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 도중 한 학생이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유포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유출되자 경찰이 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4일 저녁 홍익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유출자를 찾는 내사를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과 이 대학 회화과 학생회에 따르면 이달 1일 페미니즘 사이트인 '워마드' 게시판에는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학생이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이는 남성 누드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이 첨부된 게시글은 이튿날 밤 10시께 삭제됐고, 다른 곳으로 옮겨진 사진들도 모두 삭제된 상태라고 학생회 측은 설명했다.
학교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모아놓고 자백을 유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진 촬영 및 게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학교 차원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대는 향후 누드 수업 관련 사전 교육을 강화하고, 이후 진행되는 모든 누드 수업에서 학생 휴대전화를 회수하기로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사건과 관련된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누드모델 성기 도촬 사건 철저하게 수사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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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성기 도촬 사진 국민청원 |
청원인은 “도촬도 범죄인데 인격 모독까지 했다. 현재 워마드에서 모델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를 보도한 기자의 신상을 털고 모욕하고 있다”며 “반드시 유포자와 관련자들을 다 잡아야 한다.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글을 적었다.
홍익대 회화과는 지난 4일 ‘2018 미술대학 회화과 학생회 결과 공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매우 깊게 인식하고 강경대응을 하고 싶은 마음 또한 다른 학우 부들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학교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며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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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
홍익대학교 성(性)인권위원회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가 외부인이기 때문에 학내 기구인 성폭력대책위원회 개회가 어렵다고 전했다. 성인권위원회는 “경찰로 사건을 인계해 사건 조사를 진행한 후 처벌 결과에 따라 학내 징계 위원회가 시행된다”며 “형사 처벌을 위해 피해 모델 에이전시에 연락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에이전시 측에서 고소를 준비 중”이라며 “에이전시 측의 준비를 지원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