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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김관진 전 안보실장 “정치 관련 댓글을 지시했다면 대부분의 댓글 정치성향 띄었을 것”

“모든 국방 문제 정점은 국방부 장관...구속된 부하들 고통생각하면 참 비통”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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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전 실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에서 열린 정치관여 등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조선DB.

최후진술서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평시 모든 국방 문제의 정점에 국방부 장관의 책임이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사이버사령부 문제에 대한 책임도 종국적으로 저에게 있습니다. 구속된 부하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참으로 비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부하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기도드립니다.”

6.25전쟁 70주년날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관련 정치관여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 참석한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 최후진술서를 읽어나갔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 시간에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겠다고 다짐해왔던 터.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온 사이버심리전을 2004년도부터 시행해온 것이지 국내 정치에 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검찰이 문제 삼은 보고서는 사이버심리전 시작 당시부터 있어 왔던 일종의 일일 상황보고 개념의 일방적인 보고서이지, 지침을 내리거나 지시를 하기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만일 정치 관련 댓글을 지시했다면 대부분의 댓글은 정치성향을 띄었을 것이고, 일일 보고서에는 장관 지시사항 이행에 대한 별도의 결과보고가 있었어야 할 것입니다.”(관련기사: (北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한 김관진을 포승줄에 묶이게 한 댓글 8862건 실체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D&nNewsNumb=202003100015)

그간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묵묵히 침묵을 지켜왔던 김 전 실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검찰의 공소 내용에 맞섰다.

앞서 공개했듯 김 전 실장은 중간에 최후진술서에는 없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끝까지 부하들에게 책임을 미루지 않은 것이다.

김 전 실장 측근은 “최후진술이 적힌 문서에는 ‘부하’관련 내용이 없었다”며 “김 전 실장이 어떤 분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최후 진술 마지막을 이렇게 맺었다. “전쟁을 잊은 군대는 그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평화는 강력한 힘에 의해 지켜집니다. 훈련하고 또 훈련하길 바랍니다. 적의 어떠한 도발 위협에도 당당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예 강군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근 소위 현 정권에서 잘 나가는 군 간부들을 접촉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대부분의 간부들이 이렇게 이야기 했다.

“진짜 군인은 김관진 장관이라고.”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개성공단에 군을 투입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문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붓고 있을 때였다.


김 전 실장의 최후진술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배석 판사님. 오랜 기간 동안 본 재판건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등 공정한 재판을 위해 고심해 오신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지키는 일을 천직으로 알면서 4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국방과 안보에 매진해왔습니다.

70년대 총 한 자루 만들지 못하던 가난하고 약했던 우리 군이 이제는 세계 6위를 자랑하는 강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룬 실로 기적과 같은 업적이기에 저 또한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를 가장 보람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오랜 세월 동안 군 생활을 통해 체득한 군조직의 특성과 독특한 임무 수행 체계 등, 본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오해가 없도록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제가 “종북 영향권 내에 있는 세력을 국군의 적으로 규정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정부 여당의 정책에 반대하는 야권세력을 공박하는 내용으로 사이버심리전을 전개해야 한다”라고 적시하였습니다.

“또한, 2012년 양대 선거에서 정부·여당이 승리하도록 하는 것을 당해연도 사이버심리전 기조로 설정했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이버전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쟁입니다. 북한은 사이버전을 대남 우위의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양과 질적인 수준을 높여 왔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대남 사이버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발전시켜 온 사이버심리전을 2004년도부터 시행해온 것이지 국내 정치에 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국방장관으로서 그러할 하등의 이유도 없었습니다. 또한 검찰에서 단정한 대로 제 의견을 말한 적도 없고, 관련된 질문을 받아 본 적도 없습니다.

검찰이 문제 삼은 보고서는 사이버심리전 시작 당시부터 있어 왔던 일종의 일일 상황보고 개념의 일방적인 보고서이지, 지침을 내리거나 지시를 하기 위한 문서가 아닙니다.

일일 사이버심리전을 요약식 개념형태로 작성한 것으로서 실제 댓글 내용이 수록되어있지 않았으며 북한의 사이버심리전에 대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할 수준이었지 작전내용을 승인하고, 동일 방식으로 수행하라는 지시는 더욱 아닙니다.

방대한 군조직의 특성상 계층별 임무와 책임을 구분하는 직무 범위가 있습니다. 특히 사이버 심리전단 같은 전문요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대일수록 독자적으로 발전시켜온 방식대로 업무체제를 유지합니다. 장관은 국방 전반을 책임지는 큰 틀에서 사이버사령부를 관할하지, 세부적인 업무지침을 내리지 않습니다.

군에는 독특한 명령, 지시체계가 있습니다. 군인복무규율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수명자의 임무가 간결 명확히 표현되어야 하고 신속 정확히 하달되어야 합니다. 장관의 업무 관련 지시사항의 경우 수명 받은 부대들이 장관 지시사항을 별도로 관리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사 지시를 하였으나 별도의 수사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았습니다. 수사 지시 이후 군 검찰이나 조사 본부로부터 수사 계획이나 수사 인력 편성에 대한 보고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제가 “조직적인 정치관여나 선거 개입은 없었던 방향으로 진상을 은폐하고, 수사를 조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된 군의 정치개입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므로 “진상 은폐 나 수사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그와 같은 지시를 했다면 다시 수많은 수사인력에게 그대로 전파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이며 군의 독특한 문화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검찰에서 주장하는 “암묵적 순차적 지시”는 정상적인 군 조직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한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놓고 댓글을 통해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이중적 태도이고 모순된 일이기 때문에 군 최고 책임자의 명령으로서 있을 수 없습니다.

만일 정치 관련 댓글을 지시했다면 대부분의 댓글은 정치성향을 띄었을 것이고, 일일 보고서에는 장관 지시사항 이행에 대한 별도의 결과보고가 있었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이 국정감사(2013.10월경) 기간 중 문제시되어 군 검찰과 조사 본부에 합동 조사를 지시하였고, 조사 결과 일부 정치관여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수사로 전환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오늘 6,25 전쟁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70년간 남북 군사적 대결 상태는 계속되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전쟁을 잊은 군대는 근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평화는 강력한 힘에 의해서 지켜집니다. “훈련하고 또 훈련하길” 바랍니다.
적의 어떠한 도발 위협에도 당당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예 강군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배석판사님 저의 의견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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