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대관령·미시령 頂上 휴게소에서 보는 동해안 일출.
▲토함산·조령산 등 조용한 숲속 휴양림에서의 휴식.
▲꽁꽁 얼어붙은 소양호에서의 빙어낚시, 순천만 갈대밭에서의 철새 구경
▲토함산·조령산 등 조용한 숲속 휴양림에서의 휴식.
▲꽁꽁 얼어붙은 소양호에서의 빙어낚시, 순천만 갈대밭에서의 철새 구경
갈대밭과 철새를 함께 즐긴다
희귀 조류의 천국, 순천만 갈대밭
전남 순천만에는 광대한 갈대바다가 펼쳐져 있다. 11월 중순이 억새가 가장 만발한 때이지만 겨울 풍경도 괜찮다. 평소 갇힌 공간만 대해온 도시민들로선 가슴 두근거릴 광대함이 거기에 있다.
이곳은 1970년대를 풍미했던 감수성의 작가 김승옥의 소설 「霧津紀行(무진기행)」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순천만 갈대밭은 생태적으로도 귀중한 곳이다. 1997년 이곳을 방문한 한 외국 조류 전문가는 『全세계 습지 100여 군데를 돌아보았지만 희귀한 철새들이 이렇듯 여러 種(종)이 한꺼번에 많이 모여든 곳은 처음 본다』며 감탄했다. 그간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만 흑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11종이 발견되었다. 순천만 앞바다만큼은 그간 적조 피해가 없었는데, 이는 「자연의 콩팥」으로 비유될 정도로 뛰어난 정화 능력을 가진 갈대밭 덕분이라고 한다.
동천이 흘러 나오다가 갑자기 나팔형으로 길게 개펄을 펼쳐내기 시작하는 강 어귀까지 총면적은 약 50만 평이며 그중 갈대 밀생지가 15만 평쯤 된다.
교통/자가용 차량을 가져갈 경우는 순천시 남쪽 순천전문대 바로 앞에서 좌회전, 818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서편마을 버스정류장 직전의 왼쪽 샛길로 접어든다. 논 가운데를 지나 방죽 위로 오르면 갈대밭이 펼쳐지며, 방죽길을 따라 100m쯤 내려가면 어선들이 한가로이 정박해 있는 대대포구다.
순천역전이나 시청, 공용터미널 앞에서 66번이나 76번 버스를 타면 서편마을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서편마을 정류장에서 대대포구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숙박/대대포구 조순임씨의 강변장어구이집(전화 0661-742-4233).대대동 마을에는 숙박업소가 없으므로 순천시내 시설 이용(순천장모텔, 전화 061-751-2261).
철새 最多 도래지, 고천암호 갈대밭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는 최소 75종에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1999년의 경우 철새 중 가장 많았던 것은 청둥오리로 43.2%(43만3854마리), 가장 많은 철새가 도래한 곳은 전남 해남 고천암호로서 16만7280마리였다.
교통/해남읍에서 남서쪽 13번 국도를 타고 8km 가면 오른쪽으로 직각방향으로 꺾이는 갈림길이 있다. 매우 한적한 포장도로인 이 길을 따라 5km 가면 「연곡리」라 쓰인 돌비석이 나온다. 이 비석이 선 오른쪽 샛길로 500m 남짓 달리면 연곡리 마을이며, 마을 끝의 팔각정 옆을 지나 새로 놓은 다리를 건넌 다음 왼쪽이나 오른쪽 農老(농로)를 따라 가다가 차를 세우고 방죽 위로 올라가면 저편 물 가운데의 오리떼가 보인다. 대개 해뜰 무렵이나 해질녘 날아오른다.
다리 건너 오른쪽 상류로 농로를 따라 오르노라면 물길이 좀 좁아지는 한편 청둥오리의 밀도는 한결 높아진다.
해남농지개량조합 고천암관리사무소 (061-536-4010).
숙박/해남에서 권할 만한 숙소는 목욕탕을 겸하고 있으며 방도 큰 편인 프린스모텔(061-536-6255), 음식점은 함초 음식으로 유명한 부광정식당(061-535-4240)이 있다.
천년 세월을 넘겨온 老巨樹木의 지혜를 본다
세 그루의 1000년 神木, 三槐鼎
다른 지방에 비해 마구잡이식 개발이 한결 덜했던 충청도 내륙인 충북 괴산 땅에는 아름드리 고목이 매우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장연면 오가리에 남아 있는 樹齡(수령) 1000년 안팎의 세 그루 고목을 일러 三槐鼎(삼괴정)이라고 부른다.
한 그루는 둔덕 위, 다른 두 그루는 그 아래 밭의 위쪽과 아래쪽에 서 있는데, 주민들은 밭의 위쪽의 것을 上괴목, 아래쪽의 것을 下괴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상·하괴목은 각각 수령이 800년으로 추정된다. 바위 둔덕 위의 것은 잘 자라지 못해서 크기는 작지만 수령은 1000년으로 가장 높다고 한다. 세 巨木 모두 장구한 세월을 자라며 상상키도 어려운 기이한 형상을 했다. 밑둥의 굴곡면은 미어져 터질 듯하고 뿌리는 주위의 바윗덩이를 틀어쥐었다.
하괴목 밑둥 나무굴은 6·25 때 급하면 주민들이 숨기도 했던 굴이라고 한다. 하괴목 밑둥 중간을 자세히 보면 터진 외피 속으로 컴컴한 굴이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 부락제를 지내는 나무여서 허리에 금줄을 둘러두었다. 하괴목의 크기는 높이 28m, 흉고 둘레 7m로, 상괴목도 이와 비슷하다.
교통/중부고속도로 음성IC에서 나와 82번 지방도→금왕→3번 국도→괴산의 순서로 찾아간다. 괴산읍내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10㎞쯤 東進(동진)하다가 913번 지방도로를 따라 北으로 8㎞쯤 가면 장연면 소재지인 오가리가 나온다. 이곳의 면사무소 앞을 지나자마자 도로 오른쪽 밭에 선 거대한 고목 세 그루가 눈에 든다. 이것이 삼괴정이다.
별미/다슬기(민물 고둥)를 넣고 끓인 「올갱이국」은 괴산 별미로 유명. 괴산 공용터미널 맞은편에 서울식당을 비롯해 올갱이국 전문집들이 있다.
단종의 비극을 보고 들었다는 老松 청령포 觀音松
조선 제6代 임금인 단종의 유배지로 이름 높은 영월의 명소 청령포는 강가에 있어 여름에나 가는 곳으로들 알고 있지만 송림의 겨울 풍치도 기막히며, 이중에는 觀音松(관음송)이란 이름의 老巨樹木도 있다.
청령포로 들어가려면 청령포나루를 오가는 자그마한 유람선을 이용한다. 배에서 내려 강가의 자갈밭 길을 따라 걸어들어가면 울울창창한 송림이다. 거의가 아름드리 소나무이고 면적이 광대하다. 송림 속 곳곳에 벤치도 놓아두어서 편히 쉴 수 있다. 송림 속 단종이 거처하던 집도 복원돼 있다.
청령포의 소나무들은 한결같이 자태가 아름답지만 그중에도 최고 미인 소나무는 觀音松이다. 「단종의 애달픈 사연을 보고 들었다」고 하여 볼 觀(관) 자 소리 音(음) 자를 썼다고 한다. 밑둥 지름은 약 5m인데, 지면으로부터 약 1.2m의 높이에서 특이하게 두 갈래로 갈라져 30m쯤 치솟았으며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모습이 미인처럼 아름답다(천연기념물 제349호).
강물이 얼음장 깨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얼면 도선이 다니지 않으므로 출발 전에 반드시 문의해본다. 청령포관리소 전화(033-370-2620).
교통/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탄 다음 신림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가 88번 지방도로를 탄다. 주천 지나 군등치, 신천리, 배일재를 넘으면 연당교에 닿는데,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38번 국도로 진입하면 된다. 소나기재 너머 장릉을 지나 조금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곳에 청령포로 가는 길목의 이정표가 보인다. 청령포 입구에는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 매점, 음식점 등도 있다. 영월에서 유명한 장릉보리밥집(033-374-3986)은 장릉 바로 옆에 있다.
따뜻한 차 안에서 日出 壯觀 즐긴다
오가는 길에 운 좋으면 雪景도 만끽, 한계령
높은 고갯마루나 山頂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는 느낌은 각별하다. 해발 1915m로 찬 바람이 살을 에는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로도 인파가 줄을 잇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고생이 미련스럽게 느껴진다면 차안에서 일출맞이를 해보자.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가로지른 고갯마루턱의 휴게소가 바로 그런 편안한 일출맞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그중 첫손 꼽을 곳은 한계령(917m) 정상이다. 휴게소 앞 널찍한 주차장에서 동쪽을 향해 차머리를 두고 해맞이를 할 수 있다.
