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과 인연을 내세워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를 협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취재하려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때만 해도 보수 언론과 윤 총장이 위기를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MBC에 이 사건을 제보한 55세의 지모씨는 ‘친여 브로커’이자 ‘현 정권의 골수 지지자’라는 특종 보도 후 상황이 급변했다.

‘채널A와 검찰의 유착’이 아니라 ‘MBC와 정권 브로커의 유착’이 아닌가 의심하기에 충분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강연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철 전 대표는 MBC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달 서울남부지검 박모 검사로부터 2013년 11월 출금된 2100만원의 용도 등 본인 사건과 무관한 송금내역에 대한 질문을 7~8개 정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MBC에 “‘인출된 돈이 어디에 쓰였느냐’라는 걸 물어보는 거로 봐서 검찰의 수사 방향은 그 현금으로 유시민 이사장, 현 여권 정부한테 주지 않았느냐는 뉘앙스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에게 50만~60만원 선에서 강연료가 지급된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돈이 유 이사장 또는 유 이사장 지인들에게 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이철 전 대표가 이 자금으로 신라젠 차명 주식을 사, 유 이사장 또는 그 지인들에게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의심은 합리적이다.

이와 관련 유 이사장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간에 30만 원씩 60만 원 줬다고 이철 씨 지인 대리인이 얘기했던데, 저도 사실 그거 몰랐다"고 답변했다. 그는 "제가 사업자 등록이 돼 있어서 직원이 있다. 그때 얼마 받았느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직원 기억으로는 70만 원이었다고 그러더라"고 했다.

벌써 이철 전 대표가 줬다는 돈과 유 이사장이 받았다는 돈 액수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밸류의 전 직원은 "유 이사장에게 준 강연료는 20만원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줬다는 사람과 받았다는 사람이 말하는 액수가 각각 다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유 이사장에게) 2시간 강의를 해 50~60만원선에서 강연료를 지급한 게 전부'라고 말한 것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에서는 이철 불러다가 인출된 2100만원의 용처를 물었던 것"이라며 "그 돈이 유시민씨의 강연료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 의심한 것으로 보이는데 합리적 의심이다. 셀럽들, 기업체 강연에서 그 정도 받는다"고 했다.

서로 말이 다르면 오해는 증폭하기 마련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