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검찰에 권고했다. 법조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들로 이뤄진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26일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권고 의견을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했다.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2015년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작업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두고 법리 논쟁을 치열하게 펼쳐왔다.

이날 열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는 사전에 선정된 위원 15명 중 14명이 참석했다. 이 중 최지성 전 삼성 부회장(미래전략실 실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회피한 양창수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한 1명을 제외하고 13명이 심의에 참여했다. 위원들은 소위 ‘이재용 경영 승계 의혹’과 관련해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계속 수사 여부,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에 대한 기소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심의에 참여한 위원 13명 중 10명이 수사중단·불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이라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지만, 이로 인해 해당 사안에 대한 검찰의 목소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기소 의지가 강했던 검찰이었던 만큼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따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열린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검찰이 모두 따랐다는 전례를 감안하면,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진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