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22살 양자경, 1986년 7월 영화 <예스 마담>들고 내한 : 월간조선

배우 양자경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1986년이니 그녀의 나이 22살 때다. 홍콩 쿵후영화 <예스 마담>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국내 영화수입사인 세진영화사 초청으로 그해 7월 18일 내한해 서울 명화극장과 대지극장에서 관객을 상대로 사인행사를 가졌다.

당시 <예스 마담>은 그녀의 두 번째 영화 출연작으로 영화가 히트하면서 홍콩에서 일약 대스타로 부상했었다. 쿵후 무술은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처음 입문했다고 전한다.

그 무렵 다른 언론에서는 그녀의 내한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양자경이 신인이었음에도 조선일보에서 별도 사진과 함께 사인회 기사를 실었다. ‘될성부른 떡잎’을 제대로 알아 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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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 마담>이 상영될 무렵인 1986년 7~8월 어떤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을까.

당시 신문을 찾아보았다. 이두용 감독, 전영록 주연의 <돌아이2>, 곽지균 감독의 안성기 이미숙 강석우 주연의 <겨울나그네>, 소피 마르소의 <라붐2>, 샤론스톤 주연의 모험극 <킹 솔로몬>, 커트 러셀의 오락영화 <빅 트러블>, 이현세 원작의 이장호 감독이 연출한 야구 영화 <외인구단> 등이 개봉되었는데 제법 쟁쟁한 영화들 속에서 <예스 마담>이 인기를 끌었다.

조선일보 1986년 8월 2일 자 7면에 영화 <예스 마담>의 영화 광고가 실렸다. 다른 영화는 모두 영화관이 1곳인데 <예스 마담>만 미아3거리 전철역 앞 대지극장과 영등포 흥국생명 옆 명화극장 등 2곳이었다.

당시 영화 소개 문구는 이랬다.

올여름 모든 흥미를 이 여자가 뺏어갔다!

정신없이 매진!

예스 마담 앞에 남성 자존심 성할 날이 없다!

중국명 황가사저(皇家師姐)

조조는 2500원, 일반은 3000원이었고 11시 30분에 시작해 밤 9시에 마지막 상영되었다. 하루 5차례 상영됐다.

당시 언론은 ‘한국 여성을 부인으로 둔 뚱보 홍금보가 제작하고 단역으로 출연한 영화’라고 한국 여성을 내세워 영화를 홍보했다.

영화 <예스 마담2>는 1988년 1월 1일 국내 개봉되었다. 이 영화도 사랑을 받았다. 영화제목은 <예스 마담2>였지만, 중국명 제목은 조금 다른 <황가전사(皇家戰士)>였다.

1988년 1월 12일자 경향신문 16면에 따르면 <예스 마담2>가 ‘뜻밖에 지방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또 인기 비결을 분석하기를 ‘세계적으로 화제인 미국영화의 틈을 비집고 히트하고 있는 것은 부담없는 오락성 때문’이라는 했다.

영화 <예스 마담> 시리즈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예스 마담3>는 어린이날을 맞아 1988년 5월 5일 개봉됐다. 원제는 <중화전사(中華戰士)>였다. 어린이날 개봉됐다는 사실은 양자경의 어린이 팬이 많았다는 점, 그리고 그 무렵 어린이 사이에서 쿵후인기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스 마담4>은 꼭 1년 뒤인 1989년 5월 5일에도 어린이날 개봉됐다. 원제는 <통천대도(通天大盜)>였다.

양자경은 10년 뒤인 1998년 1월에도 007영화 <네버 다이>에 본드 걸로 출연하며 내한한 적이 있다. 아시아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본드 걸을 맡았던 그녀는 국내 언론과 만나 “본드 걸이 성적 매력이 아니라 강한 아시아 여성을 보여준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제임스 본드 못지 않은 액션과 여성스러움을 함께 선보여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제임스 본드와 협력해 악당을 물리치는 중국 첩보원으로 분한 양자경은 대역을 쓰지 않고 위험한 액션연기를 직접 해냈다고 밝혔었다. 또 "9개월여 촬영기간 동안 수중 액션연기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할리우드에서는 보험을 들고 각종 안전장치를 해서 걱정없이 유희를 즐기듯 연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