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부터 사흘간 고창 웰파크호텔 컨벤션홀(전북 고창군)에서 열린 제1회 <서울시니어스포럼 2025 노후의 삶과 비전> 국제 포럼이 막을 내렸다.

서울시니어스타워(이사장 이종균)와 고창 웰파크시티가 주최 주관한 <서울시니어스포럼 2025>는 국내외 석학들이 참여해 노후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한국노년학회, 한국노화학회, 한국노인복지학회, 한국지역사회복지학회 등이 후원했다.

민간이 주도한 국내 최초의 노년학 관련 연합 학술행사여서 눈길을 끌었다. 노인학, 흑은 장수학 국제 포럼을 처음 접한 기자는 큰 배움과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사실, 기자의 나이도 어느덧 50대 중반을 건너가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접한 현자(賢者)들의 금언(金言) 중에서도 호르스트 오파쇼브스키(Horst Opaschowski) 독일 함부르크대 명예교수의 "진짜 인생은 자녀 독립 이후"라는 말이 오래 여운을 주었다.

직업 활동이 끝났다고, 직장에서 은퇴했다고 삶이 끝난 게 아니다. 바로 떠난 그 자리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출발점을 찾는 삶을 살아야 한다. 아마도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학자들이나 참여자들, 관찰자들도 같은 생각이었으리라.

기자는 이번 서울시니어스 포럼에서 국내 주요 석학들의 발표문과 토론회를 여러 회에 걸쳐 소개한다.

싱가포르국립대 브라이언 케네디 교수

① 브라이언 케네디 교수의 <장수 혁명(The Longevity Revolution)>

브라이언 캐네디(Brian Kennedy) 교수는 싱가포르국립대 명예교수다. 그는 MIT에서 생물학 박사학위(1996년)를 받았으며 워싱턴대 생화학과 교수, 버크 노화 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 소장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싱가포르국립대의 건강한 장수센터(Center for Healthy Longevity) 소장이며 생물학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전략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있다.

브라이언 캐네디 교수에 따르면 노화 연구는 지난 30년간 점차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이제 과학적 탐구의 성숙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이는 노화가 21세기 최대의 의료적 도전 과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시에 이루어진 것이다.

케네디 교수는 "노화가 만성 질환의 발병에 대한 가장 큰 위험 요인이며, 많은 감염성 질환의 합병증 발생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가까운 미래에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은 온 인류가 노화와 직면하게 됐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전략을 개발하는 일이 불가피한 시대를 살게 되었다. 다행히 동물 모델을 통한 연구로 인간의 건강 수명을 연장할 잠재력을 가진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브라이언 교수의 말이다.

“동물에서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한 가지이지만, 인간에서 효능을 검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노화를 지연하거나 역전시키려는 시도를 해왔으며, 가까운 미래에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노화를 역전시키는 것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며, 이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성공적인 전략은 본질적으로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의 장수 연구 분야는 7가지 접근법이다. 노화 표적화, 건강수명 연장, 학제 간 접근법, 특정 개입 방법, 데이터 기반 맞춤형 의학, 노화 매커니즘 이해, 공중 보건적 함의 등이다.

케네디 교수는 유전학, 생물기술, 데이터 과학, 맞춤형 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한 협업적 접근을 통해 ‘장수 과학’의 진전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라파마이신(Rapamycin), 알파-케토글루타레이트(Alpha-ketoglutarate), 스페르미딘(Spermidine), NAD(손상된 유전자를 수리하고 정상화하는 서투인[Sirtuin] 단백질) 등 세포 노화를 늦추는 데 잠재력을 보이는 다양한 개입을 탐구한다.

라파마이신은 원래 장기 이식 환자의 면역 억제를 위해 개발된 약물이지만, 최근에는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 가능성으로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파-케토글루타레이트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활성 산소에 의한 세포 손상을 줄이고 염증 억제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향상, 수명 연장, 근육 및 뼈 건강 증진과 같은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스페르미딘은 천연 화합물로서 세포 자가포식(autophagy)을 촉진한다. 자가포식은 손상된 세포 구성 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세포 생성을 돕는 과정으로, 노화 지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케네디 교수는 “노화 방지 연구의 진전과 기대수명 증가로 ‘장수 혁명’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 혁명은 단순히 질환을 치료하는 것에서 벗어나 노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