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차명진 경기 부천소사 후보(왼쪽)와 열린민주당 김의겸 비례대표 후보. 사진=뉴시스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소사)가 우여곡절끝에 총선을 완주했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관련 막말 파동으로 제명위기에 처했지만 당 윤리위에서 ‘탈당 권유’ 처분을 받았다. 이에 차 후보가 탈당하지 않고 총선을 완주할 뜻을 보이자 당 최고위원회의는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당이 차 후보를 제명함에 따라 차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 자격을 잃었다.
그러나 차 후보는 법원에 자신의 제명처분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헌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최고위 결정은 무효라는 것이다. 이에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김태업)는 14일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를 통해 차 후보를 제명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통합당) 최고위가 차 후보를 제명하기로 의결한 13일에 당헌에 따라 윤리위가 구성되어 있었고 그 소집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고 또한 통합당의 당헌에서 위임한 최고위 규정이나 윤리위 규정에 당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윤리위의 심의·의결 없이 최고위가 의결하도록 한 명시적인 규정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이번 법원 결정으로 미래통합당 후보로 기사회생했고 차 후보에 유권자는 투표가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죽지않는 피닉스(pheonix:불사조)가 민경욱인줄 알았더니 진짜 피닉스는 차명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래통합당 인천 연수을 민경욱 후보는 김형오 공관위에서 컷오프됐다가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다시 후보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경선에 이겨 공천을 받았다. ‘원조 피닉스’는 이인제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 매번 총선에서 낙천 및 낙선 위기에 처했지만 우여곡절끝에 공천을 받고 살아남아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이 붙었다. 피닉스는 스스로를 불로 태우고 다시 살아난다는 고대 유럽의 전설에 등장하는 새로 불사(不死) 또는 부활을 상징한다.
범여권에도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않는’ 피닉스가 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한 김 후보는 청와대 근무시절 관사에 살며 흑석동 재개발지역에 수십억원짜리 건물을 매입하는 기형적인 투자를 해 논란에 휩싸였고,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고향 군산에서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당은 부동산이슈가 악재가 될 것을 우려, 공천을 꺼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수 차례 김 후보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했지만 김 후보는 끝까지 버텼고,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김의겸 후보는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창당을 주도한 열린민주당에 참여, 비례대표 후보 4번으로 총선에 출마했다. 현재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을 고려할 때 김 후보의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죽이려 해도 죽지 않는 것은 피닉스 외에도 좀비가 있다. 차명진, 민경욱, 김의겸 후보가 피닉스가 될지 좀비가 될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