이었다.
 
  “행사 끝나고 일종의 반성문을 썼습니다. 저희 때는 그랬어요.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의전에 문제가 생기면 행사를 담당한 선임 행정관이 ‘이번 행사는 이런 점이 잘못됐다. 이런 일이 왜 생겼는지 되새겨보고 앞으로 조심하자’는 내용의 반성문을 쓰고, 이걸 부원들이 돌려보며 회의를 했죠.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네주다니요. 저희 때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김 전 비서관은)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의전비서관실 근무자의 이야기다.
 
  “2015년 4월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 5층 전시장에서 제7차 세계 물포럼 개막행사가 열렸습니다. ‘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정상급 인사 10명과 세계 각국의 장관, 국회의원, 물 관련 기업 대표, 전문가, 시민 등 1700여 명이 참석했지요. 대통령 인사말과 내빈들 축사가 끝나고 대회 조직위와 의전팀이 야심 차게 준비한 ‘자격루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사고가 났습니다. 박 대통령과 내빈 13명이 줄을 동시에 잡고 끌어당기면 구조물(조선 세종 때 과학자 장영실이 만든 국내 최초의 물시계인 자격루를 본떠 만든 것) 위에 있는 항아리에 담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과정을 거쳐 개막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지게 돼 있었는데, 구조물이 그대로 ‘꽝’ 하며 줄을 당긴 내빈들 방향으로 쓰러진 것입니다. ‘자격루 퍼포먼스’는 개막 행사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중요한 퍼포먼스였는데 망친 것이죠.”
 
  — 아찔한 순간이었네요.
 
  “다행히 줄을 당긴 사람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행사 후 담당 행정관들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의전팀은 ASEM 정상들 간 사진 촬영 때 의전 실수로 문 대통령이 촬영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훨씬 큰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의전비서관이 임종석 실장의 최측근이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운동권 특유의 선후배 문화 위계질서 무너트렸을 가능성
 
  19대 대선이 대통령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진 까닭에 문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 없이 당선 후 곧바로 취임선서를 했다. 어쩔 수 없이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행정관들과 문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이 3~4주간 불편한 동거를 이어왔다. 당시 짧은 기간이었지만 문재인 정부 의전비서관실을 경험했던 박근혜 정부 때 인사는 “의전비서관실 직원들이 서로를 형님・동생으로 불렀다”며 “위계질서가 무너진 상태여서 그런지, 통제가 잘 안 됐다”고 했다.
 
  “하루는 대통령 의전 행사에 갔습니다. 곧 관둘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행사 진행을 도왔죠. 진행을 하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의전팀 직원들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곧 행사를 시작하는데 자리를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찾아다녔는데 글쎄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겁니다. 우리 때(박근혜 정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놀랐습니다. 체코 외교 참사 보도를 보면서 ‘역시 그러면 그렇지’라고 생각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김 전 비서관에 대해 “내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라고 했다.
 
  실제 운동권은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도 참모들끼리 호칭할 땐 자신과 학번이 같거나 낮을 경우 현재 지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당시 천호선 청와대 참여기획비서관(연세대 81학번)은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연세대 83학번)이나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고려대 83학번)을 지칭하면서 “광재가…” “희정이가…”라고 했다. 학번이 높은 사람을 부를 때도 역시 직위를 부르지 않고 “~형”이라고 통일해서 부른다.
 
  한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 86인사가 인수위 시절 한 기자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무심코 “무현이 형이…”라고 했다가 기자와 눈이 마주치자 “당선자께서…”로 정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운동권 특유의 선후배 관계는 격을 잃은 언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장(長)의 권위가 무너지면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종천의 발목을 잡은 음주운전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018년 11월 23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사표를 제출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김 비서관이 이날 새벽 1시쯤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비서관에 대한 사표 수리를 즉각 지시했다.
  승승장구하던 김 전 비서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음주운전이었다. 2018년 10월 10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지시했음에도 청와대 인근에서 면허 취소 수준(혈중 알코올 농도 0.12%)의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은 2018년 11월 23일 오전 0시35분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100여m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비서관이 운전했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관용차였다. 차는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동 주민센터 사거리에서 평창동 방향으로 직진한 후 건널목 앞에 멈췄다. 당시 청와대 외곽 경비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 교통센터에 신고했다. 경찰이 차 조수석 창문에 다가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묻자 김 전 비서관은 창문을 내리고 “대리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순찰차가 도착해 김 비서관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전비서관실 부서 회식을 마치고 대리기사를 불렀는데, 주차장 위치를 찾지 못해 대리기사를 찾아 나가는 길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이날 직원들과 청와대 앞 한정식집에서 1차 회식을 하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를 했다고 한다. 당시 차 뒷자리에는 여성 2명이 타고 있었지만, 경찰은 이들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비서관을 직권 면직했다.
 
