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탄생한 전설의 부활, 도요타 86 (하치로쿠)
도요타와 스바루의 합작으로 다시태어난 전설.
필자는 도요타의 차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도요타의 대부분의 라인업(2000GT, Supra 예외)이 가지는 특색없는 밋밋함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반박을 하거나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테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개인적인 필자의 취향이기에 그렇다.
도요타의 밋밋함이라는 것은 그저 무난한, 너무 평범한 그런 대중적임을 의미한다. 특징없이 어디에나 섞일 수 있는, 있으나 없으나 티가 안나는 그런 느낌 말이다.
어찌보면 그런 특징없는 느낌이 오히려 특징이 되어버린 도요타는, 덕분에 가장 무난함을 무기로 전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량들을 만들어 높은 판매율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도요타의 차량시승을 앞두고 설레여보기는 처음이다.
가슴이 설레였다. 어린시절에 소풍을 가기전날처럼 설레였다.
이제는 더이상 갈 수 없는 소풍,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어린시절의 추억.
그 추억을 꺼내서 다시 만나러 가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86은 사실 도요타가 1983년에 만들었던 AE86의 리메이크이다.
특히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국내외에 알려진 이니셜 D의 주인공인 타쿠미의 차이기도 하다.
사실 그 만화 속 주인공의 모티브는 드리프트의 신으로 불리는 '츠치야케이치'였다. 그가 처음 드리프트에 입문할 당시 엔트리급 후륜구동 차였던 AE86은 가격대비 만족할만 차였다.
그는 이 차를 가지고 수많은 드리프트 연습을 통해서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드리프터로 명성을 쌓았다. 그도 도요타가 다시 이 전설적인 86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 1980년대의 추억 속으로 다시 돌아가 보았다. 물론 필자는 80년대에 태어났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녀의 첫느낌
주황색 시승차를 대면한 필자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한방울 내리지 않던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하필이면 후륜구동 86을 타야한다니 하는 약간의 불안감과 아쉬움도 있었다.
외관은 확 눈에 띄거나 잊을 수 없는 디자인은 아니다. 국산 포르테 쿱이나,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 등과 비교해봐도 디자인은 국산 스포츠카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시승하는 동안 필자의 86을 보고, 뭔가 다른차를 대한다는 느낌이라던지 궁금해하는 눈길을 던지는 이들도 거의 없었다.
시승차량에 몸을 실었을때, 느낌은 일반적인 국산 스포츠카와 다르지 않았다. 시트의 타이트함과 내장제들의 완성도는 기대이상이었다.
각종 계기판, 스티어링 휠을 감싼 가죽의 스티치, 대쉬보드의 마감제, 송풍구의 플라스틱 질감, 기어박스 주변의 버튼, 모두 생각 외로 수준이상이었다.
허리쪽에서 옆구리쪽을 감싸안은 시트는 코너링중에서도 만족할만했다. 물론 여타 랜서에볼루션이나 투스카니의 버킷시트보다 덜 감싸는 느낌도 있었지만, 시트 자체가 가지는 딱딱함이 그런 부족함을 메꾸어 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안전벨트를 잡아주는 연결고리 부분이다. 86은 2+2타입이다 보니, 뒷좌석에 물건이나 사람이 타게되는데 이때 앞좌석을 접어서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 안전벨트가 앞좌석에 걸려있다면, 들어가는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앞좌석에 걸리지 않도록 86은 안전벨트를 잡아주는 일종의 연결고리를 똑딱이로 장착해놓았는데 이게 좀 거추장 스러웠다. 이런부분을 아예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아예 시트에서 좌석벨트가 나오는 경우이다. 실제로 이런방식을 채택한 쿠페형 차량도 있다. 그리고 뒷좌석은 여타 국산 2+2 스포츠카 인 투스카니나 포르테 쿠페보다도 좁았다. 솔직히 뒷좌석에는 사람이 탄다는 건 불가능이라고 보면 된다. 그저 짐을 싣는 용도로 사용하는게 나을 것 같다.
