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월간조선 2002년 5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의 서거를 맞아 독자 여러분을 위해 다시 게재합니다.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 곁에서
崔圭夏(최규하) 前 대통령(83) 부인 洪基(홍기) 여사가 6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病名(병명)은 알츠하이머다. 發病(발병)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그것마저 어렵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보다 3년 年上인 洪여사는 1916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여든일곱이다.
2남1녀의 자녀들은 모두 분가해서 살고 있다. 장남(胤弘·윤홍)은 대한무역진흥공사 일본무역관장으로서 해외에 나가 있고, 장녀(鍾惠·종혜)는 현직 대사의 부인으로 남편을 따라 해외 공관에 나가 있다. 국내에 있는 차남(鍾晳·종석)도 분가해 따로 살고 있다. 崔대통령의 서울 서교동집에 가족이라고는 두 내외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가뜩이나 외부 출입을 꺼리던 崔 前 대통령은 아내 洪基여사의 發病 후부터는 장거리 여행을 하지 않고 있다. 洪여사가 崔 前 대통령 외에 다른 사람들이 먹여 주는 음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洪여사의 발병 후 崔 前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에 더 신경을 썼다고 한다. 자신이 건강해야 아내 洪여사를 잘 돌봐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들어서는 崔 前 대통령 역시 몸이 좋지 않은 상태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서울대 병원을 찾고 있고, 일주일에 두 번 집 근처에 있는 한방병원을 찾고 있다. 노인들에게 많이 발병되는, 허리와 다리가 아픈 요각통을 앓고 있다.
자신의 몸도 편한 상태가 아니지만 崔 前 대통령은 가끔 아내 洪여사가 누워 있는 방을 찾아 조용히 손을 잡아 주곤 한다고 한다. 식사를 할 때는 곁에서 지켜 주기도 한다. 비록 洪여사가 崔 前 대통령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그때마다 두 사람이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는 게 측근들의 傳言이다. 崔 前 대통령은 메모지에 아내의 간병일지도 쓰고 있다고 한다. 약 먹는 시간과 양, 증세 등 아내의 변화를 달력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든 메모지에 적고 있다는 것이다.
입원 기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내 면회
현재는 崔 前 대통령이 私費(사비)로 고용한 간병인 두 명이 24시간 洪여사를 돌보고 있지만, 몸이 불편해지기 전까지는 崔 前 대통령이 직접 洪여사의 약도 챙겨주고 음식을 먹여 주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洪여사는 지난해 연말까지 총 6회에 걸쳐 350여 일 간 병원에 입원했다. 崔 前 대통령은 洪여사가 입원한 350여 일 동안 면회가 안 되는 중환자실에 있을 때만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의 병실을 찾았다. 특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물끄러미라도 바라보아야 안심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의전비서관과 대통령 의전비서관을 거치며 崔 前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고 지금도 한 달에 2∼3회는 꼭 崔 前 대통령집을 찾는다는 申斗淳(신두순) 前 한국가스안전공사 감사는 崔 前 대통령 내외의 요즘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崔대통령은 단 한 번도 부인 洪基 여사에 대해 짜증을 내는 적이 없습니다. 洪여사의 곁에서 아픈 모습을 안쓰럽게 지켜보는 모습을 보면 참 애틋해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대통령께서는 아내가 계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퍽 의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崔 前 대통령 부부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것은 『두 분 내외는 금슬이 좋다』는 말이다. 덧붙여지는 것이 『전통적인 한국인 부부의 모습이고 모범』이라는 말이다.
대통령 의전수석 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崔 前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필한 鄭東烈(정동열) 前 레고코리아 고문은 『곁에서 보기에 두 분은 서로 살갑게 말은 안 해도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 사랑이 넘쳐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중매로 만났다. 漢學者(한학자)인 崔 前 대통령의 할아버지(在民·재민)와 역시 漢學者인 洪여사의 할아버지(晩華·만화)가 중매를 섰다고 한다. 양쪽 집안의 祖父가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던 것이다. 충북 충주에서 일가를 이룬 남양 洪씨 집안에서 자란 洪여사는 정규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한학자 집안의 후손답게 漢文(한문)을 배우며 교양의 폭을 넓혔다고 한다.
