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 참여한 소비자가 이미 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언론사가 국내 로펌들을 취재한 결과, 참여 인원과 청구 금액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쿠팡 관련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11개 로펌 가운데 수치가 확인된 9개 로펌에만 총 48만3800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1인당 평균 청구액은 13만2699원으로, 이를 합산한 총 청구액은 약 642억 원에 달한다.

아직 참여자 수를 공개하지 않은 로펌까지 포함하면 실제 참여 인원은 이미 50만 명을 넘어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쟁점은 향후 판결 결과다. 만약 법원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현재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까지 추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전체 피해 규모를 기준으로 한 최대 청구액은 4조4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해 규모 놓고 쿠팡–대통령실 공방

이와 관련해 쿠팡 측과 대통령실 사이에서는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관련 사안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반면, 쿠팡 측은 “일부 과장된 추산이 포함돼 있다”며 피해 규모 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은 특히 “현재 제기된 소송은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이를 전체 이용자로 일반화해 수조 원대 피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부는 25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격상·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TF는 과기정통부 2차관이 이끌고 있었다.

또 서울 광화문에서 대통령실 주도로 장관급 회의가 열렸으며, 외교·산업·공정위·개인정보보호위·금융위 등 관계 부처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쿠팡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경과와 2차 피해 방지 대책도 보고됐다.

성탄절 휴일에 회의를 소집한 것은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책임 회피’ 논란도 회의 소집 배경으로 거론됐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민사 분쟁을 넘어, 대형 플랫폼 기업의 책임 범위와 정부의 소비자 보호 인식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며 “판결 결과뿐 아니라, 소송 과정 자체가 향후 플랫폼 규제 논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쿠팡 측은 현재까지 제기된 소송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