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DB.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압승했다. 통합당은 유례없는 패배를 맛봤다. 여당은 개헌만 빼고 마음먹은 일은 다 할 수 있게 됐다.
총선 패배 원인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과거 대선 때 '이명박(MB) 대통령 만들기' 일등 공신인 선진국민연대 출신의 Y씨를 중용하고, 그와 중요사안을 결정한 것도 대패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겨운 친이 친박 계파 논란을 종식 시켜야 그나마 해볼 만한 선거에서 친이 쪽에 유리한 공천을 함으로써 패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대표적인 친이 인사다.
그와 김세연 전 의원 등이 소위 '회심의 카드'로 꺼냈던 전략 배치는 사실상 실패했다.
선진국민연대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한 단체다.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과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주도했다. 이들은 200여개 지역·직능단체를 연결해 463만명의 회원을 관리했다. 선진국민연대가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2월 선진국민연대 출신 2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은 개국공신의 지분을 바탕으로 대통령직인수위(인수위)를 거쳐 청와대, 내각 등의 요직에 대거 진출했다. “TK(대구·경북)정권, 고려대 정권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선진국민연대 정권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친이직계 의원)”고 할 정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 전 대표와 중요한 결정을 해 왔다는 Y씨는 선진국민연대 사무총장 출신이다. 그는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인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신용보증기금 노조위원장, 금융노조 정치위원장 등을 지낸 그는 이명박 인수위에도 들어갔다.
Y씨는 이명박 정권 당시 '금융권의 인사통로'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Y씨는 이명박 정권 당시 '금융권의 인사통로'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마무리된 KB금융지주 회장선거에도 개입, 특정 후보의 당선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일부 언론은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Y 이사장은 2008년 초 민간기업의 경제연구소 고문 직책을 갖고 소문 없이 활동해왔다”며 “하지만 (금융권 인사에서) Y 이사장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왔다"고 보도했다.
황 전 대표는 주기적으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측근들과 비밀 모임을 가졌는데, 여기 핵심 멤버가 Y씨라고 한다.
Y씨는 총선이 다가오자, 통합당 당직자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상황이 어려우니, 황 대표가 이런 활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 Y씨가 '황 대표에게 말은 제가 전할게요'라며 자신만이 황 대표와 연결된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황 전 대표의 "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사퇴 일성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본인이 치우친 사람을 곁에 두고는 왜 화학적 결합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를 대느냐는 비판이다.
한국 사회는 복지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등 '보수'를 내건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든 구조로 바뀌고 있다. '화합'하지 못하면 승리는 절대 없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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