좌우로 흔들어! 86
필자가 86을 시승하는 동안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서스펜션이었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세팅은 타본적이 없었다.
필자도 평소타는 차량이 에프터마켓의 15단 조절식 서스펜션을 사용하고 있어서 딱딱한 서스펜션의 감쇄력 정도가 몸에 베어있는 터라 86의 서스펜션 세팅을 체감하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딱딱하면서도,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어갈때는 거슬릴정도는 아닌 그러면서도 주행에는 전혀부족함이 없는 그런 세팅이었다. 예전에 미쓰비시의 랜서 에볼루션을 시승했을 때와 비교해보아도 더 딱딱했다. 이정도 세팅이라면 일반적인 세단의 물렁한 세팅에 익숙해져 너무 딱딱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타는동안 전혀 불편하거나, 승차감이 나쁘지는 않았다.
핸들링도 만족스러웠다. 직관적으로 반응하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핸들링이었다.
요즘 추세처럼 기계식 핸들링이 아닌, 전자식(엔진베이를 낮추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임에도 전혀 불편하거나, 기계식 핸들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코너링이나 급격한 차선변경에서 느껴지는 롤링(Rolling:차가 좌우로 출렁이는 현상)은 86에서는 전혀감지되지 않았다.
급가속시 발생하는 약간의 스콰트(Squat: 앞바퀴부분보다 뒷바퀴가 일시적으로 눌리는 현상)가 매우약간 발생하였지만, 거의 느끼지 못했다. 급 브레이킹에도 노스다운(Nose Down:앞바퀴가 뒷바퀴보다 일시적으로 눌리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롤링이 거의 없다는 것이고 코너링에서 정말 제대로 받쳐주는 느낌이 필자에게 긴여운을 남겼다. 여기에는 저중심 엔진설계가 한몫을 톡톡히 한것 같았다. 실제 86은 포르쉐 카이맨(Cayman) 보다 더 낮은 중심중력(Center of Gravity)수치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차량의 본넷을 열어보았을 때와는 다른 점을 86의 본넷을 열어보면 느끼게 된다. 엔진이 푹꺼져 있는 느낌이다. 먼가 박스안에 물건이 깊숙히 들어가 있어서 끄집어 내야할 것처럼, 엔진이 낮게 내려가 있다. 이점은 본넷을 열고 옆에서 엔진부를 쳐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본넷이 닿히는 접합부에서 엔진이 있는 부분까지 얼마나 깊게 들어갔는 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설계를 위해 도요타는 스티어링 휠 조인트 부분을 재설계해야했다. 일반적인 설계로는 엔진하단에 자리잡는 스티어링 조인트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었다.
코너가 많은 곳에서 코너중 엑셀을 유지하거나 더 밟아갈때 나타나는 언더스티어(Understeer: 차량의 앞바퀴 부분이 저항없이 미끌어지는 것) 현상은 교과서적인 형태였고,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했다. 후륜구동차량임에도 오버스티어는 억지로 만들지 않는 이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일부러 만든 오버스티어(Oversteer: 차량의 뒷바퀴 부분이 저항없이 미끌어지는 것)에서도 쉽게 제어가 되었다. 빗길 주행에서도 전혀 무리가 없었고, 모든 상황이 컨트롤이 용이한 상태였다. 여성운전자나 처음 후륜구동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도 어려움 없이 데일리 카로 사용해도 무방한 주행감이었다.
달려라! 86
가속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시트에 몸이 박힐정도의 쾌감을 선사했던 6기통급 300마력이상의 엔진이나, 터보차저를 장착한 스포츠 카들에 비하면, 확실히 느렸다.
그렇지만 7500까지 이어지는 풍부한 RPM 존을 마음껏 달리기에는 오히려 서울 교통이 답답했다. 스바루의 수평대향 엔진이 4천 RPM을 넘으면서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답답한 교통에서 필자를 위로해 주었다.