 
  말도 안 되는 점 세 가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청와대 의전팀에서 일했던 다수의 관계자는 이 사건을 보면 임종석이란 우산 안에 있는 김 전 비서관이 얼마나 막강한 실세였는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들은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의전비서관이 운전기사 없이 술을 마신 점이다. 의전비서관에게는 운전기사 1명이 지원된다. 박근혜 정부 의전비서관실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의전비서관은 거의 회식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1~2시간 안에 끝낸다”며 “운전기사 없이 술을 마신 건 ‘오늘은 늦게까지 달려보자’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그와의 문답이다.
 
  — 김종천 전 비서관이 사람이 좋아, 운전기사가 기다리는 게 미안해서 먼저 보냈을 수도 있지 않으냐.
 
  “맞다. 하지만 운전기사분들에게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분들도 당연한 의무로 생각한다. 운전기사분을 먼저 보낸 것은 회식을 1~2시간 안에 끝내지 않겠다는 뜻 아니었을까.”
 
  — 운전기사에게 가정사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닐까.
 
  “청와대에는 그런 일이 생길 경우를 대비, 대리 근무자들이 있다. 누가 무슨 일이 생기면 대신 누가 나가고 하는 게 다 정해져 있다.”
 
  둘째는 2차를 간 것이다.
 
  다른 관계자의 말이다.
 
  “박근혜 정부 내내 의전비서관실에서 일하면서 비서관이 2차까지 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1차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를 택했다. 윤여철 전 비서관의 경우, 최근 빌보드 차트를 다 외울 정도로 노래를 좋아하지만, 노래방 한 번 가지 않았다. ‘우리 부서 막내가 술도 안 먹었는데 노래방 한 번 가자’고 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김 전 비서관은 뭘 믿고 2차까지 가서 술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세 번째는 김 전 비서관의 차 뒷자리에 여성 2명이 타고 있었던 점이다.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외교부로 나가게 된 행정직원(23년간 청와대 근무)의 송별회 때문에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뒤에 앉았던 여성 두 명은 별정직과 관계부서에서 파견된 공무원이었다.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한데, 우선 여성 셋과 김 전 비서관 등 총 넷이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다. 비서관이 부서 내 여성 직원들과만 술을 마셨다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 또 부서 전체 회식이었다고 가정했을 때 남자 직원은 보내고, 여성 직원 둘만 집에 데려다 주려고 하는 등의 이유로 차에 태운 것 같은데 이는 남성에 대한 역차별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송별회의 주인공은 외교부로 나가게 된 행정직원이었는데, 그녀는 차에 타고 있지 않았다. 주인공은 먼저 자리를 뜬 듯하다. 혹시 김 전 비서관은 조연들과 한 차수를 더 가려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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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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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진    (2019-01-14) 찬성 : 3   반대 : 0
초순실 언론선동에 의한 거짓인거 이제 세상이 다아는데 뭔 실세로 밝혀져요? 권력찬탈하고 박통가두기 위한 거짓과 사기에 놀아났음서 창피한 줄이나 아시오
  그럴리가    (2018-12-31) 찬성 : 4   반대 : 12
문대통령의 여태껏 행보나 인격을 봤을때 흠잡을만한 일들이 기억에 없고 놀라울 정도로 역대 대통령들과 다른 준비된 일꾼으로만 보이는데... 참 이상하군...
  순이    (2018-12-30) 찬성 : 7   반대 : 9
최우석기자님 다시봐야되겠네요
순시리가 2인자라니 ?
아직도 진실을 모르고 개소리를 하고있냐
이러니까 ㅈ선이라 그러지
  whatcha    (2018-12-22) 찬성 : 38   반대 : 0
적와대 이 종자는 돼지 한번 만난 거 가지고 모든게 해결되는 거처럼 방방 뜨다가 경제는 안 돌아가지 외교는 왕따 당하지 한밤에 바에서 양주 시켜 먹고 술 처먹고 차 몰고 빨갱이 새끼들 앞날이 보인다.
  최우석기자    (2018-12-22) 찬성 : 9   반대 : 22
편집장이 이렇게 시작해라고 했소?
이렇게 시작 안하면 글을 안 실어준다고 했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양보했소?
가엾습니다 최우석 기자님
그나마 조선에서 좋은 감정이었는데
결국 그 물이네요 ㅠㅠ
  언제정신차릴래?    (2018-12-22) 찬성 : 17   반대 : 1
아직도 박근혜대통령를 더럽힐려고 하니?
아무쪽에서도 인정못받는 깡통언론아
  이연희    (2018-12-22) 찬성 : 23   반대 : 3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사실로 밝혀졌다니?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없었다는게 사실이다!
유치원 원장이었던 최서원을 온갖 거짓의 산으로 엮어서 박통의 탄핵으로 몰아갔지만, 우종창 기자의 끈질긴 취재에 의하면 농단이라고 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도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은 탄핵에 앞장섰던 그때의 썩은 정신을 못버리고 있구나!!
  wlq8995    (2018-12-21) 찬성 : 3   반대 : 1
훌륭합니다
  지나가다    (2018-12-21) 찬성 : 2   반대 : 15
김기춘 . . 우병우. . .아놔. . 그때도 이리 좀 비판을 하시지. 제발 우리나라 여론 끝까지 기조 유지합시다.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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