두 사람은 崔 前 대통령이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現 경기고) 4학년 때인 1935년에 결혼했다. 崔 前 대통령의 나이 만 16세 때였고 洪 여사의 나이는 만 19세 때였다. 결혼 후 崔 前 대통령이 東京 고등사범학교, 만주 대동대학원 등의 학업을 마친 1943년 초까지 洪여사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시댁에서 崔 前 대통령과 떨어져 지냈다. 결혼한 지 10년 만인 1945년에 장남 胤弘씨를 얻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총리 시절에도 洪基 여사가 직접 살림
洪여사는 청와대에서의 생활을 제외하고는 崔 前 대통령이 장관 시절에나 국무총리 시절에나 한결같이 가정부를 두지 않고 직접 빨래와 다림질을 하고 반찬을 만들어 식탁을 차렸다고 한다. 퇴임 이후에도 1980년대 말까지는 파출부를 두지 않고 빨래에서 반찬까지 洪여사가 직접 했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 역시 洪여사가 직접 만들어 주는 반찬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洪여사를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순박하다는 수식어다.
洪여사는 崔 前 대통령이 제10代 대통령에 선출된 후 청와대로 이사를 가기 직전인 1979년 12월6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주요 언론사 女記者들과 회견을 가졌다.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묻자 洪여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집에서 손자 데리고 놀고 텔레비전이나 보며 지내지요』
『올해 김장은 몇 포기나 했느냐』는 질문에는 『강원도식으로 포기 김치를 한 30포기 직접 담갔지요』라고 답했다. 순박함과 살림꾼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洪여사의 대답이었던 것이다.
기자회견 후 각 언론은 새로운 令夫人의 소박함과 서민적인 모습을 클로즈업시켜 보도했다. 경향신문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6일이 지난 12월12일자에 「새로운 공직자 夫人像」이라는 제목의 社說을 게재해 洪여사의 소박함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기도 했다. 일부를 인용한다.
<올해는 김치를 30포기 담갔다는 김장 얘기며, 당사자보다는 상대의 집안을 많이 봤다는 자녀들의 결혼 얘기, 그리고 요즘도 대통령의 와이셔츠를 직접 빨고 집안일에 취미가 있어서 시장을 손수 본다는 등등의 얘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친근감과 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바람직한 주부상을 묻는 질문에 『나는 집안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기르는 것이 좋았다』고 한 얘기나 여성의 사회 참여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구식이라서요…』라고 말꼬리를 흐린 것 등은 평소 내조하는 주부로서 洪여사의 인품을 그대로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5·18 증언과 發病
崔 前 대통령의 측근들은 洪여사의 發病이 일부 재야 단체들의 崔 前 대통령에 대한 12·12 사건과 5·18 사건 관련 검찰 증언 촉구 시위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일부 재야 단체들은 崔 前 대통령의 검찰 증언이 이슈화된 1995년 말부터 崔 前 대통령 집 앞에서 증언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연속해서 벌였다. 집 앞까지 와서 벌이는 일부 재야 단체들의 시위에 당시 洪여사가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崔 前 대통령의 증언 문제는 1996년에도 계속돼 그해 6월과 11월에는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증인 소환장이 崔 前 대통령 앞으로 발부되기도 했다. 洪여사가 처음 병원에 입원한 때는 1996년 5월이다.
노인병 전문의인 이상일 박사는 『정신적인 쇼크와 알츠하이머병 發病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도 『정신적인 충격으로 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해서 혈관질환이 발생하면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12 사건과 5·18 증언에 대한 崔 前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증언이 대한민국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거부한다』는 것이다. 1996년 11월14일, 서울고법에 강제구인됐을 때 崔 前 대통령은 법정에서 미리 준비해 간 증언거부 사유를 읽었다.
