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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과 그를 따르는 소수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서 떨어져 나와서 만든 소위 '새로운보수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하고 나서 현재 국민의힘 소속으로 있는 김웅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전술한 것처럼 '유승민계'로 분류할 수밖에 없는, 김웅 의원은 당연하게도 같은 유승민계 또는 '새보수계'인 이준석씨의 언행을 두둔했다.
김웅 의원은 3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북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참석했다. 소위 '국바세'는 이준석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양두구육’이라는 말을 썼다고 (윤리위가) 징계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비유법을 썼다고 당 대표가 날아가는 초유의 사태를 아마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웅 의원은 “결국 이준석의 원죄는 ‘싸가지 없다’는 것인데, 이 대표가 국민 앞에 싸가지 없었던 것은 못 봤다”라고 이씨를 두둔했지만, 이 같은 김 의원의 '이준석 옹호성'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의힘 당원, 국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준석씨는 8월 13일 기자회견에서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밝혔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사자성어의 뜻과 이씨 주장의 맥락을 고려하면, 이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외양은 그럴싸하지만, 내실은 형편 없는 인사라고 규정한 것과 같다.
이준석씨의 '양두구육'이란 표현은 '대통령감'이 아니지만, 자신이 '선전' 또는 '포장'을 잘 해서, 국민을 속여서 지금의 '윤석열 정권'을 만들었다고 한 것과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실제 자질을 떠나서 이씨는 그렇게 여기고, 국민을 속였다고 '자인'했다고 거리낌 없이 밝힌 셈이다.
이준석씨의 해당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모욕성 주장'이란 사실은 중요치 않다. 대선 때 '윤석열'을 찍은 유권자, 지금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국민의 '지능 수준'을 폄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쉽지 않은 표현을 썼다는 게 중요하다.
결국 이준석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감'이 아닌데도 자신이 '세 치 혀'를 잘 놀려서 무지몽매한 우리 국민을 속였고, 그 결과 '윤석열 정권'이 출범했다는 주장을 했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표현'을 썼다고 할 수 있다. 김웅 의원이 얘기한 것과 달리 이씨가 입밖으로 꺼낸 '양두구육'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그의 '본심'이 담긴 '정치적 발언'이다. 이 같은 의미를 고려했을 때 “이준석이 국민 앞에 싸가지 없었던 것은 못 봤다"라고 옹호한 김웅 의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준석씨의 '양두구육' 발언은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지며, 당정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하여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한다"는 국민의힘 당헌과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당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당의 명예를 훼손한 당원에 대하여는 당규가 정하는 바에 따라 징계한다"는 당헌 규정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당원권 정지 6개월' 상태인 이준석씨가 추가 징계를 받을 경우에는 당규에 따라 이전보다 수위가 높은 '탈당 권고' 또는 '제명' 조치를 당할 수 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