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복잡해지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 월간조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확대(소득하위 70%->100%)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소득자는 자발적 기부를 하도록 해 재정부담을 줄인다"는 절충안을 내놓으면서다. 그러나 '자발적 기부'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사회지도층과 고소득자 등은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재정부담을 경감할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애초 정부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으로 4인가족 기준 100만원을 소득하위 70%에 5월 중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선거운동 중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총선 후 민주당은 이를 지켜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정부는 대상이 확대될 경우 3조원 이상의 재원이 들어간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발적 기부를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으로 ‘세액공제’를 제시했.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되, 이 과정에서 지원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기부’로 간주해 세액공제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기부금 세액공제율 15%를 적용할 경우 미수령액이 100만원이면 15만원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자발적 기부'가 사실상 강제가 아니냐는 지적과 자발적 기부로 돌아오는 금액이 추가 재정 3조~4조원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결정된 70% 지급안으로 생기는 추경 예산은 7조6000억원이며 이를 100%로 확대하면 약 3조4000억원이 추가된다.

미래통합당측은 “국가재정과 저소득층의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편을 갈라 눈가림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통합당 소속인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은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3조원이 넘는 국채를 발행해서 자발적 기부로 어떻게 그걸 갚겠다는 것인지, 기부금을 모아서 국채보상운동을 하겠다는 건가.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당정간) 협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측에서 수정안을 제출해주기 바란다"고 말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