변속타이밍을 도와주는 시프팅 시그널라이트(Shifting Signal light)가 레드존에 진입하기 전에 소리와함께 계기판의 티코미터에 불이 들어왔다. 사소한 기능이지만, 스포티한 주행에 도움이 되었다. 이 소리 덕분에 계기판을 주시할 필요없이 급가속해야하는 경우 변속타이밍을 놓칠 일이 86에는 없었다. 참고로 이 시프팅 라이트와 소리는 운전자가 계기판 옆에 있는 DISP(Display)버튼을 눌러서 원하는 RPM으로 바꿀 수 있다.
86의 6단 자동변속기는 여타 자동변속기보다 빠르게 반응하였고, 고 RPM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원할때 곧바로 시프트 다운을 해주었다. 시프트 다운시에 "방, 바앙"하는 소리는 수동기어박스에서나 레브매치(rev-match)할때 들을 수 있는 소리인데, 오토매틱에서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 내가 정말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참고로 이 오토매틱 기어박스는 렉서스의 IS-F의 8단 변속기를 개조해서 6단으로 만든 것이다. 수동변속기는 렉서스 IS에서 가져와서 개조한 것이다.
결론
86은 폭발적인 가속성을 바탕으로 시원하게 치고나가는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지만, 코너링에서는 대항할 차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운전재미와 불안감없는 코너링을 제공해주었다.
필자의 견해로 이정도 코너링과 핸들링은 유러피안 차량에서도 대적할만한 차가 별로 없었고, 유럽산 차량과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도요타와 스바루의 합작으로 다시태어난 전설.
필자는 도요타의 차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도요타의 대부분의 라인업(2000GT, Supra 예외)이 가지는 특색없는 밋밋함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반박을 하거나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테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개인적인 필자의 취향이기에 그렇다.
도요타의 밋밋함이라는 것은 그저 무난한, 너무 평범한 그런 대중적임을 의미한다. 특징없이 어디에나 섞일 수 있는, 있으나 없으나 티가 안나는 그런 느낌 말이다.
어찌보면 그런 특징없는 느낌이 오히려 특징이 되어버린 도요타는, 덕분에 가장 무난함을 무기로 전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량들을 만들어 높은 판매율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도요타의 차량시승을 앞두고 설레여보기는 처음이다.
가슴이 설레였다. 어린시절에 소풍을 가기전날처럼 설레였다.
이제는 더이상 갈 수 없는 소풍,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어린시절의 추억.
그 추억을 꺼내서 다시 만나러 가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86은 사실 도요타가 1983년에 만들었던 AE86의 리메이크이다.
특히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국내외에 알려진 이니셜 D의 주인공인 타쿠미의 차이기도 하다.
사실 그 만화 속 주인공의 모티브는 드리프트의 신으로 불리는 '츠치야케이치'였다. 그가 처음 드리프트에 입문할 당시 엔트리급 후륜구동 차였던 AE86은 가격대비 만족할만 차였다.
그는 이 차를 가지고 수많은 드리프트 연습을 통해서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드리프터로 명성을 쌓았다. 그도 도요타가 다시 이 전설적인 86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 1980년대의 추억 속으로 다시 돌아가 보았다. 물론 필자는 80년대에 태어났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녀의 첫느낌
주황색 시승차를 대면한 필자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한방울 내리지 않던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 하필이면 후륜구동 86을 타야한다니 하는 약간의 불안감과 아쉬움도 있었다.
외관은 확 눈에 띄거나 잊을 수 없는 디자인은 아니다. 국산 포르테 쿱이나,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 등과 비교해봐도 디자인은 국산 스포츠카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시승하는 동안 필자의 86을 보고, 뭔가 다른차를 대한다는 느낌이라던지 궁금해하는 눈길을 던지는 이들도 거의 없었다.
시승차량에 몸을 실었을때, 느낌은 일반적인 국산 스포츠카와 다르지 않았다. 시트의 타이트함과 내장제들의 완성도는 기대이상이었다.
