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1일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미국 연방하원의원단을 이끌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한다. 한국에서는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태형양지역의 안보와 경제협력 등과 관련한 양자회담 및 오찬이 예정돼 있다.

일부 외신은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또는 3일 오전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영토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미 하원 의장의 공식 방문에 반대하고 있으며, 방문을 심각한 정치적 위협으로 판단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암시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군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대만 독립세력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국 매체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 영공에 포착되면 요격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처럼 격한 반응에 나서고 있는 것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이 움직일 가능성 때문이다. 오는 10월께 열릴 공산당대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의 위협 때문에 대만 방문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 바이든 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백악관은 최근 "펠로시 의장이 안전하게 대만을 방문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실제로 대만을 둘러싼 미중간 무력충돌이 존재했다. 1995년 리덩후이 당시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은 대만 인근 해역에 미사일 2발을 발사하고 미국이 항공모함 2대를 보내면서 위기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이번에도 미중 양국이 대립을 계속하고 있어 무력충돌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