찬바람을 견딜 만한 옷을 차려 입고 휴게소 뒤의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더욱 좋다. 휴게소 식당의 동쪽 유리창 옆 식탁도 좋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계령휴게소(전화 033-672-2330)는 연말연시엔 일출맞이객들을 상대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문을 연다. 국수, 어묵, 수제비 등을 파는 스낵코너가 있다. 한편, 운이 좋으면 설악산 특유의 기막힌 雪景(설경)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체인은 꼭 챙긴다.
휴게소 창가에 앉아 日出 볼 수도, 미시령
미시령(767m) 고갯마루도 한계령만큼 일출이 뛰어나다. 통나무식 휴게소(033-635-8645) 주차장의 동쪽 모서리, 휴게소 창가 등에서 동해 위로 치솟는 일출을 볼 수 있다. 매년 정초엔 일출맞이객들로 주차장이 만원이 되기 일쑤임을 알고 떠난다. 연말연시에 휴게소는 밤샘 영업을 하며 일출 시각은 6시40분께이다.
한밤중의 미시령에서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으로 옆사람 얼굴이 훤히 비쳐지기도 한다. 동해까지가 직선거리로 13km로서 고갯마루 중에는 동해가 가장 가까운 곳이다. 남쪽 아래로는 동양 최대의 암괴를 자랑하는 울산암이 보인다.
하행선 휴게소 뒤 둔덕서 日出, 대관령
대관령(832m)에서 신년 일출맞이를 하려면 조금 추위를 견딜 각오를 해야 한다. 둔덕 너머에 휴게소와 주차장이 있어서 차 안에서는 일출맞이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걸으면 된다.
대관령휴게소는 남쪽의 하행선 휴게소와 상행선 휴게소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가 서 있는 하행선 휴게소 동쪽 둔덕으로 올라가서 일출맞이를 한다. 대개는 등 뒤에서 북서풍이 불어오므로 옷만 두툼히 입으면 10~20분쯤은 견딜 만하다. 계단 바로 아래에 주차해두고 기다렸다가 해뜰 무렵 올라가도록 한다. 남쪽 휴게소와 북쪽 휴게소는 차량도 왕래가 가능하다(대관령휴게소 033-335-5980).
겨울 바닷가에서 해도 보고 달도 보고
범종 소리 들으며 「바다 日出」 구경, 여수 向日庵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도에는 「우리나라에서 日出 풍경이 가장 뛰어나다」는 向日庵(향일암)이 있다. 향일암이란 이름부터가 해를 향해 있다는 뜻이다. 범종소리와 함께 맞는 일출의 감동이 각별하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끝까지 달려 내려가면 향일암이 있는 임포마을에 이른다. 임포마을 안의 주차장 前 50m 지점의 골목에서 오른쪽 언덕을 보면 황토방가든이란 숙박업소가 보인다. 그 옆으로 난 가파른 둔덕길이 향일암 가는 길이다.
향일암 입구의 자그마한 바위 굴을 지나 대웅전 앞 난간에 서면 탄성부터 튀어나온다. 발 아래로 높이 150m의 급경사 절벽을 이루어, 흡사 바다 위에 날아올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향일암 뒤쪽의 바위 절벽 사이에도 향일암 부속 사암이 두 棟(동) 더 서 있다. 그중 향일암에서 백미를 이루는 경관은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관음전 앞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다. 대웅전 옆길, 대낮에도 전등을 밝혀두어야 하는 어두운 바위굴을 지나 이 관음전 앞으로 오르면 멀리 대-소횡간도, 세존도 등 다도해의 섬들과 돌산도의 짙푸른 숲, 해안절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 완벽한 풍경이 펼쳐진다.
숙박/임포마을에 민박집과 음식점들이 많다. 해변횟집·민박(061-644-4723). 돌산대교 남단에서 관광선이 돌산도 동쪽 해안을 따라 임포마을까지 운항되며, 임포마을에서 탈 수도 있다(여수까지 1시간 소요). 향일암(061-644-4742).
수만 명 放生인파 몰리는 곳, 경주 대왕바위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는 큼직한 암초지대가 바라뵌다. 봉길리 해변에서 약 180m 지점에 솟아 있는 이 바위를 주민들은 대왕바위라고 부른다. 1967년 신라 오악조사단은 이 바위 가운데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십자형의 물길이 나 있고, 십자로의 중앙 물 밑에 蓋石(개석)이 놓여 있는 등 사료에 전하는 신라 제30代 왕인 文武大王陵(문무대왕릉)이 틀림없다고 발표했는데, 그후부터 이곳 해변에서는 放生(방생)의식이 크게 성행하기 시작했다.
放生의식은 음력 삼월삼짇날 아니면 팔월 보름 등에 행하는데, 이곳 봉길리 해변에서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 放生의식이 가장 대대적이다.
대보름날에는 길이 4km의 긴 모래사장은 사람들로 시장바닥 같다. 사람들 사이로 방생하라고 외치며 「아나고」라고 부르는 붕장어, 자라, 거북이 등을 파는 아낙네들, 장작불을 지펴놓고 그 주위를 돌며 기도하는 신도들, 굿판을 벌인 무속인 일행 등으로 축제장 분위기가 된다. 放生의식은 밤으로 이어진다. 저녁 5시30분쯤이면 대왕바위 바로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는데, 이때 봉길리 해안가의 放生의식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아주머니들은 너도나도 긴 문종이에 불을 붙여 달을 향해 띄워 올리는 燒紙(소지) 의식을 행한다. 그후 구덩이를 파거나 페트병을 이용하거나 해서 저마다 촛불을 밝히고 앉아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교통·숙박/정월 대보름날 가야 볼 만하다. 극심한 혼잡을 각오하고 갈 일이다. 조금 먼 곳에 노변 주차 후 걸어가는 것이 실은 편하다. 봉길리 해변의 샘터횟집(054-771-8872), 왕릉횟집(771-8746) 등, 10여 개 횟집에서 민박, 매식 가능. 봉길리 북쪽 10km 지점의 감포읍 소재지에 높이 3m의 투명한 수조 가운데에 좌석을 갖춘 이색 수중횟집 늘시원이 있다. 전망좋은 5층 모텔도 운영(054-744-1177).
민속마을에서 옛 분위기를 맛본다
현대 속의 조선 고을, 外岩 민속마을
충남 아산시 송악면 外岩(외암)리는 1988년 민속마을로 지정됐다. 실제로 주민이 거주하며 마을 전체를 조선조식으로 가꾸어가고 있어 민속마을다운 분위기가 특히 여실하다. 집집마다 신주단지를 모셨고, 어른 앞에서는 담배를 숨기는 예의범절이 살아 있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가 서서 길손을 맞는다.
외암리의 전체 가구 수는 모두 80여 가구로, 그중 외암리 1구 온양골 65가구가 민속마을로 지정돼 있다. 20채의 기와집과 30채쯤의 초가집이 고루 뒤섞여 있고 막돌허튼층 쌓기로 올린 돌담들이 집들의 경계를 이루며 골목길을 만들어 분위기가 예스럽다. 때문에 도회에 주로 머물다가 이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이러한 외암마을은 당연히 史劇(사극)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어, 연중 촬영팀이 끊이질 않는다. 사극 임꺽정을 비롯해 옥이이모, 만강 등 여러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 주민들은 이들로부터 몇십만원대씩 대가로 받아 6000만원이나 되는 마을 기금을 조성해 두고 있다. 돌 많고 양반 많고 집집마다 거느린 종이 여럿이어서(혹은 동네 주민 거의가 한 집안이라서) 말(言)도 많다고 하여 「三多(삼다)의 고을」이라고들 부른다.
가장 볼 만한 집은 전국서 가장 뛰어난 정원을 가졌다는, 170년 된 古宅(고택)인 영암댁이다. 송화댁 또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고 그 가운데로 자연석 장식을 한 여러 굽이의 수로를 낸, 동양식 정원의 기본형을 갖춘 집이다.
외암마을의 집 안쪽 구경을 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사전에 주인 양해를 구하도록 한다.
교통/아산시(舊 온양)에서 남쪽 약 8km 지점으로서 시내와 도로변 곳곳에 민속마을 가는 길목을 알려주는 교통안내판이 서 있다. 아산시내에서 시내버스가 자주 다닌다.
숙박/외암 민속마을 內에 이대선씨 집(전화 041-43-3951)을 비롯해 초가 민박집이 여러 채 있다.
450년 된 古宅 남아 있는 마을, 함양 기와집
경남 함양군 지곡면 開平里(개평리)는 드라마 「土地(토지)」의 촬영 장소로 쓰였던 옛 기와집촌이다. 함양읍에서 北으로 8km 거리로, 모두 40호의 기와집이 남아 있다. 이중 안채가 450년 된 정병호 古家(고가)를 비롯해 역시 하동 정씨 집안 古宅(고택)인 정순오씨의 관찰사 댁, 풍천 노씨 종중댁인 노갑수씨 古家, 허영오 이장댁 등은 100년 단위로 나이를 헤아려야 한다. 정병호 古家만 중요 민속자료 제186호로 지정돼 있지만 다른 집들도 타 市郡에 가면 모두 문화재급이다.