『재임 중 수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훗날 법정에 와서 증언하거나 소명하는 것은 국가경영상 곤란하다. 과거에도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와서 증언한 전례도 없거니와 그런 선례를 만들어서 후임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다. 전직 대통령의 증언은 국가원수라는 직위의 위엄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행정부의 수반이었던 사람이 법정에 끌려다닌다는 것도 삼권분립의 취지에 어긋난다. 더구나 냉엄한 안보현실과 평화적 통일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로 일체의 증인신문을 거부하겠다』
증언거부 사유를 읽은 후 崔 前 대통령은 시종 묵묵부답으로 일관함으로써 강제구인으로 법정에 서기는 했지만 끝내 증언을 거부했다.
崔 前 대통령의 증언거부는 1980년 8월 대통령 퇴임 당시에 국민들에게 심어 준 「부드럽다 못해 우유부단하다」는 이미지를 「완고하다」는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다. 실제 그는 완고하다. 막무가내의 완고함이 아니라 원칙에 있어서는 완고함을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는 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의 평가다.
『軍部의 집권 가능성을 얘기해 주었어도 정치인들은 알아듣질 못했다』
崔 前 대통령은 1988년 국회 광주특위 때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도 불응,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국회 모욕죄로 고발당했다가 기소유예가 되는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 朴浚圭(박준규) 前 국회의장은 月刊朝鮮 1997년 10월호 인터뷰에서 崔 前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朴대통령이 돌아가실 때 나는 정계에 조금의 영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당시 공화당 의장이었음). 그때 나는 생활화된 민주주의자, 절대권력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 국제적 배경이 있는 사람, 非경상도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몇몇이서 합의를 보고 각각 黨과 軍, 내각을 맡아 崔圭夏 대통령을 추대했습니다. 그때 金泳三씨에게도 내가 사전설명을 구했고 그가 좋다고 했습니다. 崔대통령은 고집이 황소고집인데, 지난 번 全·盧재판 때 법정에 나가서까지 증언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세운 원칙은 끝까지 지키는 선비의 기개와 고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崔圭夏 前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1980년도에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궁금증도 한 이유다. 全斗煥 대통령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鄭東烈 고문은 『崔대통령을 보좌하던 분들이 검찰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대통령에 관한 사항까지 소상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崔대통령이 증언이나 진술을 해야 할 더 이상의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崔 前 대통령은 측근들에게는 1980년 당시의 심경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한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비서관 崔興洵(최흥순)씨가 전해 주는 崔 前 대통령의 당시 심경은 정치인들과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崔대통령께서는 1980년 당시 일부 정치인과 학생들이 계엄령 해제를 요구는 하면서도 계엄령을 해제할 여건을 마련해주지 않은 점을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軍部가 다시 집권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해도, 그 사람들은 崔대통령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 점을 아쉬워합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與野의 大選 후보 경선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호불호를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현실 정치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前現職 대통령들의 측근이나 자제들의 비리 문제 연루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집안 단속과 비서 단속을 잘 해야 되는데…』 하는 말로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내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은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崔대통령에게는 선풍기는 50년이 넘도록 사용하고, 철 지난 달력은 버리지 않고 일정한 크기로 오려서 이면지로 활용하고, 대통령 재임 때부터 입었던 양복을 아직도 입고 있는 등의 이야기가 늘 따라다닌다.
23년째 지켜지고 있는 약속
崔 前 대통령의 검소함을 얘기할 때면 으레 등장하는 게 연탄을 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교동 집에는 아직도 연탄을 때고 있다. 연탄불로 빨래도 삶고 허드렛물도 데워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연탄을 구하기 어려운데도 崔 前 대통령은 연탄불을 못 끄게 하고 있다.
연탄불 이야기는 崔 前 대통령의 근검절약 사례로 꼽히기보다는 「광부들과의 약속의 실천」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申斗淳 前 비서관의 기억이다.
1979년 제2차 오일파동 때 당시 국무총리였던 崔 前 대통령은 강원도 장성탄광 시찰을 갔다. 당시 崔 前 대통령은 막장까지 직접 들어가서 광부들이 땀을 흘리며 탄을 캐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다. 힘들게 연탄을 캐는 광부들의 모습을 본 崔 前 대통령은 그들에게 『나만이라도 여러분들이 힘들여 캔 탄을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때겠다』고 약속을 한다.