각종 계기판, 스티어링 휠을 감싼 가죽의 스티치, 대쉬보드의 마감제, 송풍구의 플라스틱 질감, 기어박스 주변의 버튼, 모두 생각 외로 수준이상이었다.
허리쪽에서 옆구리쪽을 감싸안은 시트는 코너링중에서도 만족할만했다. 물론 여타 랜서에볼루션이나 투스카니의 버킷시트보다 덜 감싸는 느낌도 있었지만, 시트 자체가 가지는 딱딱함이 그런 부족함을 메꾸어 주었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안전벨트를 잡아주는 연결고리 부분이다. 86은 2+2타입이다 보니, 뒷좌석에 물건이나 사람이 타게되는데 이때 앞좌석을 접어서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 안전벨트가 앞좌석에 걸려있다면, 들어가는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앞좌석에 걸리지 않도록 86은 안전벨트를 잡아주는 일종의 연결고리를 똑딱이로 장착해놓았는데 이게 좀 거추장 스러웠다. 이런부분을 아예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아예 시트에서 좌석벨트가 나오는 경우이다. 실제로 이런방식을 채택한 쿠페형 차량도 있다. 그리고 뒷좌석은 여타 국산 2+2 스포츠카 인 투스카니나 포르테 쿠페보다도 좁았다. 솔직히 뒷좌석에는 사람이 탄다는 건 불가능이라고 보면 된다. 그저 짐을 싣는 용도로 사용하는게 나을 것 같다.
좌우로 흔들어! 86
필자가 86을 시승하는 동안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서스펜션이었다.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세팅은 타본적이 없었다.
필자도 평소타는 차량이 에프터마켓의 15단 조절식 서스펜션을 사용하고 있어서 딱딱한 서스펜션의 감쇄력 정도가 몸에 베어있는 터라 86의 서스펜션 세팅을 체감하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딱딱하면서도,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어갈때는 거슬릴정도는 아닌 그러면서도 주행에는 전혀부족함이 없는 그런 세팅이었다. 예전에 미쓰비시의 랜서 에볼루션을 시승했을 때와 비교해보아도 더 딱딱했다. 이정도 세팅이라면 일반적인 세단의 물렁한 세팅에 익숙해져 너무 딱딱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타는동안 전혀 불편하거나, 승차감이 나쁘지는 않았다.
핸들링도 만족스러웠다. 직관적으로 반응하며,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핸들링이었다.
요즘 추세처럼 기계식 핸들링이 아닌, 전자식(엔진베이를 낮추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임에도 전혀 불편하거나, 기계식 핸들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코너링이나 급격한 차선변경에서 느껴지는 롤링(Rolling:차가 좌우로 출렁이는 현상)은 86에서는 전혀감지되지 않았다.
급가속시 발생하는 약간의 스콰트(Squat: 앞바퀴부분보다 뒷바퀴가 일시적으로 눌리는 현상)가 매우약간 발생하였지만, 거의 느끼지 못했다. 급 브레이킹에도 노스다운(Nose Down:앞바퀴가 뒷바퀴보다 일시적으로 눌리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롤링이 거의 없다는 것이고 코너링에서 정말 제대로 받쳐주는 느낌이 필자에게 긴여운을 남겼다. 여기에는 저중심 엔진설계가 한몫을 톡톡히 한것 같았다. 실제 86은 포르쉐 카이맨(Cayman) 보다 더 낮은 중심중력(Center of Gravity)수치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차량의 본넷을 열어보았을 때와는 다른 점을 86의 본넷을 열어보면 느끼게 된다. 엔진이 푹꺼져 있는 느낌이다. 먼가 박스안에 물건이 깊숙히 들어가 있어서 끄집어 내야할 것처럼, 엔진이 낮게 내려가 있다. 이점은 본넷을 열고 옆에서 엔진부를 쳐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본넷이 닿히는 접합부에서 엔진이 있는 부분까지 얼마나 깊게 들어갔는 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설계를 위해 도요타는 스티어링 휠 조인트 부분을 재설계해야했다. 일반적인 설계로는 엔진하단에 자리잡는 스티어링 조인트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었다.
