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2일 북한 김정은이 작년 말부터 자신의 유고 시 여동생 김여정에게 최고지도자 권한을 대행토록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작년 말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 총회가 개최됐을 때 사망 등으로 김정은이 통치할 수 없게 된 경우 '권한을 모두 김여정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이뤄졌다"고 했다.

북한과 그 주민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소위 백두혈통끼리 다 해먹자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 결정 이후 노동당과 북한군에 김여정 명의의 지시문이 많이 하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 3월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3월 초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대남 비판 담화문에 이어 중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편지 내용을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했다.

김여정은 김일성의 피를 이어받은 '백두 혈통'이면서 김정은과는 스위스에서 함께 유학했다. 김정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북한 내 2인자로도 알려졌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블룸버그통신, 뉴욕포스트 등도 김정은 사망 시 여동생인 김여정이 권력승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김여정은 지난 4월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중용됐다. 이에 대해 김정은의 건강 악화로 인한 권력승계를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여정은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의 장례식 때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김정은 관련 주요 행사 때마다 등장해 가까운 거리에서 의전을 챙겼다. 그는 2016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 2017년 10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김여정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정은의 특사로 파견됐다.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관여했다. 지난해 4월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가 지난 11일 복귀했다. 선전선동부 소속이었던 김여정은 최근 '당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임명되면서 조직지도부로 옮긴 것으로 관측된다. 조직지도부는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최고 권력 부서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