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석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야권의 투쟁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대여투쟁 선봉장으로 나서는 한편, 사법리스크의 부담을 벗어나지 못한 이 대표를 대신해 당의 메인 스피커로 각종 대여 비판을 쏟아내는 중이다. 당내 각종 대여투쟁 기구의 수장도 잇달아 맡고 있다.
6일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후속 대응을 위해 당내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 TF(태스크포스)'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김민석 최고위원이 맡는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TF는) 이번 사태 조사활동을 통해 현재 준비 중인 상설특검과 국정조사, 청문회 등 다양한 조치나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계엄군에 의해 벌어진 피해 상황 등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공개하는 자료 수집 아카이빙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민주당에 설치된 '당 집권플랜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탄핵설 나오기 훨씬 전부터 탄핵 또는 임기단축에 대비한 기구다. 또 지난 10월 4일 당내 비상설 특별위원회로 설치한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이하 김건희심판본부)’ 본부장도 맡았다. 김건희심판본부는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하기 위한 기구다.
김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를 향해 “김건희는 친일·이단 권력의 실체이며, 선출 안 된 실세가 과잉권력에 취하니 나라가 망조”라고 격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탄핵 집회를 주도하는 촛불행동의 상임대표인 김민웅 전 교수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탄핵 정국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는 김민석-김민웅 형제의 역할에 주목하는 사람도 많다. 지난 9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탄핵의 밤’ 행사에는 김 최고위원과 김 상임대표 둘 다 참석했고, 최근 촛불행동과 민주당은 주말마다 정권 비판 집회를 열면서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넉 달 전 계엄설을 제기했다가 비판을 받았지만, 계엄이 현실화되면서 그의 과거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당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했을 때 당 최고위원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기 바란다"며 "계엄령 준비 시도를 반드시 무산시키겠다"고 했고, 이후 여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충암고 출신 군 인사들의 계엄 음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일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차 비상계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2차 비상계엄 관련 질문에 “저는 100% 그렇게 본다”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대통령의 본질적인 동기와 본질적인 권한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궁지에 더 몰린 비정상적인 대통령은 더 극악한 방법으로 이번에는 성공시킨다(는 생각으로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생존 동기”라며 “김건희의 비정상적인 권력욕과 그것을 비정상적으로 방어하는 남편이 빚은 참사”라고 비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