약속을 한 지 23년째인 지금에도 그는 「연탄 사랑」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병원 출입 외에는 외출을 안 하고 있는 崔 前 대통령이 즐기는 것은 녹화한 史劇(사극)을 낮에 시청하는 일이다. 특히 최근에 끝난 MBC 텔레비전의 월화 드라마 「商道(상도)」를 즐겨봤는데, 이유는 내용이 교육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 시청자들의 경우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꽤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는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게 崔 前 대통령의 생각이다. 중간에 갈등 구조가 있어도 마무리는 勸善懲惡(권선징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SBS의 「여인천하」는 崔 前 대통령으로부터 「상도」만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고, 비슷한 이유로 현대 드라마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현대 드라마의 경우는 술과 담배, 폭력이 난무해서 싫어한다는 것이다.
과거 崔 前 대통령은 줄담배를 피우는 애연가였지만 1992년부터 담배를 끊었다. 의사가 담배를 끊으라고 한 1992년 11월21일부터다. 崔 前 대통령은 자신이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게 신기한지 주변 측근들에게 지금도 간혹 『내가 담배를 언제 끊었지?』하고 묻는다고 한다.
崔비서관은 崔 前 대통령을 『철저하게 교과서적인 분』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담배를 끊을 때도 그랬지만 약을 드실 때도 의사가 먹으라는 시간을 정확히 지킬 정도로 의사의 말을 잘 들으십니다. 洪基 여사께서 약을 드실 시간도 정확히 지켜 주시죠』
교과서적인 前職 대통령 崔圭夏. 이 교과서적인 대통령에게는 요즘 외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눈 때문에 眼科(안과)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 나이 때문에 소파에 누워 있는 시간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도 아내의 간병일지를 꼬박꼬박 쓴다고 한다. 물론 아내가 누워 있는 방에 들러 아내의 손을 잡아 주는 일도 빼먹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올해로 67년째다. 崔 前 대통령에 대한 역사의 평가를 떠나 우리는 참으로 마음이 따뜻한 전직 대통령과 同시대를 살고 있다.●
崔圭夏(최규하) 前 대통령(83) 부인 洪基(홍기) 여사가 6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病名(병명)은 알츠하이머다. 發病(발병) 초기에는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그것마저 어렵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보다 3년 年上인 洪여사는 1916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여든일곱이다.
2남1녀의 자녀들은 모두 분가해서 살고 있다. 장남(胤弘·윤홍)은 대한무역진흥공사 일본무역관장으로서 해외에 나가 있고, 장녀(鍾惠·종혜)는 현직 대사의 부인으로 남편을 따라 해외 공관에 나가 있다. 국내에 있는 차남(鍾晳·종석)도 분가해 따로 살고 있다. 崔대통령의 서울 서교동집에 가족이라고는 두 내외밖에 없는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가뜩이나 외부 출입을 꺼리던 崔 前 대통령은 아내 洪基여사의 發病 후부터는 장거리 여행을 하지 않고 있다. 洪여사가 崔 前 대통령 외에 다른 사람들이 먹여 주는 음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洪여사의 발병 후 崔 前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에 더 신경을 썼다고 한다. 자신이 건강해야 아내 洪여사를 잘 돌봐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근 들어서는 崔 前 대통령 역시 몸이 좋지 않은 상태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서울대 병원을 찾고 있고, 일주일에 두 번 집 근처에 있는 한방병원을 찾고 있다. 노인들에게 많이 발병되는, 허리와 다리가 아픈 요각통을 앓고 있다.
자신의 몸도 편한 상태가 아니지만 崔 前 대통령은 가끔 아내 洪여사가 누워 있는 방을 찾아 조용히 손을 잡아 주곤 한다고 한다. 식사를 할 때는 곁에서 지켜 주기도 한다. 비록 洪여사가 崔 前 대통령을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그때마다 두 사람이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는 게 측근들의 傳言이다. 崔 前 대통령은 메모지에 아내의 간병일지도 쓰고 있다고 한다. 약 먹는 시간과 양, 증세 등 아내의 변화를 달력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든 메모지에 적고 있다는 것이다.
