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등학교와 미국 초등학교의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리세스’다. '리세스(recess)'는 밖에서 노는 것을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에게 다 해당된다. 미국 워싱턴 주 공립학교 초등학생들은 의무적으로 하루에 3번, 매 15분 동안 운동장에 나가 놀아야 한다. 통상 오전에 2번, 오후에 1번이다. 1교시 끝나고 15분 동안 운동장에서 놀고, 2교시 끝나고 또 나가고, 점심먹고 또 나가 논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기온이 높든, 낮든 예외는 없다.
간혹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한 두 번 '리세스‘ 시간에 교실에 머무는 경우가 있지만, 교사는 이럴 때조차 밖에 나가 놀 것을 학생에게 독려한다. '리세스'를 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교사들은 "학생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밖으로 내뿜어야 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미국 초등학생들은 리세스 시간 때 주로 무엇을 할까?
'리세스'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운동장으로 나간다. 몇몇은 축구, 피구, 또 몇몇은 우리식의 '땅따먹기'를 하며 논다.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놀거리'를 찾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놀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담당 교사도 없다. 체육 시간은 이와는 별도로 있다. 학생들은 '리세스'가 끝났다는 종소리가 들리면 알아서 자율적으로 교실로 돌아온다.
때문에 미국의 초등학생들은 수학(또는 영어, 음악) 수업을 듣고 나면 의레껏 '리세스' 시간에 나가서 놀아야 하는 줄 안다. 공부를 한 뒤에 본인들이 스스로 나가 뛰어노는 보상시간을 받는다고나 할까. 미국 초등학생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리세스 타임' 때문이다. 어른들의 시각으로는 "그깟 중간에 노는 15분이 뭐라고, 차라리 학교 끝나고 45분 몰아서 놀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는 그것이 아닌 모양이다.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온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것이 바로 이 '리세스 타임'인 것을 보면 말이다. 일종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후에 골방에 누워 자는 쪽잠과 같다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