정병호 古家는 조선조 대학자인 정여창이 태어난 집으로, 특히 볼 만한 곳이다. 대지가 300여 평이나 되고 총 11동의 건물이 있다. 해방 무렵에는 모두 17동의 이른바 아흔아홉 칸 집이었다고 한다. 이 큰 집은 다섯의 작은 공간으로 다시 나뉘어, 어디를 가든 휑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궁이도 재래식 그대로인 이 집안 어느 곳에서든 걸음을 멈추고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그 공간만이 가진 멋을 느낄 수 있다.
사랑채의 풍각인 濯淸霽(탁청제) 마루에 앉아 장지문을 열면 마당쪽 문틀 안으로 假山(가산) 위에 뿌리를 내린, 300년 나이의 용틀임한 낙락장송 줄기가 한폭의 그림으로 들어앉는다.
교통/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익산인터체인지~17번 국도~남원~88올림픽도로~함양인터체인지~함양의 순서로 찾아간다. 일단 함양읍내로 들어가서 24번 산청 방면 국도로 北上(북상)하면 개평마을이 있는 지곡면 소재지다. 기왕 길을 나섰다면 함양읍내의 멋진 활엽수림인 상림도 구경하도록 한다. 서울 남부(서초동)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가 하루에 10회 운행.
숙박/함양읍내에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전망 좋은 백암장여관(055-963-9241~3). 상림 바로 옆의 별궁장여관(055-963-7980,1). 함양읍내에서 유명한 한정식집 예원(055-963-5444)에 가면 하동 정씨 집안 고유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눈 덮인 휴양림에서 모닥불 놀이
토함산 자연휴양림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신비의 석굴암을 안은 명산인 경주 토함산 남쪽 끝자락에 있다. 자동차로 쉽사리 올라가 석굴암 구경을 하거나 정상 일출맞이를 할 수 있고 바다도 가까운 좋은 휴양림이다.
이 휴양림은 산막 바로 옆에 캠프파이어場이 있다. 캠프파이어場 근처까지 차량 출입도 자유롭다. 단, 주위가 눈으로 덮여 화재 위험이 없을 경우에만 모닥불이 허용된다. 땔감은 주위 산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많으므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두 시간 훈훈하게 모닥불을 피울 정도의 양은 어렵잖게 준비할 수 있다.
숙박/캠프파이어장 바로 옆의 산막은 관리사무소에서 1.2km 거리. 눈이 덮여도 체인만 있으면 차가 올라갈 수 있다.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왼쪽으로 가면 매점(여름에만 개점)이 있는 공터가 나오는데, 이 공터 위 30~50m 지점에 산막, 단체숙소, 캠프파이어장 등의 시설이 있다. 캠프파이어장 바로 옆의 산막 5, 6호는 7~8인실로 난방이 되고 더운물이 나오는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가 딸려 있다. 단, 취사구는 없으므로 준비해가야 한다. 침구도 4인분쯤 준비돼 있다. 산막 사용료 5만원, 야영데크 5,000원.
토함산 휴양림(54-772-1254).
교통/경주 동쪽 추령터널을 빠져나와 3.5km 더 내려간 지점의 장항리 삼거리가 들목이다. 토함산 휴양림 입구임을 밝힌 팻말이 선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4.5km를 들어가면 왼쪽으로 휴양림 들어가는 갈림길목이 나온다.
장항리 삼거리의 재동마을에 닭백숙을 하는 황토방식당(054-775-8744)이 있는데, 휴양림에서 주문하면 배달해준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단양팔경, 충주호 등의 명소와 조령 제1,2,3관문과 같은 역사 유적도 있어 연중 이용객들이 있다. 숲이 좋고, 서울에서의 거리도 적당하다.
1995년 개장한 조령산 휴양림의 시설물은 조령 제3관문 서쪽으로 흘러내린 계곡가 도로변에 조성돼 있다. 매표소~제3관문 간 1.3km 구간에 400~500m 간격으로 세 군데 산막촌이 있는데 그중 모닥불을 즐길 수 있는 캠프파이어장 시설은 제일 위쪽 지역에 있다.
캠프파이어장에서 산막까지의 거리는 약 300m로 조금 멀다. 그러므로 필요한 물품은 차로 가져가도록 한다. 승용차도 캠프파이어장 10m 아래 지점까지 들어갈 수 있다.
캠프파이어장 바로 아래에는 식수대가 있으나 겨울에는 동파 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산막에서 물주머니에 물을 넉넉히 받아가야 한다. 이 캠프파이어장도 눈이 쌓여 화재 위험이 없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산막 예약시에는 캠프파이어장 사용 예약도 함께 해야 한다.
숙박/3관문 아래 6평형 산막은 4~5명이 겨우 잘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미리 인원 수에 맞추어 여러 棟을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침구는 2인분 정도만 구비돼 있으며, 난방이 되고 화장실도 딸려 있지만 더운 물은 나오지 않는다. 취사 가능한 싱크대는 있으나 취사도구는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 휴양림(043-833-7994).
교통/서울방면에서는 수안보온천장을 지나 3번 국도를 타고 남동진, 小조령을 넘자마자 왼쪽 길로 접어들면 된다. 남쪽에선 연풍면소재지에서 3번국도를 타고 소조령 방면으로 북진하다가 수옥정에서 우회전한다.
그외
곤돌라로 山頂에 올라 雪花 만끽, 향적봉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의 그 유명한 설화를 구경하기가 이제는 한결 쉬워졌다. 무주스키장 개장 후 향적봉 턱밑까지 곤돌라가 운행되어 왔는데, 그 종점에서 향적봉까지의 운행이 최근 허용된 것이다. 곤돌라로 이렇듯 향적봉 정상까지 올라가서는 무주구천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산행이 크게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곤돌라 종점에서 정상까지는 1km에 20분 거리, 정상에서 하산시는 10분 거리다.
곤돌라는 연중 무휴 운행한다. 매표시각은 평일은 오전 10시~오후 4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30분, 일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4시이며, 위의 종점에서 막차 출발시각은 매표 종료시각으로부터 15분 뒤까지다. 즉, 평일과 일요일엔 4시15분, 토요일에는 4시45분이 막차이며, 그때 종점의 레스토랑 식당 종업원들도 모두 철수하므로 놓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연중무휴이나 시설 점검, 강풍 때문에 운행을 중지하는 경우가 잦다.
무주리조트는 입구에서 주차료, 시설이용료, 국립공원 입장료 포함, 3000원을 일괄적으로 받는다. 때문에 곤돌라 종점에서 향적봉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곤돌라는 편도 6000원, 왕복 9000원.
무주리조트(063-322-9000). 곤돌라 종점의 레스토랑(322-7717), 상제루(동동주, 파전:322-6947)
향적봉 정상 남쪽에는 향적봉대피소(063-322-1614)가 있다. 향적봉에서의 일출을 맞고자 일부러 향적봉대피소까지 올라가 자기도 한다.
교통/고속버스로 충북 영동까지 간 다음 영동 공용버스정류장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주 경유, 구천동행 버스 이용.
숙박/삼공리 시설지구에 여관, 음식점이 많다.
눈밭으로 벌건 숯덩이 꺼내는 진풍경, 고래골 숯가마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락고개 북쪽 고래골은 공장식 숯가마터로는 가장 오래되었고 생산량도 가장 많다는 곳이다. 요즈음 숯 제품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숯가마 수가 11개까지 늘었다.
고래골 숯가마는 1980년대 들어서야 생겨났다. 과거 숯은 나무를 벌채한 현장에서 직접 가마를 만들어 구워냈다. 그러나 사는 형편이 나아지면서 깊은 산중에서 오래도록 박혀 숯 굽는 일을 하려는 일꾼들이 없어, 나무를 날라와 숯을 굽는 방식의 공장식 숯가마가 생긴 것이다. 고래골 숯공장은 인부들이 각각 자기 숯가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작업은 공동으로 한다.
재료는 참나무라야 좋은 숯이 된다고 한다. 20년쯤 자란 참나무를 베어낸 직후에 바로 구워야 좋은 숯이 된다.
숯덩이는 긴 삽으로 가마 옆의 잿더미로 옮긴 다음 재로 덮어 하루쯤 두면 완전히 불이 꺼져 숯이 된다. 가마 수가 많아서 1~2일 간격으로 숯 꺼내는 작업을 하므로 조금만 신경 쓰면 벌건 숯불덩이 꺼내는 구경을 하기가 어렵지 않다. 돼지고기를 사가서 인부들과 함께 참숯불에 구워먹는 재미를 맛볼 수도 있다.
숯가마터(033-342-4508).
교통·숙박/영동고속도로 새말IC→우천→정금리→포동리 순으로 찾아간다. 숯가마터 앞까지도 포장도로다. 근처엔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횡성읍내로 가야 한다.