입원 기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내 면회
현재는 崔 前 대통령이 私費(사비)로 고용한 간병인 두 명이 24시간 洪여사를 돌보고 있지만, 몸이 불편해지기 전까지는 崔 前 대통령이 직접 洪여사의 약도 챙겨주고 음식을 먹여 주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洪여사는 지난해 연말까지 총 6회에 걸쳐 350여 일 간 병원에 입원했다. 崔 前 대통령은 洪여사가 입원한 350여 일 동안 면회가 안 되는 중환자실에 있을 때만 빼고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의 병실을 찾았다. 특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물끄러미라도 바라보아야 안심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의전비서관과 대통령 의전비서관을 거치며 崔 前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고 지금도 한 달에 2∼3회는 꼭 崔 前 대통령집을 찾는다는 申斗淳(신두순) 前 한국가스안전공사 감사는 崔 前 대통령 내외의 요즘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崔대통령은 단 한 번도 부인 洪基 여사에 대해 짜증을 내는 적이 없습니다. 洪여사의 곁에서 아픈 모습을 안쓰럽게 지켜보는 모습을 보면 참 애틋해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대통령께서는 아내가 계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퍽 의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崔 前 대통령 부부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것은 『두 분 내외는 금슬이 좋다』는 말이다. 덧붙여지는 것이 『전통적인 한국인 부부의 모습이고 모범』이라는 말이다.
대통령 의전수석 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崔 前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필한 鄭東烈(정동열) 前 레고코리아 고문은 『곁에서 보기에 두 분은 서로 살갑게 말은 안 해도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 사랑이 넘쳐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중매로 만났다. 漢學者(한학자)인 崔 前 대통령의 할아버지(在民·재민)와 역시 漢學者인 洪여사의 할아버지(晩華·만화)가 중매를 섰다고 한다. 양쪽 집안의 祖父가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던 것이다. 충북 충주에서 일가를 이룬 남양 洪씨 집안에서 자란 洪여사는 정규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한학자 집안의 후손답게 漢文(한문)을 배우며 교양의 폭을 넓혔다고 한다.
두 사람은 崔 前 대통령이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現 경기고) 4학년 때인 1935년에 결혼했다. 崔 前 대통령의 나이 만 16세 때였고 洪 여사의 나이는 만 19세 때였다. 결혼 후 崔 前 대통령이 東京 고등사범학교, 만주 대동대학원 등의 학업을 마친 1943년 초까지 洪여사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시댁에서 崔 前 대통령과 떨어져 지냈다. 결혼한 지 10년 만인 1945년에 장남 胤弘씨를 얻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총리 시절에도 洪基 여사가 직접 살림
洪여사는 청와대에서의 생활을 제외하고는 崔 前 대통령이 장관 시절에나 국무총리 시절에나 한결같이 가정부를 두지 않고 직접 빨래와 다림질을 하고 반찬을 만들어 식탁을 차렸다고 한다. 퇴임 이후에도 1980년대 말까지는 파출부를 두지 않고 빨래에서 반찬까지 洪여사가 직접 했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 역시 洪여사가 직접 만들어 주는 반찬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洪여사를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순박하다는 수식어다.
洪여사는 崔 前 대통령이 제10代 대통령에 선출된 후 청와대로 이사를 가기 직전인 1979년 12월6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주요 언론사 女記者들과 회견을 가졌다. 여가를 어떻게 보내는지를 묻자 洪여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집에서 손자 데리고 놀고 텔레비전이나 보며 지내지요』
『올해 김장은 몇 포기나 했느냐』는 질문에는 『강원도식으로 포기 김치를 한 30포기 직접 담갔지요』라고 답했다. 순박함과 살림꾼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洪여사의 대답이었던 것이다.
기자회견 후 각 언론은 새로운 令夫人의 소박함과 서민적인 모습을 클로즈업시켜 보도했다. 경향신문의 경우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6일이 지난 12월12일자에 「새로운 공직자 夫人像」이라는 제목의 社說을 게재해 洪여사의 소박함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기도 했다. 일부를 인용한다.
