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3대 최고 지도자이며 1990년대 중국의 고속 경제 도약을 견인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11월 30일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중국 제3세대 최고지도자다.  1989년부터 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했다. 

1926년 8월 장쑤성 양저우에서 태어난 장쩌민은 상하이자오퉁대 전자기계과를 졸업했고, 대학생이던 1946년 공산당에 가입했다.

그러나 1966년 문화대혁명 후 장쩌민은 당과 공직에서 쫓겨나 10년 동안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 했다. 1985년 상하이 시장을 맡으면서 재기에 성공한 그는 1989년 6월4일 톈안먼 사태 당시 정부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덩샤오핑의 신뢰를 얻었다. 

톈안먼 사태 이후 덩샤오핑은 장쩌민에게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한꺼번에 맡겼고, 1993년에 장쩌민은 국가주석직까지 차지해 당·정·군의 최고위 직을 모두 맡게 됐다.

장쩌민은 공산당은 지식인과 자본가, 인민 등 3대 세력의 근본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3개 대표론'을 설파했다. 장쩌민은 2002년 총서기직에서 사임했고, 2003년에는 국가주석직, 2004년에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났다. 그 후에도 장쩌민은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장쩌민의 세력인 '상하이방'은 2012년 시진핑 지도부 집권 후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장쩌민은 집권기간 연평균 9.3%의 고속 경제 성장을 유지하면서, 국민 생활을 ‘원바오(溫飽·먹고 입는 것 해결)’ 수준에서 ‘샤오캉(小康·일상 생활에 걱정이 없으며 다소 여유가 있음)’ 수준으로 한 단계 올려놓았으며,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시장경제를 발전시킨 공적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렸고 리커창 총리와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 전현직 당정 최고위 간부 689명이 장례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장례 일자와 절차, 매장 및 화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