기도객 행렬이 구경거리, 갓바위불상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소원빌이 불상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대상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부처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지가 이미 수십년이다. 한다 하는 政客(정객)들도 간혹 찾는다고 한다. 연중 인파가 몰리는데, 음력 초순의 효험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여 수능시험이 있는 달의 초순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그외의 달에도 초순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불상도 인상적이지만, 줄을 잇는 인파가 여기서는 더한 구경거리라고 할 것이다. 삭풍은 몰아치는데, 이 땅의 어머니들은 縱隊(종대)로 행군하듯 어깨를 맞대고 가파른 돌계단 길을 오른다.
갓바위부처는 팔공산(1193m) 남동릉에 솟은 갓바위(冠峰·850m) 頂上에 있다. 머리에 지름 1.8m의 넓적한 돌을 이고 있어서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정식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으로 신라 선덕여왕 때 조성되었다고 하며, 좌대를 포함한 불상의 높이가 5.6m로 비교적 큰 편이고 생김도 아름다워서 보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다. 신통력 있는 다른 부처상들과 같이 왼손바닥에 작은 藥壺(약호)를 받쳐든 약사여래불이다. 이 불상 앞에 놓이는 佛錢(불전)의 액수는 전국 최고라고 한다.
갓바위부처 오름길은 세 가닥이다. 남쪽의 대구시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관암사를 거쳐 오르는 길, 동쪽 약사암 길, 그리고 갓바위 관리를 맡고 있는 북쪽의 禪本寺(선본사) 길이 있다. 선본사와 약사암에서는 30분, 능성동쪽에서 오르면 1시간쯤 걸리지만 가장 오르기가 쉬우므로 이 길을 대개 이용한다. 불상 앞에는 기도 하기 편하라고 널찍한 터도 마련해 두었다. 추운 겨울에 모포를 뒤집어쓰고 밤샘 기도를 하는 이들도 있다.
교통/동대구IC에서 나와 대구시 동구 지저동의 공항 방면으로 가다가 「갓바위」 안내 팻말을 따라 북진하면 된다. 대구시내에서 갓바위 오름길목인 능성동 집단시설지구행 시내버스 수시 운행.
숙박/숙박시설과 음식점은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 여럿 있다. 선본사 1km 위의 용왕각 앞 선본사 식당에서는 무료 숙식이 된다. 하루쯤 초라한 음식과 불편한 잠자리를 견디어보는 것도 좋다. 선본사(053-852-7337). 갓바위관리실(대구쪽:053-983-8586).
최상급 북어인 「더덕북어」 산지, 황태덕장
설악산 북쪽 백담사 입구에서 3km 지점, 진부령 길과 미시령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일대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북어를 내는 곳이다. 겨울이면 도로 양쪽 밭에 명태들을 줄줄이 널어둔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닷가도 아닌 이곳 내륙에서 북어를 말리는 이유는, 이곳이 좋은 북어로 말리기에 조건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황태 건조장을 황태덕장이라고 부르는데, 황태덕장으로서 조건을 제대로 갖춘 데는 여기와 대관령 일대뿐이라고 한다. 생산량은 진부령 쪽이 대관령 쪽보다 훨씬 많다.
명태 말린 것이 北魚(북어·혹은 乾太)다. 그중 얼부풀어 더덕처럼 마른 북어는 더덕북어, 혹은 노랑태(黃太)라고 부르며, 빛이 누르고 살이 연하다 하여 명태 건어물 중에는 최상품으로 친다. 이곳 진부령에서 나는 것이 바로 이 더덕북어다.
제대로 된 황태, 혹은 노랑태는 말그대로 노르끼리한 색이 껍질과 속살에 돌고, 눌러보면 조금 딱딱한 정도의 스펀지처럼 부드럽다. 값은 명태 어획량에 따라 매년 크게 달라진다.
용대3리 일대에는 황태를 구운 것과 삶은 국물을 내는 황태구이집들이 10여 개소 있다. 진부령스키장에서 귀경하는 길에 이들 황태구이집에 들르곤 한다. 황태를 10~20마리씩 엮어 파는 전문 도매업소도 최근 생겨났다.
빙어잡이 축제 열리는 곳, 소양호 氷原
강원도 춘천 북방의 소양호는 매년 호수 전체가 거대한 氷原(빙원)으로 변한다. 이 빙원의 최상류부에서는 매년 빙어잡이 축제가 열린다. 인제군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올해로 제5회인데, 크게 성공을 거두어 이제는 전국적인 행사가 되었다. 물론 축제가 끝난 뒤에도 얼음판이 남아 있는 한 빙어잡이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곳의 얼음판 아래로 빙어가 많이 몰리는 것은 주민들이 노력한 덕분이다. 이곳 남면 어촌계 사람들은 6~7년 전부터 대량으로 빙어를 인공 부화·방류해 왔다.
빙어는 부화 후 여름이 되어 수온이 섭씨 20도 이상 되면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닥으로 이동했다가 겨울이 되어 수온이 낮아지면 다시 떠오른다. 연어처럼 母川(모천)으로 회귀, 산란하기 위해 얼음장 밑을 더듬어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데, 최상류지역이 바로 이곳 남면 부평리 선착장 일대다. 빙어들이 부평리 근처로 몰려 가두어진 것 같은 형국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누구든 어렵지 않게 빙어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소양호가 얼어붙는 시기는 대개 1월20일경이다. 이때 이후 2월 중순까지도 빙어낚시를 할 수 있다. 현장에서 낚시 도구를 살 수도 있다.
대개 빙어는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구워 먹는다. 주민들은 멀리 氷原 가운데에 전기톱으로 구멍을 내고 어항 모양의 그물인 「난장망」을 쳐서 잡아둔 빙어를 무더기로 가져와 무게를 달아 팔거나, 아니면 강변에 세워둔 간이식당에서 판다. 비닐막을 치고 늘어선 간이식당에서 화롯불에 빙어를 구워 먹기도 한다.
신남선착장 입구 3.8식당(033-461-6307). 빙어축제행사 문의처 인제군 문화관광경제과(033-460-2435).
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 들으며 기암절벽 탐승, 孤石亭
한탄강 孤石亭(고석정)은 여름 피서 장소로 유명하지만 겨울 風情(풍정)도 뛰어나다. 사람에 따라서는 겨울 風情이 연중 최고라고도 말한다.
고석정의 풍치는 일찍이 신라 진평왕도 즐겼고 고려 충숙왕도 사랑했다고 한다. 뛰어난 장인이 오랜 세월 깎고 다듬은 듯한 부드러운 곡선미의 기암절벽이 양쪽으로 웅장하게 둘러섰고, 강 가운데는 머리에 낙락장송 몇 그루를 인 기암봉이 솟아 멋을 더한다. 홀로 외로이 선 이 암봉이 孤石岩(고석암)이며, 이 암봉 주변 풍치를 즐기기 위해 신라 진평왕이 고석정이란 정자를 지은 이후 이곳 지명으로 굳었다. 흰눈을 인 절벽과 기암과 정자가 어울려 자아내는 풍정이 제법 즐길 만하다.
겨울이면 물론 탱탱하게 강물이 얼어붙기 때문에 강 가운데로 내려서서 이 절경을 즐길 수 있다. 번잡한 인파나 소음도 없고 여름철의 그 성급한 계류 소리도 두터운 얼음장 밑에 갇히고 말아, 한겨울의 고석정은 고요한 사색의 장이 된다.
고석정관리사무소(033-455-3129).
교통/고석정은 서울을 빠져나와 의정부∼신철원(갈말)∼문혜리의 순서로 찾아간다. 갈말읍에서 4km 북방의 문혜리 삼거리에 이르러 좌회전, 463번 지방도로를 만나면 또다시 좌회전한다. 그 후 승일교를 지나 1km 남짓 가면 커다란 전적기념관이 도로 왼쪽에 보인다. 이 전적 기념관 바로 뒤에 고석정이 있다.
숙박/전적관 옆 철원관광호텔(033-455-1234)은 게르마늄온천장도 갖추었다. 전적기념관 옆 식당가의 고석정회관(033-455-8787), 임꺽정가든(455-3128) 한식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옛 금광과 대형 석회동굴 연결, 정선 화암굴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은 종유굴의 신비와 옛 금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가족 관광지다. 이곳엔 일제 때인 1922년부터 1945년까지 泉捕金鑛(천포금광)이 있었다. 국내 5위의 생산량을 기록했던 이 금광 갱도를 파들어 가던 중 1934년 지금의 화암동굴을 발견했다.
석회동굴의 백미는 250평의 대광장이다. 국내의 석회동굴 空洞(공동) 가운데 가장 넓은 것이다. 이 광장에는 동양 최대의 붉은빛 流石(유석)폭포(높이 16m, 너비 20m)가 있고, 굴 정면에는 높이 8m, 둘레 5m에 달하는 대석순이 있다.
정선군은 최근 이 화암동굴과 천포광산의 갱도를 연결하여 「金(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국내 유일의 테마형 동굴을 만들었다. 금광의 관람 길이는 약 1800m로, 금 채굴 모습을 실물대의 모형으로 재현했다.
