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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권세력이 ‘진정’ 윤석열에게 책임 묻고 싶다면…

대검 수심위가 내놓은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안은 윤석열에 ‘치명적’… 여권이 ‘삼성 편드는 일’에 나설지는 의문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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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수심위가 내놓은 ‘권고안’이란 훌륭하고도 공신력 있는 ‘무기’가 생겼다. 이제 이 무기를 윤석열을 겨냥해 쓸 수 있게 됐다. 그리 되면 정권이 삼성을 편드는 구도가 형성된다. 과연 집권세력은 이 무기를 쓸 수 있을까? 그렇지 않고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윤석열을 몰아내려 한다면, 정권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안을 내놨다. 13명의 민간위원이 참여한 어제 대검 수심위는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심의위원 압도적 다수 의견으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안을 채택하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에 심의의견서를 보냈다.
 
수심위 결정은 권고 사항으로 강제성은 없다. 그러나 검찰은 2018년 1월 제도 도입 이후 8차례 나온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따랐다. 무소불위 비판을 받아온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하고 수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 스스로 도입한 것이라 수심위의 결정을 무시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불법 합병을 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이 주요 쟁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건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집념을 갖고 수사를 벌였던 사안이다. 이 수사를 담당해왔던 검사들 역시 거의 다 윤석열 총장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됐던 이들이다. ‘검언유착’ 파동의 당사자로 지목돼 법무부 감찰을 받게 된 한동훈 검사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던 송경호 현 여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으로 현재까지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그들이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을 접수하고 1년 8개월 가까이 수사를 이어왔다. 19개월에 걸쳐 압수수색만 50여 차례, 관계자 110여 명 소환과 430여 회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됐고, 이달 4일에는 이 부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문재인 정권은 현재 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에 혈안이 돼 있다. 그 대전제로 검찰개혁을 운운하고 있다. 그간 삼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무리했다'는 점은 사실상 증명된 상태다. 삼성 수사를 통해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그 이유가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그동안 이 대목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황교안의 세월호 수사 방해 의혹’ ‘나경원 전 의원 자녀 입시 부정 의혹’을 걸고 넘어졌다. 윤석열 검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전자(前者)는 세월호 특수단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사안이다. 후자(後者)의 경우 지난 12일 서울대가 ‘나경원 아들 의대 연구발표문 제1저자’ 등재에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윤 총장 장모 사건도 빼놓지 않는 단골 소재다.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장모 최모씨는 지난 달 21일 민사 1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더구나 최씨 관련 사건은 윤 총장이 결혼하기 훨씬 이전에 벌어진 일이라 윤 총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衆論)이다.
 
그럼 여권은 윤석열 검찰을 압박하면서 왜 삼성 수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걸까. 그건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특수성 때문 아닐까. 자칭 ‘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하는 이 정권이 삼성 건을 가지고 검찰을 압박할 경우, 자칫 ‘재벌을 편든다’는 비판에 직면할까봐 입을 다물고 있는 건 아닐까.
 
대검찰청 수심위가 내놓은 ‘권고안’이란 훌륭하고도 공신력 있는 ‘무기’가 생겼다. 이제 이 무기를 윤석열을 겨냥해 쓸 수 있게 됐다. 그리 되면 정권이 삼성을 편드는 구도가 형성된다. 과연 집권세력은 이 무기를 쓸 수 있을까? 그렇지 않고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윤석열을 몰아내려 한다면, 정권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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