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중태설'에 대한 추측은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만약 보도에서 말하는 그런 종류의 상태라면 매우 심각한 상태일 것이지만 나는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은 “특이 동향이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면서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직접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을 반박했다.

국가정보원도 국회 정보위원장 보고에서 “김정은이 건강상 특이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김정은이 강원도 모처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탈북민 출신 태구민(본명 태영호·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자는 최근 언론에서 잇달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보도하는 상황에서 북한 측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대한 분석, 의견 등이 엇갈리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김정은이 이런 논란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공백이 길어지면 일단 김여정과 김정철 등 '백두 혈통'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 체제' 메커니즘이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빠의 권력을 등에 업고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온 김여정은 그렇다 쳐도, 권력과 담을 쌓는 모습을 보인 형 김정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게 눈길을 끈다.

김정철은 1981년 9월 25일 김정일과 고용희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1996년 스위스 베른의 베른국제학교에서 박철이라는 이름으로 유학했고 1998년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정철은 당 요직을 맡은 여동생 김여정과 달리 권력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정철이 생존을 위해 김정은에게 '제구실 못 하는 저를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을 베풀어 주셨다'는 충성 맹세문까지 썼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었다.

사실 김정일은 2000년대 중반까지 김정철을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아이 같다. 성격이 유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밀려났다.

김정철은 남자다운 몸매를 만들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했고 여성호르몬 과다 분비 증세로 가슴이 나오는 등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철은 소위 '오덕후'적 기질이 강하다고 한다. '오덕후’는 일본의 ‘오타쿠(オタク)’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오타쿠’의 발음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이다. 일본에서 이 단어는 ‘마니아의 열성을 지녀 한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김정철은 에릭 클랩턴과 기타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아무 말도 안 하다가도 기타만 보면 정신을 잃을 정도로 집중한다는 것이다. 에릭 클랩턴은 세계 3대 천재기타리스트란 평가를 받는다.

고위 탈북자는 "김정철은 권력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과거 정부는 김정철이 '마약 중독자'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김정철을 의전, 경호해 본 적 있는 태 당선자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이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김정철은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기 위해 2011년 싱가포르, 2015년 영국 런던의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