화암동굴의 겨울(11월∼익년 2월)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입구 주차장 근처에 음식점이 많다. 미도가든(033-562-2071).●
전남 순천만에는 광대한 갈대바다가 펼쳐져 있다. 11월 중순이 억새가 가장 만발한 때이지만 겨울 풍경도 괜찮다. 평소 갇힌 공간만 대해온 도시민들로선 가슴 두근거릴 광대함이 거기에 있다.
이곳은 1970년대를 풍미했던 감수성의 작가 김승옥의 소설 「霧津紀行(무진기행)」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순천만 갈대밭은 생태적으로도 귀중한 곳이다. 1997년 이곳을 방문한 한 외국 조류 전문가는 『全세계 습지 100여 군데를 돌아보았지만 희귀한 철새들이 이렇듯 여러 種(종)이 한꺼번에 많이 모여든 곳은 처음 본다』며 감탄했다. 그간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만 흑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11종이 발견되었다. 순천만 앞바다만큼은 그간 적조 피해가 없었는데, 이는 「자연의 콩팥」으로 비유될 정도로 뛰어난 정화 능력을 가진 갈대밭 덕분이라고 한다.
동천이 흘러 나오다가 갑자기 나팔형으로 길게 개펄을 펼쳐내기 시작하는 강 어귀까지 총면적은 약 50만 평이며 그중 갈대 밀생지가 15만 평쯤 된다.
교통/자가용 차량을 가져갈 경우는 순천시 남쪽 순천전문대 바로 앞에서 좌회전, 818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서편마을 버스정류장 직전의 왼쪽 샛길로 접어든다. 논 가운데를 지나 방죽 위로 오르면 갈대밭이 펼쳐지며, 방죽길을 따라 100m쯤 내려가면 어선들이 한가로이 정박해 있는 대대포구다.
순천역전이나 시청, 공용터미널 앞에서 66번이나 76번 버스를 타면 서편마을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서편마을 정류장에서 대대포구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숙박/대대포구 조순임씨의 강변장어구이집(전화 0661-742-4233).대대동 마을에는 숙박업소가 없으므로 순천시내 시설 이용(순천장모텔, 전화 061-751-2261).
철새 最多 도래지, 고천암호 갈대밭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는 최소 75종에 1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1999년의 경우 철새 중 가장 많았던 것은 청둥오리로 43.2%(43만3854마리), 가장 많은 철새가 도래한 곳은 전남 해남 고천암호로서 16만7280마리였다.
교통/해남읍에서 남서쪽 13번 국도를 타고 8km 가면 오른쪽으로 직각방향으로 꺾이는 갈림길이 있다. 매우 한적한 포장도로인 이 길을 따라 5km 가면 「연곡리」라 쓰인 돌비석이 나온다. 이 비석이 선 오른쪽 샛길로 500m 남짓 달리면 연곡리 마을이며, 마을 끝의 팔각정 옆을 지나 새로 놓은 다리를 건넌 다음 왼쪽이나 오른쪽 農老(농로)를 따라 가다가 차를 세우고 방죽 위로 올라가면 저편 물 가운데의 오리떼가 보인다. 대개 해뜰 무렵이나 해질녘 날아오른다.
다리 건너 오른쪽 상류로 농로를 따라 오르노라면 물길이 좀 좁아지는 한편 청둥오리의 밀도는 한결 높아진다.
해남농지개량조합 고천암관리사무소 (061-536-4010).
숙박/해남에서 권할 만한 숙소는 목욕탕을 겸하고 있으며 방도 큰 편인 프린스모텔(061-536-6255), 음식점은 함초 음식으로 유명한 부광정식당(061-535-4240)이 있다.
천년 세월을 넘겨온 老巨樹木의 지혜를 본다
세 그루의 1000년 神木, 三槐鼎
다른 지방에 비해 마구잡이식 개발이 한결 덜했던 충청도 내륙인 충북 괴산 땅에는 아름드리 고목이 매우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장연면 오가리에 남아 있는 樹齡(수령) 1000년 안팎의 세 그루 고목을 일러 三槐鼎(삼괴정)이라고 부른다.
한 그루는 둔덕 위, 다른 두 그루는 그 아래 밭의 위쪽과 아래쪽에 서 있는데, 주민들은 밭의 위쪽의 것을 上괴목, 아래쪽의 것을 下괴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상·하괴목은 각각 수령이 800년으로 추정된다. 바위 둔덕 위의 것은 잘 자라지 못해서 크기는 작지만 수령은 1000년으로 가장 높다고 한다. 세 巨木 모두 장구한 세월을 자라며 상상키도 어려운 기이한 형상을 했다. 밑둥의 굴곡면은 미어져 터질 듯하고 뿌리는 주위의 바윗덩이를 틀어쥐었다.
하괴목 밑둥 나무굴은 6·25 때 급하면 주민들이 숨기도 했던 굴이라고 한다. 하괴목 밑둥 중간을 자세히 보면 터진 외피 속으로 컴컴한 굴이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 부락제를 지내는 나무여서 허리에 금줄을 둘러두었다. 하괴목의 크기는 높이 28m, 흉고 둘레 7m로, 상괴목도 이와 비슷하다.
교통/중부고속도로 음성IC에서 나와 82번 지방도→금왕→3번 국도→괴산의 순서로 찾아간다. 괴산읍내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10㎞쯤 東進(동진)하다가 913번 지방도로를 따라 北으로 8㎞쯤 가면 장연면 소재지인 오가리가 나온다. 이곳의 면사무소 앞을 지나자마자 도로 오른쪽 밭에 선 거대한 고목 세 그루가 눈에 든다. 이것이 삼괴정이다.
별미/다슬기(민물 고둥)를 넣고 끓인 「올갱이국」은 괴산 별미로 유명. 괴산 공용터미널 맞은편에 서울식당을 비롯해 올갱이국 전문집들이 있다.
단종의 비극을 보고 들었다는 老松 청령포 觀音松
조선 제6代 임금인 단종의 유배지로 이름 높은 영월의 명소 청령포는 강가에 있어 여름에나 가는 곳으로들 알고 있지만 송림의 겨울 풍치도 기막히며, 이중에는 觀音松(관음송)이란 이름의 老巨樹木도 있다.
청령포로 들어가려면 청령포나루를 오가는 자그마한 유람선을 이용한다. 배에서 내려 강가의 자갈밭 길을 따라 걸어들어가면 울울창창한 송림이다. 거의가 아름드리 소나무이고 면적이 광대하다. 송림 속 곳곳에 벤치도 놓아두어서 편히 쉴 수 있다. 송림 속 단종이 거처하던 집도 복원돼 있다.
청령포의 소나무들은 한결같이 자태가 아름답지만 그중에도 최고 미인 소나무는 觀音松이다. 「단종의 애달픈 사연을 보고 들었다」고 하여 볼 觀(관) 자 소리 音(음) 자를 썼다고 한다. 밑둥 지름은 약 5m인데, 지면으로부터 약 1.2m의 높이에서 특이하게 두 갈래로 갈라져 30m쯤 치솟았으며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모습이 미인처럼 아름답다(천연기념물 제349호).
강물이 얼음장 깨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얼면 도선이 다니지 않으므로 출발 전에 반드시 문의해본다. 청령포관리소 전화(033-370-2620).
교통/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탄 다음 신림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가 88번 지방도로를 탄다. 주천 지나 군등치, 신천리, 배일재를 넘으면 연당교에 닿는데,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38번 국도로 진입하면 된다. 소나기재 너머 장릉을 지나 조금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곳에 청령포로 가는 길목의 이정표가 보인다. 청령포 입구에는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 매점, 음식점 등도 있다. 영월에서 유명한 장릉보리밥집(033-374-3986)은 장릉 바로 옆에 있다.
따뜻한 차 안에서 日出 壯觀 즐긴다
오가는 길에 운 좋으면 雪景도 만끽, 한계령
높은 고갯마루나 山頂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는 느낌은 각별하다. 해발 1915m로 찬 바람이 살을 에는 지리산 천왕봉 꼭대기로도 인파가 줄을 잇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고생이 미련스럽게 느껴진다면 차안에서 일출맞이를 해보자.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가로지른 고갯마루턱의 휴게소가 바로 그런 편안한 일출맞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그중 첫손 꼽을 곳은 한계령(917m) 정상이다. 휴게소 앞 널찍한 주차장에서 동쪽을 향해 차머리를 두고 해맞이를 할 수 있다.
찬바람을 견딜 만한 옷을 차려 입고 휴게소 뒤의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더욱 좋다. 휴게소 식당의 동쪽 유리창 옆 식탁도 좋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계령휴게소(전화 033-672-2330)는 연말연시엔 일출맞이객들을 상대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문을 연다. 국수, 어묵, 수제비 등을 파는 스낵코너가 있다. 한편, 운이 좋으면 설악산 특유의 기막힌 雪景(설경)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체인은 꼭 챙긴다.