<올해는 김치를 30포기 담갔다는 김장 얘기며, 당사자보다는 상대의 집안을 많이 봤다는 자녀들의 결혼 얘기, 그리고 요즘도 대통령의 와이셔츠를 직접 빨고 집안일에 취미가 있어서 시장을 손수 본다는 등등의 얘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친근감과 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바람직한 주부상을 묻는 질문에 『나는 집안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기르는 것이 좋았다』고 한 얘기나 여성의 사회 참여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구식이라서요…』라고 말꼬리를 흐린 것 등은 평소 내조하는 주부로서 洪여사의 인품을 그대로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5·18 증언과 發病
崔 前 대통령의 측근들은 洪여사의 發病이 일부 재야 단체들의 崔 前 대통령에 대한 12·12 사건과 5·18 사건 관련 검찰 증언 촉구 시위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다.
일부 재야 단체들은 崔 前 대통령의 검찰 증언이 이슈화된 1995년 말부터 崔 前 대통령 집 앞에서 증언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연속해서 벌였다. 집 앞까지 와서 벌이는 일부 재야 단체들의 시위에 당시 洪여사가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崔 前 대통령의 증언 문제는 1996년에도 계속돼 그해 6월과 11월에는 서울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증인 소환장이 崔 前 대통령 앞으로 발부되기도 했다. 洪여사가 처음 병원에 입원한 때는 1996년 5월이다.
노인병 전문의인 이상일 박사는 『정신적인 쇼크와 알츠하이머병 發病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도 『정신적인 충격으로 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해서 혈관질환이 발생하면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2·12 사건과 5·18 증언에 대한 崔 前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증언이 대한민국 국가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거부한다』는 것이다. 1996년 11월14일, 서울고법에 강제구인됐을 때 崔 前 대통령은 법정에서 미리 준비해 간 증언거부 사유를 읽었다.
『재임 중 수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훗날 법정에 와서 증언하거나 소명하는 것은 국가경영상 곤란하다. 과거에도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와서 증언한 전례도 없거니와 그런 선례를 만들어서 후임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다. 전직 대통령의 증언은 국가원수라는 직위의 위엄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행정부의 수반이었던 사람이 법정에 끌려다닌다는 것도 삼권분립의 취지에 어긋난다. 더구나 냉엄한 안보현실과 평화적 통일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로 일체의 증인신문을 거부하겠다』
증언거부 사유를 읽은 후 崔 前 대통령은 시종 묵묵부답으로 일관함으로써 강제구인으로 법정에 서기는 했지만 끝내 증언을 거부했다.
崔 前 대통령의 증언거부는 1980년 8월 대통령 퇴임 당시에 국민들에게 심어 준 「부드럽다 못해 우유부단하다」는 이미지를 「완고하다」는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다. 실제 그는 완고하다. 막무가내의 완고함이 아니라 원칙에 있어서는 완고함을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는 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의 평가다.
『軍部의 집권 가능성을 얘기해 주었어도 정치인들은 알아듣질 못했다』
崔 前 대통령은 1988년 국회 광주특위 때도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도 불응,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국회 모욕죄로 고발당했다가 기소유예가 되는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 朴浚圭(박준규) 前 국회의장은 月刊朝鮮 1997년 10월호 인터뷰에서 崔 前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朴대통령이 돌아가실 때 나는 정계에 조금의 영향력을 갖고 있었습니다(당시 공화당 의장이었음). 그때 나는 생활화된 민주주의자, 절대권력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 국제적 배경이 있는 사람, 非경상도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몇몇이서 합의를 보고 각각 黨과 軍, 내각을 맡아 崔圭夏 대통령을 추대했습니다. 그때 金泳三씨에게도 내가 사전설명을 구했고 그가 좋다고 했습니다. 崔대통령은 고집이 황소고집인데, 지난 번 全·盧재판 때 법정에 나가서까지 증언하지 않은 것은 자신이 세운 원칙은 끝까지 지키는 선비의 기개와 고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崔圭夏 前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1980년도에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궁금증도 한 이유다. 全斗煥 대통령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鄭東烈 고문은 『崔대통령을 보좌하던 분들이 검찰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대통령에 관한 사항까지 소상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崔대통령이 증언이나 진술을 해야 할 더 이상의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崔 前 대통령은 측근들에게는 1980년 당시의 심경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한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비서관 崔興洵(최흥순)씨가 전해 주는 崔 前 대통령의 당시 심경은 정치인들과 학생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崔대통령께서는 1980년 당시 일부 정치인과 학생들이 계엄령 해제를 요구는 하면서도 계엄령을 해제할 여건을 마련해주지 않은 점을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軍部가 다시 집권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해도, 그 사람들은 崔대통령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 점을 아쉬워합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與野의 大選 후보 경선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만 호불호를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현실 정치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前現職 대통령들의 측근이나 자제들의 비리 문제 연루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집안 단속과 비서 단속을 잘 해야 되는데…』 하는 말로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내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崔 前 대통령은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崔대통령에게는 선풍기는 50년이 넘도록 사용하고, 철 지난 달력은 버리지 않고 일정한 크기로 오려서 이면지로 활용하고, 대통령 재임 때부터 입었던 양복을 아직도 입고 있는 등의 이야기가 늘 따라다닌다.