코너가 많은 곳에서 코너중 엑셀을 유지하거나 더 밟아갈때 나타나는 언더스티어(Understeer: 차량의 앞바퀴 부분이 저항없이 미끌어지는 것) 현상은 교과서적인 형태였고,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했다. 후륜구동차량임에도 오버스티어는 억지로 만들지 않는 이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일부러 만든 오버스티어(Oversteer: 차량의 뒷바퀴 부분이 저항없이 미끌어지는 것)에서도 쉽게 제어가 되었다. 빗길 주행에서도 전혀 무리가 없었고, 모든 상황이 컨트롤이 용이한 상태였다. 여성운전자나 처음 후륜구동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도 어려움 없이 데일리 카로 사용해도 무방한 주행감이었다.
달려라! 86
가속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시트에 몸이 박힐정도의 쾌감을 선사했던 6기통급 300마력이상의 엔진이나, 터보차저를 장착한 스포츠 카들에 비하면, 확실히 느렸다.
그렇지만 7500까지 이어지는 풍부한 RPM 존을 마음껏 달리기에는 오히려 서울 교통이 답답했다. 스바루의 수평대향 엔진이 4천 RPM을 넘으면서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답답한 교통에서 필자를 위로해 주었다.
변속타이밍을 도와주는 시프팅 시그널라이트(Shifting Signal light)가 레드존에 진입하기 전에 소리와함께 계기판의 티코미터에 불이 들어왔다. 사소한 기능이지만, 스포티한 주행에 도움이 되었다. 이 소리 덕분에 계기판을 주시할 필요없이 급가속해야하는 경우 변속타이밍을 놓칠 일이 86에는 없었다. 참고로 이 시프팅 라이트와 소리는 운전자가 계기판 옆에 있는 DISP(Display)버튼을 눌러서 원하는 RPM으로 바꿀 수 있다.
86의 6단 자동변속기는 여타 자동변속기보다 빠르게 반응하였고, 고 RPM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원할때 곧바로 시프트 다운을 해주었다. 시프트 다운시에 "방, 바앙"하는 소리는 수동기어박스에서나 레브매치(rev-match)할때 들을 수 있는 소리인데, 오토매틱에서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 내가 정말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참고로 이 오토매틱 기어박스는 렉서스의 IS-F의 8단 변속기를 개조해서 6단으로 만든 것이다. 수동변속기는 렉서스 IS에서 가져와서 개조한 것이다.
결론
86은 폭발적인 가속성을 바탕으로 시원하게 치고나가는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지만, 코너링에서는 대항할 차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운전재미와 불안감없는 코너링을 제공해주었다.
필자의 견해로 이정도 코너링과 핸들링은 유러피안 차량에서도 대적할만한 차가 별로 없었고, 유럽산 차량과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차량은 튜닝이 필요없는 차라고 말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국산 스포츠카를 사면, 하체보강작업(코너링을 비롯한 주행성능 향상도모)은 기본적으로 하는 튜닝이다. 와인딩이라던지, 서킷주행을 하기에는 거의 필수적인 부분이기때문이다. 하지만 86은 코너링의 완벽을 더 기하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건드렸다가는 오히려 주행성능과 코너링 성능을 오히려 저하시킬것 같았다.
물론 일부 튜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출력과 브레이크 였다.
차체의 강성이 워낙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워서 출력에 목마르다면, 약간의 엔진출력 튜닝은 해볼만 할 듯하다.
솔직히 200마력 이상이었다고 해도 충분히 차체가 버텨줄 수 있을 것 같고 포텐셜이 풍부할 것 같았다. 순정차체로도 250마력에서 300마력정도까지는 섀시(chassis)가 버텨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고출력이 된다면, 그만큼 브레이크 튜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브레이킹과 그립을 위해서 타이어 변경도 고려대상이다. 86의 신발은 미쉐린의 일반적인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북미형 프리우스 모델에 장착되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카의 타이어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무른감이다. 그리고 접지력도 부족하다. 이런점이 바로 86은 완벽한 서킷머신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한다. 결국 86은 코너를 재미있게 도는 운전자의 만족을 위한 차이지, 완벽한 서킷 스포츠카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런 남겨놓은 여백을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튜닝으로 꾸며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
두가지 모델, 오토매틱과 수동모델로만 나오는 국내에서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감이 있다.