휴게소 창가에 앉아 日出 볼 수도, 미시령
미시령(767m) 고갯마루도 한계령만큼 일출이 뛰어나다. 통나무식 휴게소(033-635-8645) 주차장의 동쪽 모서리, 휴게소 창가 등에서 동해 위로 치솟는 일출을 볼 수 있다. 매년 정초엔 일출맞이객들로 주차장이 만원이 되기 일쑤임을 알고 떠난다. 연말연시에 휴게소는 밤샘 영업을 하며 일출 시각은 6시40분께이다.
한밤중의 미시령에서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으로 옆사람 얼굴이 훤히 비쳐지기도 한다. 동해까지가 직선거리로 13km로서 고갯마루 중에는 동해가 가장 가까운 곳이다. 남쪽 아래로는 동양 최대의 암괴를 자랑하는 울산암이 보인다.
하행선 휴게소 뒤 둔덕서 日出, 대관령
대관령(832m)에서 신년 일출맞이를 하려면 조금 추위를 견딜 각오를 해야 한다. 둔덕 너머에 휴게소와 주차장이 있어서 차 안에서는 일출맞이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걸으면 된다.
대관령휴게소는 남쪽의 하행선 휴게소와 상행선 휴게소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가 서 있는 하행선 휴게소 동쪽 둔덕으로 올라가서 일출맞이를 한다. 대개는 등 뒤에서 북서풍이 불어오므로 옷만 두툼히 입으면 10~20분쯤은 견딜 만하다. 계단 바로 아래에 주차해두고 기다렸다가 해뜰 무렵 올라가도록 한다. 남쪽 휴게소와 북쪽 휴게소는 차량도 왕래가 가능하다(대관령휴게소 033-335-5980).
겨울 바닷가에서 해도 보고 달도 보고
범종 소리 들으며 「바다 日出」 구경, 여수 向日庵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도에는 「우리나라에서 日出 풍경이 가장 뛰어나다」는 向日庵(향일암)이 있다. 향일암이란 이름부터가 해를 향해 있다는 뜻이다. 범종소리와 함께 맞는 일출의 감동이 각별하다.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끝까지 달려 내려가면 향일암이 있는 임포마을에 이른다. 임포마을 안의 주차장 前 50m 지점의 골목에서 오른쪽 언덕을 보면 황토방가든이란 숙박업소가 보인다. 그 옆으로 난 가파른 둔덕길이 향일암 가는 길이다.
향일암 입구의 자그마한 바위 굴을 지나 대웅전 앞 난간에 서면 탄성부터 튀어나온다. 발 아래로 높이 150m의 급경사 절벽을 이루어, 흡사 바다 위에 날아올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향일암 뒤쪽의 바위 절벽 사이에도 향일암 부속 사암이 두 棟(동) 더 서 있다. 그중 향일암에서 백미를 이루는 경관은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관음전 앞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다. 대웅전 옆길, 대낮에도 전등을 밝혀두어야 하는 어두운 바위굴을 지나 이 관음전 앞으로 오르면 멀리 대-소횡간도, 세존도 등 다도해의 섬들과 돌산도의 짙푸른 숲, 해안절벽에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 완벽한 풍경이 펼쳐진다.
숙박/임포마을에 민박집과 음식점들이 많다. 해변횟집·민박(061-644-4723). 돌산대교 남단에서 관광선이 돌산도 동쪽 해안을 따라 임포마을까지 운항되며, 임포마을에서 탈 수도 있다(여수까지 1시간 소요). 향일암(061-644-4742).
수만 명 放生인파 몰리는 곳, 경주 대왕바위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는 큼직한 암초지대가 바라뵌다. 봉길리 해변에서 약 180m 지점에 솟아 있는 이 바위를 주민들은 대왕바위라고 부른다. 1967년 신라 오악조사단은 이 바위 가운데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십자형의 물길이 나 있고, 십자로의 중앙 물 밑에 蓋石(개석)이 놓여 있는 등 사료에 전하는 신라 제30代 왕인 文武大王陵(문무대왕릉)이 틀림없다고 발표했는데, 그후부터 이곳 해변에서는 放生(방생)의식이 크게 성행하기 시작했다.
放生의식은 음력 삼월삼짇날 아니면 팔월 보름 등에 행하는데, 이곳 봉길리 해변에서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 放生의식이 가장 대대적이다.
대보름날에는 길이 4km의 긴 모래사장은 사람들로 시장바닥 같다. 사람들 사이로 방생하라고 외치며 「아나고」라고 부르는 붕장어, 자라, 거북이 등을 파는 아낙네들, 장작불을 지펴놓고 그 주위를 돌며 기도하는 신도들, 굿판을 벌인 무속인 일행 등으로 축제장 분위기가 된다. 放生의식은 밤으로 이어진다. 저녁 5시30분쯤이면 대왕바위 바로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는데, 이때 봉길리 해안가의 放生의식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아주머니들은 너도나도 긴 문종이에 불을 붙여 달을 향해 띄워 올리는 燒紙(소지) 의식을 행한다. 그후 구덩이를 파거나 페트병을 이용하거나 해서 저마다 촛불을 밝히고 앉아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교통·숙박/정월 대보름날 가야 볼 만하다. 극심한 혼잡을 각오하고 갈 일이다. 조금 먼 곳에 노변 주차 후 걸어가는 것이 실은 편하다. 봉길리 해변의 샘터횟집(054-771-8872), 왕릉횟집(771-8746) 등, 10여 개 횟집에서 민박, 매식 가능. 봉길리 북쪽 10km 지점의 감포읍 소재지에 높이 3m의 투명한 수조 가운데에 좌석을 갖춘 이색 수중횟집 늘시원이 있다. 전망좋은 5층 모텔도 운영(054-744-1177).
민속마을에서 옛 분위기를 맛본다
현대 속의 조선 고을, 外岩 민속마을
충남 아산시 송악면 外岩(외암)리는 1988년 민속마을로 지정됐다. 실제로 주민이 거주하며 마을 전체를 조선조식으로 가꾸어가고 있어 민속마을다운 분위기가 특히 여실하다. 집집마다 신주단지를 모셨고, 어른 앞에서는 담배를 숨기는 예의범절이 살아 있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는 장승과 솟대가 서서 길손을 맞는다.
외암리의 전체 가구 수는 모두 80여 가구로, 그중 외암리 1구 온양골 65가구가 민속마을로 지정돼 있다. 20채의 기와집과 30채쯤의 초가집이 고루 뒤섞여 있고 막돌허튼층 쌓기로 올린 돌담들이 집들의 경계를 이루며 골목길을 만들어 분위기가 예스럽다. 때문에 도회에 주로 머물다가 이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이러한 외암마을은 당연히 史劇(사극)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어, 연중 촬영팀이 끊이질 않는다. 사극 임꺽정을 비롯해 옥이이모, 만강 등 여러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 주민들은 이들로부터 몇십만원대씩 대가로 받아 6000만원이나 되는 마을 기금을 조성해 두고 있다. 돌 많고 양반 많고 집집마다 거느린 종이 여럿이어서(혹은 동네 주민 거의가 한 집안이라서) 말(言)도 많다고 하여 「三多(삼다)의 고을」이라고들 부른다.
가장 볼 만한 집은 전국서 가장 뛰어난 정원을 가졌다는, 170년 된 古宅(고택)인 영암댁이다. 송화댁 또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고 그 가운데로 자연석 장식을 한 여러 굽이의 수로를 낸, 동양식 정원의 기본형을 갖춘 집이다.
외암마을의 집 안쪽 구경을 하고 싶을 때는 반드시 사전에 주인 양해를 구하도록 한다.
교통/아산시(舊 온양)에서 남쪽 약 8km 지점으로서 시내와 도로변 곳곳에 민속마을 가는 길목을 알려주는 교통안내판이 서 있다. 아산시내에서 시내버스가 자주 다닌다.
숙박/외암 민속마을 內에 이대선씨 집(전화 041-43-3951)을 비롯해 초가 민박집이 여러 채 있다.
450년 된 古宅 남아 있는 마을, 함양 기와집
경남 함양군 지곡면 開平里(개평리)는 드라마 「土地(토지)」의 촬영 장소로 쓰였던 옛 기와집촌이다. 함양읍에서 北으로 8km 거리로, 모두 40호의 기와집이 남아 있다. 이중 안채가 450년 된 정병호 古家(고가)를 비롯해 역시 하동 정씨 집안 古宅(고택)인 정순오씨의 관찰사 댁, 풍천 노씨 종중댁인 노갑수씨 古家, 허영오 이장댁 등은 100년 단위로 나이를 헤아려야 한다. 정병호 古家만 중요 민속자료 제186호로 지정돼 있지만 다른 집들도 타 市郡에 가면 모두 문화재급이다.