23년째 지켜지고 있는 약속
崔 前 대통령의 검소함을 얘기할 때면 으레 등장하는 게 연탄을 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교동 집에는 아직도 연탄을 때고 있다. 연탄불로 빨래도 삶고 허드렛물도 데워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연탄을 구하기 어려운데도 崔 前 대통령은 연탄불을 못 끄게 하고 있다.
연탄불 이야기는 崔 前 대통령의 근검절약 사례로 꼽히기보다는 「광부들과의 약속의 실천」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申斗淳 前 비서관의 기억이다.
1979년 제2차 오일파동 때 당시 국무총리였던 崔 前 대통령은 강원도 장성탄광 시찰을 갔다. 당시 崔 前 대통령은 막장까지 직접 들어가서 광부들이 땀을 흘리며 탄을 캐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다. 힘들게 연탄을 캐는 광부들의 모습을 본 崔 前 대통령은 그들에게 『나만이라도 여러분들이 힘들여 캔 탄을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때겠다』고 약속을 한다.
약속을 한 지 23년째인 지금에도 그는 「연탄 사랑」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병원 출입 외에는 외출을 안 하고 있는 崔 前 대통령이 즐기는 것은 녹화한 史劇(사극)을 낮에 시청하는 일이다. 특히 최근에 끝난 MBC 텔레비전의 월화 드라마 「商道(상도)」를 즐겨봤는데, 이유는 내용이 교육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 시청자들의 경우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꽤 있기 때문에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드라마는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게 崔 前 대통령의 생각이다. 중간에 갈등 구조가 있어도 마무리는 勸善懲惡(권선징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SBS의 「여인천하」는 崔 前 대통령으로부터 「상도」만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고, 비슷한 이유로 현대 드라마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현대 드라마의 경우는 술과 담배, 폭력이 난무해서 싫어한다는 것이다.
과거 崔 前 대통령은 줄담배를 피우는 애연가였지만 1992년부터 담배를 끊었다. 의사가 담배를 끊으라고 한 1992년 11월21일부터다. 崔 前 대통령은 자신이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게 신기한지 주변 측근들에게 지금도 간혹 『내가 담배를 언제 끊었지?』하고 묻는다고 한다.
崔비서관은 崔 前 대통령을 『철저하게 교과서적인 분』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담배를 끊을 때도 그랬지만 약을 드실 때도 의사가 먹으라는 시간을 정확히 지킬 정도로 의사의 말을 잘 들으십니다. 洪基 여사께서 약을 드실 시간도 정확히 지켜 주시죠』
교과서적인 前職 대통령 崔圭夏. 이 교과서적인 대통령에게는 요즘 외출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눈 때문에 眼科(안과)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 나이 때문에 소파에 누워 있는 시간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도 아내의 간병일지를 꼬박꼬박 쓴다고 한다. 물론 아내가 누워 있는 방에 들러 아내의 손을 잡아 주는 일도 빼먹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올해로 67년째다. 崔 前 대통령에 대한 역사의 평가를 떠나 우리는 참으로 마음이 따뜻한 전직 대통령과 同시대를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