오토매틱 가격인 4천6백90만원이고 수동은 3천9백80만원이다. 국내를 제외한 일본이나 미국에서 환율을 감안해서 계산해보면 2천만원 초반에서 3천만원 중반대라는 점을 보면 너무 높은 수치이다. 국내 경쟁모델의 시작가만 보아도 높다. 미니쿠퍼 시작가 2천9백50만원, BMW 120d 4천10만원, 푸조 207 2천7백30만원, 현대 제네시스 쿠페 2.0 2천6백20만원이다. (가격출처: 네이버 자동차 정보)
한가지 다행인 점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 수동모델을 들여왔다는 부분은 너무나도 반길만하다. 국내에서는 슈퍼카를 비롯한 스포츠 모델들 모두, 오토매틱 기어박스로만 들어오는 현실이 어이없었는데 참 다행스럽게도 수동이 들어왔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동연
추신: 이 차량은 스바루와의 합작으로 도요타외에도 스바루에서는 BRZ라는 이름으로 조금 다른 세팅으로 출시되었다. 국내 스바루 딜러에서는 판매계획이 아직 없다. 북미에는 도요타 산하 싸이언(Scion) 브랜드로 FR-S라고도 출시된다.
물론 일부 튜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출력과 브레이크 였다.
차체의 강성이 워낙 단단하고 믿음직스러워서 출력에 목마르다면, 약간의 엔진출력 튜닝은 해볼만 할 듯하다.
솔직히 200마력 이상이었다고 해도 충분히 차체가 버텨줄 수 있을 것 같고 포텐셜이 풍부할 것 같았다. 순정차체로도 250마력에서 300마력정도까지는 섀시(chassis)가 버텨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고출력이 된다면, 그만큼 브레이크 튜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브레이킹과 그립을 위해서 타이어 변경도 고려대상이다. 86의 신발은 미쉐린의 일반적인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북미형 프리우스 모델에 장착되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포츠카의 타이어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무른감이다. 그리고 접지력도 부족하다. 이런점이 바로 86은 완벽한 서킷머신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한다. 결국 86은 코너를 재미있게 도는 운전자의 만족을 위한 차이지, 완벽한 서킷 스포츠카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이런 남겨놓은 여백을 운전자의 취향에 맞게 얼마든지 튜닝으로 꾸며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
두가지 모델, 오토매틱과 수동모델로만 나오는 국내에서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감이 있다.
오토매틱 가격인 4천6백90만원이고 수동은 3천9백80만원이다. 국내를 제외한 일본이나 미국에서 환율을 감안해서 계산해보면 2천만원 초반에서 3천만원 중반대라는 점을 보면 너무 높은 수치이다. 국내 경쟁모델의 시작가만 보아도 높다. 미니쿠퍼 시작가 2천9백50만원, BMW 120d 4천10만원, 푸조 207 2천7백30만원, 현대 제네시스 쿠페 2.0 2천6백20만원이다. (가격출처: 네이버 자동차 정보)
한가지 다행인 점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 수동모델을 들여왔다는 부분은 너무나도 반길만하다. 국내에서는 슈퍼카를 비롯한 스포츠 모델들 모두, 오토매틱 기어박스로만 들어오는 현실이 어이없었는데 참 다행스럽게도 수동이 들어왔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동연
추신: 이 차량은 스바루와의 합작으로 도요타외에도 스바루에서는 BRZ라는 이름으로 조금 다른 세팅으로 출시되었다. 국내 스바루 딜러에서는 판매계획이 아직 없다. 북미에는 도요타 산하 싸이언(Scion) 브랜드로 FR-S라고도 출시된다.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 자동차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