정병호 古家는 조선조 대학자인 정여창이 태어난 집으로, 특히 볼 만한 곳이다. 대지가 300여 평이나 되고 총 11동의 건물이 있다. 해방 무렵에는 모두 17동의 이른바 아흔아홉 칸 집이었다고 한다. 이 큰 집은 다섯의 작은 공간으로 다시 나뉘어, 어디를 가든 휑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궁이도 재래식 그대로인 이 집안 어느 곳에서든 걸음을 멈추고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그 공간만이 가진 멋을 느낄 수 있다.
사랑채의 풍각인 濯淸霽(탁청제) 마루에 앉아 장지문을 열면 마당쪽 문틀 안으로 假山(가산) 위에 뿌리를 내린, 300년 나이의 용틀임한 낙락장송 줄기가 한폭의 그림으로 들어앉는다.
교통/경부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익산인터체인지~17번 국도~남원~88올림픽도로~함양인터체인지~함양의 순서로 찾아간다. 일단 함양읍내로 들어가서 24번 산청 방면 국도로 北上(북상)하면 개평마을이 있는 지곡면 소재지다. 기왕 길을 나섰다면 함양읍내의 멋진 활엽수림인 상림도 구경하도록 한다. 서울 남부(서초동)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가 하루에 10회 운행.
숙박/함양읍내에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전망 좋은 백암장여관(055-963-9241~3). 상림 바로 옆의 별궁장여관(055-963-7980,1). 함양읍내에서 유명한 한정식집 예원(055-963-5444)에 가면 하동 정씨 집안 고유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눈 덮인 휴양림에서 모닥불 놀이
토함산 자연휴양림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신비의 석굴암을 안은 명산인 경주 토함산 남쪽 끝자락에 있다. 자동차로 쉽사리 올라가 석굴암 구경을 하거나 정상 일출맞이를 할 수 있고 바다도 가까운 좋은 휴양림이다.
이 휴양림은 산막 바로 옆에 캠프파이어場이 있다. 캠프파이어場 근처까지 차량 출입도 자유롭다. 단, 주위가 눈으로 덮여 화재 위험이 없을 경우에만 모닥불이 허용된다. 땔감은 주위 산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많으므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두 시간 훈훈하게 모닥불을 피울 정도의 양은 어렵잖게 준비할 수 있다.
숙박/캠프파이어장 바로 옆의 산막은 관리사무소에서 1.2km 거리. 눈이 덮여도 체인만 있으면 차가 올라갈 수 있다.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왼쪽으로 가면 매점(여름에만 개점)이 있는 공터가 나오는데, 이 공터 위 30~50m 지점에 산막, 단체숙소, 캠프파이어장 등의 시설이 있다. 캠프파이어장 바로 옆의 산막 5, 6호는 7~8인실로 난방이 되고 더운물이 나오는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가 딸려 있다. 단, 취사구는 없으므로 준비해가야 한다. 침구도 4인분쯤 준비돼 있다. 산막 사용료 5만원, 야영데크 5,000원.
토함산 휴양림(54-772-1254).
교통/경주 동쪽 추령터널을 빠져나와 3.5km 더 내려간 지점의 장항리 삼거리가 들목이다. 토함산 휴양림 입구임을 밝힌 팻말이 선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4.5km를 들어가면 왼쪽으로 휴양림 들어가는 갈림길목이 나온다.
장항리 삼거리의 재동마을에 닭백숙을 하는 황토방식당(054-775-8744)이 있는데, 휴양림에서 주문하면 배달해준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단양팔경, 충주호 등의 명소와 조령 제1,2,3관문과 같은 역사 유적도 있어 연중 이용객들이 있다. 숲이 좋고, 서울에서의 거리도 적당하다.
1995년 개장한 조령산 휴양림의 시설물은 조령 제3관문 서쪽으로 흘러내린 계곡가 도로변에 조성돼 있다. 매표소~제3관문 간 1.3km 구간에 400~500m 간격으로 세 군데 산막촌이 있는데 그중 모닥불을 즐길 수 있는 캠프파이어장 시설은 제일 위쪽 지역에 있다.
캠프파이어장에서 산막까지의 거리는 약 300m로 조금 멀다. 그러므로 필요한 물품은 차로 가져가도록 한다. 승용차도 캠프파이어장 10m 아래 지점까지 들어갈 수 있다.
캠프파이어장 바로 아래에는 식수대가 있으나 겨울에는 동파 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산막에서 물주머니에 물을 넉넉히 받아가야 한다. 이 캠프파이어장도 눈이 쌓여 화재 위험이 없을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산막 예약시에는 캠프파이어장 사용 예약도 함께 해야 한다.
숙박/3관문 아래 6평형 산막은 4~5명이 겨우 잘 수 있는 정도다. 그러므로 미리 인원 수에 맞추어 여러 棟을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침구는 2인분 정도만 구비돼 있으며, 난방이 되고 화장실도 딸려 있지만 더운 물은 나오지 않는다. 취사 가능한 싱크대는 있으나 취사도구는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 휴양림(043-833-7994).
교통/서울방면에서는 수안보온천장을 지나 3번 국도를 타고 남동진, 小조령을 넘자마자 왼쪽 길로 접어들면 된다. 남쪽에선 연풍면소재지에서 3번국도를 타고 소조령 방면으로 북진하다가 수옥정에서 우회전한다.
그외
곤돌라로 山頂에 올라 雪花 만끽, 향적봉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의 그 유명한 설화를 구경하기가 이제는 한결 쉬워졌다. 무주스키장 개장 후 향적봉 턱밑까지 곤돌라가 운행되어 왔는데, 그 종점에서 향적봉까지의 운행이 최근 허용된 것이다. 곤돌라로 이렇듯 향적봉 정상까지 올라가서는 무주구천동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산행이 크게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곤돌라 종점에서 정상까지는 1km에 20분 거리, 정상에서 하산시는 10분 거리다.
곤돌라는 연중 무휴 운행한다. 매표시각은 평일은 오전 10시~오후 4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30분, 일요일 오전 9시30분~오후 4시이며, 위의 종점에서 막차 출발시각은 매표 종료시각으로부터 15분 뒤까지다. 즉, 평일과 일요일엔 4시15분, 토요일에는 4시45분이 막차이며, 그때 종점의 레스토랑 식당 종업원들도 모두 철수하므로 놓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연중무휴이나 시설 점검, 강풍 때문에 운행을 중지하는 경우가 잦다.
무주리조트는 입구에서 주차료, 시설이용료, 국립공원 입장료 포함, 3000원을 일괄적으로 받는다. 때문에 곤돌라 종점에서 향적봉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다. 곤돌라는 편도 6000원, 왕복 9000원.
무주리조트(063-322-9000). 곤돌라 종점의 레스토랑(322-7717), 상제루(동동주, 파전:322-6947)
향적봉 정상 남쪽에는 향적봉대피소(063-322-1614)가 있다. 향적봉에서의 일출을 맞고자 일부러 향적봉대피소까지 올라가 자기도 한다.
교통/고속버스로 충북 영동까지 간 다음 영동 공용버스정류장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주 경유, 구천동행 버스 이용.
숙박/삼공리 시설지구에 여관, 음식점이 많다.
눈밭으로 벌건 숯덩이 꺼내는 진풍경, 고래골 숯가마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고락고개 북쪽 고래골은 공장식 숯가마터로는 가장 오래되었고 생산량도 가장 많다는 곳이다. 요즈음 숯 제품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숯가마 수가 11개까지 늘었다.
고래골 숯가마는 1980년대 들어서야 생겨났다. 과거 숯은 나무를 벌채한 현장에서 직접 가마를 만들어 구워냈다. 그러나 사는 형편이 나아지면서 깊은 산중에서 오래도록 박혀 숯 굽는 일을 하려는 일꾼들이 없어, 나무를 날라와 숯을 굽는 방식의 공장식 숯가마가 생긴 것이다. 고래골 숯공장은 인부들이 각각 자기 숯가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작업은 공동으로 한다.
재료는 참나무라야 좋은 숯이 된다고 한다. 20년쯤 자란 참나무를 베어낸 직후에 바로 구워야 좋은 숯이 된다.
숯덩이는 긴 삽으로 가마 옆의 잿더미로 옮긴 다음 재로 덮어 하루쯤 두면 완전히 불이 꺼져 숯이 된다. 가마 수가 많아서 1~2일 간격으로 숯 꺼내는 작업을 하므로 조금만 신경 쓰면 벌건 숯불덩이 꺼내는 구경을 하기가 어렵지 않다. 돼지고기를 사가서 인부들과 함께 참숯불에 구워먹는 재미를 맛볼 수도 있다.
숯가마터(033-342-4508).
교통·숙박/영동고속도로 새말IC→우천→정금리→포동리 순으로 찾아간다. 숯가마터 앞까지도 포장도로다. 근처엔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횡성읍내로 가야 한다.
기도객 행렬이 구경거리, 갓바위불상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소원빌이 불상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대상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부처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지가 이미 수십년이다. 한다 하는 政客(정객)들도 간혹 찾는다고 한다. 연중 인파가 몰리는데, 음력 초순의 효험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여 수능시험이 있는 달의 초순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그외의 달에도 초순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드는 불상도 인상적이지만, 줄을 잇는 인파가 여기서는 더한 구경거리라고 할 것이다. 삭풍은 몰아치는데, 이 땅의 어머니들은 縱隊(종대)로 행군하듯 어깨를 맞대고 가파른 돌계단 길을 오른다.
