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신고가 지난 12일 하루새 전국에서 이어졌다. 정부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속도전'을 벌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국에서 백신 정량 5배 투여, 백신 정량 절반 투여, 얀센 예약자에 아스트라제네카(AZ) 투여 등 각종 오접종 사례가 신고됐다. 

전북 부안군 보건소에서는 한 민간위탁의료기관이 30대 남성 5명에게 얀센 백신을 정량보다 5~6배 투여했다. 1바이알(병)을 5~6명에게 접종해야 하는데, 1명에게 접종한 것이다. 

이 중 한 명이 40도 가량의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건소에 신고를 하면서 투여 과정이 드러났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정량인 0.5㎖보다 5∼6배 많은 2.5∼3㎖가 투약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백신이 과다 투여한 사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에서는 최근 한 병원에서 일부 접종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을 투여 기준의 절반 정도만 투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구 조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676명 중 만성질환자나 고연령자 40여명에게 접종 용량인 0.5㎖보다 적은 0.25∼0.3㎖만 접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은 1차 접종에서 절반 정도만 접종하고 2차 접종 때 정량을 투여하면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고 효과도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보건소 조사 결과 후 '코로나19 예방접종 실시 기준'에 따라 접종량이 0.5㎖의 절반 이상이면 재접종 없이 2차 접종을 진행하고 미만인 사례에 대해선 재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남 진주에서는 지난 11일 얀센 백신 예방접종을 예약한 50대에게 실수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하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 1만2000여곳의 위탁의료기관은 본래 업무와 예방접종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접종자가 몰리면 오접종의 위험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특히 내과나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는 백신 접종에 익숙하지만 기타 의료기관에선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대학병원 한 의사는 "정부가 속도전만 강조하고 있어 고위험군이나 부작용, 안전성에 대한 감시 등 질서가 안 보인다"며 "백신은 정량대로 들어갔을때 의미가 있는 만큼 보관방법과 용법, 정량이 지켜지지 않으면 효과는 보장할 수 없고 오접종이 계속되면 백신 신뢰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