갓바위부처는 팔공산(1193m) 남동릉에 솟은 갓바위(冠峰·850m) 頂上에 있다. 머리에 지름 1.8m의 넓적한 돌을 이고 있어서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정식 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으로 신라 선덕여왕 때 조성되었다고 하며, 좌대를 포함한 불상의 높이가 5.6m로 비교적 큰 편이고 생김도 아름다워서 보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다. 신통력 있는 다른 부처상들과 같이 왼손바닥에 작은 藥壺(약호)를 받쳐든 약사여래불이다. 이 불상 앞에 놓이는 佛錢(불전)의 액수는 전국 최고라고 한다.
갓바위부처 오름길은 세 가닥이다. 남쪽의 대구시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서 관암사를 거쳐 오르는 길, 동쪽 약사암 길, 그리고 갓바위 관리를 맡고 있는 북쪽의 禪本寺(선본사) 길이 있다. 선본사와 약사암에서는 30분, 능성동쪽에서 오르면 1시간쯤 걸리지만 가장 오르기가 쉬우므로 이 길을 대개 이용한다. 불상 앞에는 기도 하기 편하라고 널찍한 터도 마련해 두었다. 추운 겨울에 모포를 뒤집어쓰고 밤샘 기도를 하는 이들도 있다.
교통/동대구IC에서 나와 대구시 동구 지저동의 공항 방면으로 가다가 「갓바위」 안내 팻말을 따라 북진하면 된다. 대구시내에서 갓바위 오름길목인 능성동 집단시설지구행 시내버스 수시 운행.
숙박/숙박시설과 음식점은 능성동 집단시설지구에 여럿 있다. 선본사 1km 위의 용왕각 앞 선본사 식당에서는 무료 숙식이 된다. 하루쯤 초라한 음식과 불편한 잠자리를 견디어보는 것도 좋다. 선본사(053-852-7337). 갓바위관리실(대구쪽:053-983-8586).
최상급 북어인 「더덕북어」 산지, 황태덕장
설악산 북쪽 백담사 입구에서 3km 지점, 진부령 길과 미시령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일대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북어를 내는 곳이다. 겨울이면 도로 양쪽 밭에 명태들을 줄줄이 널어둔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닷가도 아닌 이곳 내륙에서 북어를 말리는 이유는, 이곳이 좋은 북어로 말리기에 조건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황태 건조장을 황태덕장이라고 부르는데, 황태덕장으로서 조건을 제대로 갖춘 데는 여기와 대관령 일대뿐이라고 한다. 생산량은 진부령 쪽이 대관령 쪽보다 훨씬 많다.
명태 말린 것이 北魚(북어·혹은 乾太)다. 그중 얼부풀어 더덕처럼 마른 북어는 더덕북어, 혹은 노랑태(黃太)라고 부르며, 빛이 누르고 살이 연하다 하여 명태 건어물 중에는 최상품으로 친다. 이곳 진부령에서 나는 것이 바로 이 더덕북어다.
제대로 된 황태, 혹은 노랑태는 말그대로 노르끼리한 색이 껍질과 속살에 돌고, 눌러보면 조금 딱딱한 정도의 스펀지처럼 부드럽다. 값은 명태 어획량에 따라 매년 크게 달라진다.
용대3리 일대에는 황태를 구운 것과 삶은 국물을 내는 황태구이집들이 10여 개소 있다. 진부령스키장에서 귀경하는 길에 이들 황태구이집에 들르곤 한다. 황태를 10~20마리씩 엮어 파는 전문 도매업소도 최근 생겨났다.
빙어잡이 축제 열리는 곳, 소양호 氷原
강원도 춘천 북방의 소양호는 매년 호수 전체가 거대한 氷原(빙원)으로 변한다. 이 빙원의 최상류부에서는 매년 빙어잡이 축제가 열린다. 인제군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올해로 제5회인데, 크게 성공을 거두어 이제는 전국적인 행사가 되었다. 물론 축제가 끝난 뒤에도 얼음판이 남아 있는 한 빙어잡이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곳의 얼음판 아래로 빙어가 많이 몰리는 것은 주민들이 노력한 덕분이다. 이곳 남면 어촌계 사람들은 6~7년 전부터 대량으로 빙어를 인공 부화·방류해 왔다.
빙어는 부화 후 여름이 되어 수온이 섭씨 20도 이상 되면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닥으로 이동했다가 겨울이 되어 수온이 낮아지면 다시 떠오른다. 연어처럼 母川(모천)으로 회귀, 산란하기 위해 얼음장 밑을 더듬어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데, 최상류지역이 바로 이곳 남면 부평리 선착장 일대다. 빙어들이 부평리 근처로 몰려 가두어진 것 같은 형국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누구든 어렵지 않게 빙어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소양호가 얼어붙는 시기는 대개 1월20일경이다. 이때 이후 2월 중순까지도 빙어낚시를 할 수 있다. 현장에서 낚시 도구를 살 수도 있다.
대개 빙어는 산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구워 먹는다. 주민들은 멀리 氷原 가운데에 전기톱으로 구멍을 내고 어항 모양의 그물인 「난장망」을 쳐서 잡아둔 빙어를 무더기로 가져와 무게를 달아 팔거나, 아니면 강변에 세워둔 간이식당에서 판다. 비닐막을 치고 늘어선 간이식당에서 화롯불에 빙어를 구워 먹기도 한다.
신남선착장 입구 3.8식당(033-461-6307). 빙어축제행사 문의처 인제군 문화관광경제과(033-460-2435).
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 들으며 기암절벽 탐승, 孤石亭
한탄강 孤石亭(고석정)은 여름 피서 장소로 유명하지만 겨울 風情(풍정)도 뛰어나다. 사람에 따라서는 겨울 風情이 연중 최고라고도 말한다.
고석정의 풍치는 일찍이 신라 진평왕도 즐겼고 고려 충숙왕도 사랑했다고 한다. 뛰어난 장인이 오랜 세월 깎고 다듬은 듯한 부드러운 곡선미의 기암절벽이 양쪽으로 웅장하게 둘러섰고, 강 가운데는 머리에 낙락장송 몇 그루를 인 기암봉이 솟아 멋을 더한다. 홀로 외로이 선 이 암봉이 孤石岩(고석암)이며, 이 암봉 주변 풍치를 즐기기 위해 신라 진평왕이 고석정이란 정자를 지은 이후 이곳 지명으로 굳었다. 흰눈을 인 절벽과 기암과 정자가 어울려 자아내는 풍정이 제법 즐길 만하다.
겨울이면 물론 탱탱하게 강물이 얼어붙기 때문에 강 가운데로 내려서서 이 절경을 즐길 수 있다. 번잡한 인파나 소음도 없고 여름철의 그 성급한 계류 소리도 두터운 얼음장 밑에 갇히고 말아, 한겨울의 고석정은 고요한 사색의 장이 된다.
고석정관리사무소(033-455-3129).
교통/고석정은 서울을 빠져나와 의정부∼신철원(갈말)∼문혜리의 순서로 찾아간다. 갈말읍에서 4km 북방의 문혜리 삼거리에 이르러 좌회전, 463번 지방도로를 만나면 또다시 좌회전한다. 그 후 승일교를 지나 1km 남짓 가면 커다란 전적기념관이 도로 왼쪽에 보인다. 이 전적 기념관 바로 뒤에 고석정이 있다.
숙박/전적관 옆 철원관광호텔(033-455-1234)은 게르마늄온천장도 갖추었다. 전적기념관 옆 식당가의 고석정회관(033-455-8787), 임꺽정가든(455-3128) 한식이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옛 금광과 대형 석회동굴 연결, 정선 화암굴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은 종유굴의 신비와 옛 금광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가족 관광지다. 이곳엔 일제 때인 1922년부터 1945년까지 泉捕金鑛(천포금광)이 있었다. 국내 5위의 생산량을 기록했던 이 금광 갱도를 파들어 가던 중 1934년 지금의 화암동굴을 발견했다.
석회동굴의 백미는 250평의 대광장이다. 국내의 석회동굴 空洞(공동) 가운데 가장 넓은 것이다. 이 광장에는 동양 최대의 붉은빛 流石(유석)폭포(높이 16m, 너비 20m)가 있고, 굴 정면에는 높이 8m, 둘레 5m에 달하는 대석순이 있다.
정선군은 최근 이 화암동굴과 천포광산의 갱도를 연결하여 「金(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국내 유일의 테마형 동굴을 만들었다. 금광의 관람 길이는 약 1800m로, 금 채굴 모습을 실물대의 모형으로 재현했다.
화암동굴의 겨울(11월∼익년 2월)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입구 주차장 근처에 음식점이 많다. 미도가든(033-562-20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